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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11년 07월 26일 10: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MM 인베스트먼트의 ‘IMM’은 라틴어로 “세계가 내 손에 있다”는 뜻의 약자다. 대기업이나 은행 등 뒤를 봐줄 모기업도 없는 3명의 파트너 회사는 어떻게 ‘세계’를 꿈꿀까. 국민연금의 팬아시아펀드 운용사로 뽑힌 IMM의 지성배 대표는 IMM만의 ‘하이브리드 벤처투자’를 강조했다.
최근 자동차 업계는 하이브리드(Hybrid)가 대세다. 국내외 자동차 메이커들은 전기에너지와 휘발유를 적절히 혼용하는 자동차를 쏟아내고 있다. 고유가 시대에 연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도 하이브리드 투자에 주력하는 회사가 있다. 그 주인공은 IMM인베스트먼트. 구주 매입 뿐 아니라 유상증자 등을 통한 신주 인수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것이 하이브리드의 핵심이다.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 44)는 “회수 시장 활성화와 함께 회사에 필요한 자금을 직접 수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선의 전략”이라며 “앞으로도 하이브리드 투자를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2차전지 업체인 씨아이에스에 투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IMM인베스트먼트는 LB인베스트먼트, SBI인베스트먼트 등과 함께 씨아이에스의 구주 49%를 매입했다. 여기에 추가적인 주주배정 유상증자도 단행했다. 지난해 말에는 안전장갑업체 한 곳을 이 같은 하이브리드 투자로 바이아웃(Buy-out)에 성공했다.
◇ ‘하이브리드 기법’ 세컨더리펀드 주축
IMM식 하이브리드 기법의 밑바탕에는 '세컨더리(Secondary)펀드'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씨아이에스를 포함한 두 건 모두 같은 투자조합에서 투자가 이뤄졌다. 지난해 4월 정책금융공사에서 출자한 세컨더리펀드(Kofc-IMM 파이오니아챔프2010-17호)가 바로 그것.
세컨더리펀드는 투자 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자금난을 겪는 벤처캐피탈을 위해 조성된 펀드다. 해당 운용사로서는 싼값에 자산을 인수해 프리미엄을 얹어 되팔거나 기업가치를 높여 수익을 낼 수 있다.
지 대표는 “CRC(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사모투자펀드(PEF) 등의 운용 경험 덕분에 세컨더리펀드 운용에도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과거 CRC조합을 17호까지 결성했던 이력이 있다. 법률적으로 신규 결성이 불가능해진 지금도 CRC조합 4개를 운용하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상반기 벤처조합을 통해 총 25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씨아이에스를 포함해 원방테크, L&F신소재 등의 지분 투자에 참여했다. 7월 들어서는 구조조정조합에서 200억원 규모의 바이아웃 딜을 성사시켰다.
세컨더리펀드(약정액 230억원)는 올해 4월말까지 거의 다 소진됐다. 지 대표는 “지난해 정책금융공사로부터 자금을 받은 19개 운용사 가운데 소진율 1위”라며 “관리보수 받는 것을 뒤로 미룰 정도로 투자에 전념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작년 말 IMM인베스먼트에서 투자한 신흥기계의 경우 올해 5월 코스닥 상장 심사를 통과했다. 신흥기계는 세컨더리펀드 자금이 투입된 기업 중 1호 상장사로 등극할 전망이다.
IMM은 지난 1999년 창업투자회사와 구조조정전문회사로 출발했다. 라틴어 '인 마누스 몬두스(in manus mundus)'에서 유래한 사명은 “세계가 내 손에 있다”는 뜻을 갖고 있다. 현재 벤처캐피탈인 IMM인베스트먼트와 500억원 이상의 딜을 담당하는 IMM PE 두 개 회사로 나뉘어 있다.
◇ 팬아시아펀드 운용사 선정 ‘크로스보더 딜 눈도장’
송인준·장동우 대표가 PE부문을 맡고 있으며 지성배 대표가 IMM인베스트먼트를 총괄하는 체제다. 지 대표는 “IMM은 은행이나 대기업 계열도 아닌 3명의 파트너가 중심이 된 회사”라며 “PE쪽에서 대형 딜을 주도하긴 하지만 중요한 의사결정은 공동으로 한다”고 말했다.
주요 성과로는 단연 국민연금의 팬아시아(Pan-Asia)펀드 운용사 선정을 꼽을 수 있다. IMM PE가 SBI컨소시엄,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PE부문 운용사로 뽑힌 것. 국민연금 자금 2000억원을 기반으로 총 7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연내 조성할 예정이다.
앞서 두산그룹 구조조정, 영화엔지니어링 인수 및 매각(IRR 33%) 등을 통해 국민연금에 적잖은 수익을 안겨줬던 것이 운용사 선정에 한 몫 했다는 평가다. IMM은 이번 팬아시아펀드 운용사로서 크로스보더(Cross-border)딜에서도 확실히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거머쥐게 됐다.
지 대표는 “과거 실리콘밸리 기업에 투자한 사례는 있지만 IMM 역시 해외 트랙레코드가 아직 부족하다"며 “단독으로 투자하기 보다는 해외 진출을 노리는 국내 기업과 공동 참여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로컬 운용사들과 1대 1로 붙어서는 승산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에서다.
IMM은 국민연금이 출자하는 대기업 매칭 펀드의 일환으로 GS건설과도 PEF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포스코, KT&G 등이 각각 이큐파트너스, 큐캐피탈 등과 짝을 이룬 상태다. 지 대표는 “조만간 윤곽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정책금융공사가 조성하는 중소·벤처투자펀드 운용사 선정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역시‘회수시장 활성화’(세컨더리펀드)영역이다. 현재 1차 심사에 통과한 상태로 최종 선정될 경우 500억~7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게 된다. IMM인베스트먼트는 하반기 출자가 예상되는 국민연금 벤처펀드 조성에도 운용 제안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투자회수(엑시트)에서 지성배 대표가 기대하고 있는 회사는 노벨리스코리아다. 특수목적법인(SPC)를 통해 IMM PE와 함께 총 1000억원(약 20% 지분 보유)을 투자했다. 지난해 상장을 노렸지만 재심의가 이뤄지면서 일정이 늦춰진 상태다. 현재 상장 주관사가 우리투자증권으로 변경됐고, 오는 8월내 예심 청구를 다시 노리고 있다.
산업은행과 함께 투자한 의료기기 제조업체 씨유메디칼도 8월경 예심 청구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내부수익률(IRR) 기준 137.8%를 기록해 ‘대박’을 친 셀트리온 역시 잔여 지분 매각을 통한 차익 실현이 예상된다.
지성배 대표는 지난 1990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일회계법인에 입사해 97년까지 근무했다. 이후 CKD창업투자에 투자팀장을 맡으며 벤처캐피탈 업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아시아벤처금융을 거쳐 2000년부터 IMM&파트너스의 부사장으로 합류했다.
IMM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에는 2004년 선임됐다. 송인준 IMM PE 공동 대표와는 서울대 경영학과 1년 선후배 사이로 삼일회계법인에서 함께 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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