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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삼성 물류 결합, 시장 생태계 소용돌이 예고 재계 6위와 1위의 연대…택배·해운·항만하역업 여파 불가피

박준식 기자공개 2011-06-24 18:53:33

이 기사는 2011년 06월 24일 18: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와 삼성SDS의 전략적 컨소시엄 구성과 대한통운 인수가 택배업과 해운업, 항만하역업 등 물류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는 67조9459억원의 자산을 바탕으로 2010년 60조6379억원의 매출과 5조7383억원의 영업이익(이상 연결기준)을 올렸다. 국내 재계 순위는 6위. 지난해를 기준으로 한 포스코 그룹의 물류비는 9조4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매출액 대비 물류비가 11%를 넘어선다.

삼성은 231조원의 자산과 220조원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주요 계열사 삼성전자의 지난해 한해 영업이익이 17조원이다. 국내 부동의 1위 기업집단으로 평가된다. 삼성의 물류비가 매출액 대비 5%라면 11조원이다. 포스코와 삼성이 좌우할 수 있는 물류비가 어림잡아 20조원이라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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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그룹의 물류비는 국내 관련 시장의 생태계와 가치 사슬에 영향을 미친다. 포스코와 삼성이 주는 일감으로 기업을 꾸리고 생계를 유지하는 임직원 수가 20만 명이 넘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계산(1인당 매출액 3억 원, 3차 납품사 고려)이다.

포스코는 국내 약 11개 운송 실행사에 물류를 맡기고 있다. 서울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는 대한통운과 한진, 동방, 세방 등이 있고, 지방에는 서강기업과 로덱스, 천일, 유성TNS, 대주, 삼일, 해동 등이 있다. 11개 운송사 중 포스코의 일감을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회사는 동방으로 1100억 원의 매출액이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전체 매출액(약 4300억 원) 대비 26%의 의존율이다.

포스코 컨소시엄이 만약 대한통운을 인수하게 되면 시너지를 얻기 위해 계열사인 이 물류사에 일감을 상당 부분 배분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통운의 포스코 관련 매출은 지난해 560억 원 수준으로 매출액(1조8333억 원) 대비 3%에 머물렀다. 인수 후 대한통운의 매출이 늘수록 다른 물류사들의 영업은 줄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는 대한통운을 인수해 해외 진출을 장려할 것이라는 비전을 내놓았다. 국내 물류업의 세계 시장 경쟁력이 뒤처져있기 때문에 대한통운을 국제적인 물류사로 키울 복안이다. 삼성에 컨소시엄을 요청하고 그들이 이를 받아들인 까닭도 정보기술(IT)과 전사적 자원관리(ERP)면의 시너지로 설명된다.

하지만 이들이 내세운 '명분'과 별개로 대한통운을 인수할 경우 당장 택배시장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대한통운 택배사업의 시장 점유율은 매년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18.8%를 넘어섰다. 여기에 포스코와 삼성 계열사의 물량이 더해지면 점유율은 더 올라가고 나머지 중소사는 시장을 뺏기는 흡수 재편의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

해운업은 구도가 다소 상이하지만 택배업과 다르지 않다. 전국 30개 항만에 등록된 하역 사업자수는 377개(일반 하역업 246개, 한정 하역업 131개). 이 중 60%가 자본금 20억 원 미만 규모의 영세업체로 분류된다. 종합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대한통운 이외에 5~6개에 불과한데 포스코와 삼성의 일감이 한 곳에 몰릴 경우 영세사에 어떤 파괴력이 미칠지 측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런 문제들은 포스코-삼성 컨소시엄의 인수전 승리가 현실화되지 않았고, 법률적으로 당국의 면밀한 검토를 따져봐야 하기에 판단을 내리기가 섣부른 측면이 있다. 다만 인수전 구도에 미치는 이 컨소시엄의 위력이 상당하고 이로 인한 경제 여파도 크다는 점에서 시장의 반응은 예민하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규제 당국이 포스코와 삼성의 연대를 제한할 여지는 크지 않다. 이들이 입찰에서 승리하고 기업결합 신청을 한다면 이종 결합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인수전에 나선 기업 중 CJ그룹은 택배업을 영위하는 CJ GLS가 있어 오히려 경쟁제한성 심사에서 불리하다. 삼성의 경우 물류사로 매출이 1조5000억 원을 넘은 삼성전자로지텍이 있지만 2자 물류사로 분류돼 경쟁제한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기업 결합은 포스코-삼성 연대에 큰 문제가 없지만 대한통운을 인수한 이후 공정성을 저해하는 수준에서 일감이 몰린다면 부당 내부거래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현재 인수전에서 불거질 소재가 아니고 해당 그룹들의 자율적인 규제를 믿어야 하는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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