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3월 22일 14: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IG건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관계사인 LIG손해보험의 경영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IG손해보험의 최대주주인 구본상 LIG홀딩스 사장(42)이 과거 LIG건설을 인수할 때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손해보험 주식을 담보로 맡겨 놓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본상 사장은 LIG손해보험 지분 5.88%(352만7870주)를 넥스젠캐피탈에 담보로 맡겼고 동생인 구본엽씨도 LIG손해보험 지분 2.80%(168만1420주)를 넥스젠캐피탈에 담보로 맡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언제 LIG손해보험 지분을 담보로 맡기고 조달 자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는 미지수다. 현재 시가로는 각각 917억원, 437억원 어치다.
가능성 중 한가지가 이 지분 담보 대금을 LIG건설(옛 건영) 인수에 사용했을 가능성이다. 구본상 사장과 구본엽씨는 LIG건설의 모회사인 '티에이에스(TAS)'의 최대주주로, 구 사장 등이 TAS를 지렛대로 LIG건설(옛 건영)을 인수한 때는 2007년초다. 인수 자금은 당시 4000억원 선이었다. 구 사장 등은 이중 3000억원을 외부에서 조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TAS는 구 사장이 아들과 함께 지분 28.62%를 갖고 있다. 동생 구본엽씨는 14.31% 지분을 보유 중이다. 따라서 담보로 맡기고 조달한 자금을 LIG건설에 투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는 당시 외부에서 조달했던 자금을 LIG손해보험 지분을 담보로 맡기고 뒤늦게 상환했을 가능성도 있다.
구 사장은 LIG건설의 상장을 통해 추후 관련 자금을 전액 상환할 계획이었으나 건설 경기 침체로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떤 경우이건 구 사장은 LIG손해보험 지분을 넥스젠 캐피탈에 맡긴채 상당 수준의 상환 부담을 지고 있는 셈이다.
물론 구 사장이 LIG건설 투자로 수천억원을 날렸다고 해서 넥스젠캐피탈에서 조달한 자금의 상환 능력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구 사장은 이 밖에도 LIG홀딩스 지분 26.80%를 갖고 있다. LIG홀딩스는 우량 기업인 LIG넥스원의 최대주주다. 구본엽씨도 LIG홀딩스 지분을 동일한 비중으로 소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현금 동원력이 따로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구 사장의 현금 동원력이 LIG건설 법정관리로 상당폭 축소될 것이라는 점에서 향후 LIG손해보험 및 LIG그룹 전체 지배구도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 사장의 LIG손해보험 지분은 7% 남짓에 불과하고 대주주 일가 지분을 모두 더해도 26%에 불과하다"며 "LIG건설을 키워 부를 늘린 뒤 LIG그룹 지배력을 넓히려던 수순은 차질을 빚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LIG그룹 오너 일가는 구 사장과 구본엽씨 이 외에도 상당 지분을 넥스젠캐피탈에 담보로 맡기고 자금을 조달해 왔다. 이렇게 담보로 맡겨진 LIG손해보험 지분율은 15%가 넘는다. LIG그룹 오너 일가의 LIG손해보험 지분율 3분의 2 이상이 넥스젠 캐피탈에 담보로 잡혀 있는 것이다.
이번에 LIG건설이 자금지원을 요청해 왔는데도 장고끝에 지원을 못하게 된 속 사정에도 이런 이유가 숨어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LIG손해보험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주주 일가의 일거수를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당장 경영권에 큰 위협이 있다기 보다는 이번 LIG건설의 법정관리를 계기로 중장기적으로 LIG그룹의 지배구도가 다시 그려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IG건설은 LIG그룹 전체에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대주주의 자금 동원력에 문제를 줄 수 있는 사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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