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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딩의 계절..KTB네트워크의 미래는?

민경문 기자공개 2011-05-11 08:49:24

이 기사는 2011년 05월 11일 08: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5~6월은 국내 벤처캐피탈들에겐 '대목'이나 다름 없다. 정책금융공사,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한국IT펀드(KIF) 등 대형 기관 투자가들의 출자 공고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 대다수가 상반기에 출자를 끝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이 시기에 한몫 잡지 않으면 연말까지 손가락을 빨 수 밖에 없다. 남의 돈을 밑천으로 삼는 벤처캐피탈 입장에선 펀딩이 회사 성패를 좌우하는 변수다. 지난 3년 동안 조합 결성을 못했던 KTB네트워크(옛 KTB캐피탈)가 바로 그런 케이스다.

3년간의 개점휴업이 자의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 모회사인 KTB투자증권이 2008년 증권업에 진출하는 대신, 금융위원회가 신기술금융 사업자로서의 ‘신규 영업’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물적 분할된 KTB캐피탈은 기존 펀드를 소진하거나 회수하는 일이 업무의 전부였다.

당국에 불만을 제기했지만 소용없었다. 펀드 소진율도 상당해 이제는 더 이상 쓸 돈도 마땅치 않았다. 무엇보다 2012년이면 기존 펀드 대부분의 만기가 돌아온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KTB캐피탈로선 창업투자회사로 업종을 바꾸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었다. 이를 위해 기존 펀드는 청산하거나 창업투자조합 등으로 전환해야 했다. 투자자(LP)들을 설득하는 등의 작업이 쉽진 않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지난 4월 창투사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KTB네트워크라는 옛 사명을 다시 가져오기도 했다. 예전 영광을 다시 재현하겠다는 결의가 다분히 느껴졌다. 한국기술개발(KTBC)의 전신으로 지난 1981년 출범해 2000년대 초반까지 벤처캐피탈 업계를 주도했던 KTB네트워크였다.

재탄생한 KTB네트워크의 목표는 첫째도 펀딩, 둘째도 펀딩이다. KTB네트워크 관계자는 "이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며 "정·수시 출자할 것 없이 일단 운용사 모집에 적극적으로 임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를 바라보는 LP들의 시선은 일단 긍정적이다.

3년간 쉬었다고 해서 30년 넘게 쌓아온 KTB네트워크의 명성이 그렇게 쉽게 무너지진 않을 거라고 했다. 신규 투자활동이 뜸해지면서 상당수 심사역들이 떠나가긴 했지만 핵심 인력들은 여전하다. 신진호 대표와 함께 투자심사 총괄을 맡고 있는 김창규 상무 등은 초창기부터 KTB네트워크를 이끌어온 베테랑들이다.

문제는 경쟁 업체다. KTB네트워크는 100여개가 넘는 벤처캐피탈 중의 하나일 뿐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아주IB투자 등은 벤처캐피탈을 넘어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를 목표로 할 정도로 성장했다. 나름 전문성을 가지고 끊임없이 설립되고 있는 신생 벤처캐피탈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

예전의 명성에만 기댔다간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 수가 있다. 더구나 PEF의 경우 모회사인 KTB투자증권이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인만큼 KTB네트워크로선 오로지 벤처 투자로만 승부를 내야 한다.

일단 기회는 공평하게 주어진 상황이다. 5~6월의 펀딩에서 과연 어느 정도의 과실을 얻어갈 수 있을지는 오롯이 KTB네트워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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