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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뱅크, 現重 편입 후 차입전략 변화? 1년여만에 CP 조달, 채권 축소…"연초 자금수요 대응일 뿐" 확대 경계

황철 기자공개 2011-01-07 15:30:44

이 기사는 2011년 01월 07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가 1년 4개월여만에 기업어음 발행을 재개했다. 현대중공업그룹 편입에 따른 신용도 상승으로 금융비용 절감 효과가 커졌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CP 활용도가 높은 그룹 차입 성향도 일정부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유산스·당좌차월 등 영업에 직접 필요한 방식으로만 단기차입을 집행해 왔다. 설비투자 등 운영자금 대부분은 영업 창출 현금이나 장기차입으로 충당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이후 주된 차입원이었던 회사채 발행은 멈춰 섰다. 대신 단기자금시장에서의 조달은 늘어나는 추세다. 이번 기업어음 발행은 계열 편입 후 첫 사업년도를 맞아 조달전략·차입구조에 의미심장한 변화가 감지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20일짜리 초단기물 700억원, 1년4개월여만

현대오일뱅크는 4일 기업어음 시장에서 7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만기 20일 짜리 초단기물로 지난 2009년 8월 이후 1년4개월여만의 발행이다. 현대오일뱅크는 09년 11월 만기도래물량 총 500억원(8월 발행물 400억원 포함)을 전액 상환한 후 CP성 조달을 멈췄다.

이번 기업어음 발행은 현대중공업 편입 이후 차입환경 변화에 따른 몇 가지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신용등급 상승에 따른 금융비용의 절감 효과가 발행 유인을 제공했다. 신평업계는 지난 8월 M&A 직후 현대오일뱅크의 장·단기 신용도를 각각 한 단계씩 상향했다.

현재 기업어음 신용도는 최우량 등급인 A1에 등극해 있다. 기존 A2+ 등급과의 CP 수익률은 평균적으로 40bp(3개월물 기준) 이상 차이가 난다.

신평업계는 현대중공업 계열 편입에 따른 신인도 제고, 재무완충력 확대, 사업 시너지 강화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세계 1~5위권 조선사를 줄줄이 거느리고 있는 재계 11위 기업집단의 힘을 높이 산 것이다.

이같은 대외 신인도는 고도화설비·BTX증설 투자 등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직·간접적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어음을 적극 활용해온 현대중공업그룹의 재무전략도 이번 차입 결정의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7월 1조원에 달하는 CP를 발행해 현대오일뱅크 인수 자금을 마련했다.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현대삼호중공업도 만기 5개월에서 최장 2년에 달하는 장·단기 기업어음 총 7761억원(잔액 기준)을 조달하며 CP를 주요 차입수단으로 삼고 있다.

조달전략, 차입구조에도 적잖은 변화

이번 기업어음 발행으로 현대오일뱅크의 차입구조도 적잖은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과거에도 CP성 조달을 실행한 적이 있지만 금융환경 변화, 업황부진 등 외부적 충격이 없는 한 단기차입을 자제해 왔다.

지난해 3분기까지 현대오일뱅크의 단기차입금은 뱅커스 유산스 6286억원, 당좌차월 785억원 등 은행을 사이에 낀 결제 용도의 자금이 전부였다.

2009년말 이후 업황이 개선되고 환율·원자재가격이 안정되자 CP 발행을 멈춘 것이다. 고도화설비 증설 등 대규모 카펙스 비용은 회사채 발행 등 장기차입으로 충당해 왔다.

하지만 그동안 활발했던 회사채 발행은 지난해 6월 2000억원 조달을 끝으로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대신 1년여만에 기업어음을 발행하며 연초 자금 수요에 대처하는 모습이다.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이후 정제마진 회복으로 업계 전반의 유동성 여력이 늘었지만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현금흐름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며 "올 상반기까지 고도화 설비 투자가 계속되기 때문에 장·단기 조달을 늘릴 유인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번 기업어음 발행은 연초 자금 수요에 대응하는 측면이 강해 보이지만 앞으로 장기물에 앞선 CP 선호 현상이 지속된다면 재무건전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오일뱅크는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일상적 자금 조달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연초 원유 수입과 결제 대금 등 단기적으로 자금수요가 몰릴 것에 대비해 초단기 CP로 자금을 마련해 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업황이 꾸준히 개선되고 하반기부터 고도화 설비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어서 영업현금흐름도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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