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베네, 유상증자 '절반의 성공' 45억원 그쳐…IPO 실패 대비·가맹점 확대에 투입
이 기사는 2011년 07월 18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페베네가 추진하던 유상증자가 결국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유상증자 규모가 당초 계획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완료됐다. 시장의 반응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시도였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카페베네는 예정대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스팩과의 합병도 물 건너간 상태다.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향후 안전판 역할
카페베네는 지난 4월말 4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현대증권이 가장 많은 20억원, NHN인베스트먼트가 15억원, 신한캐피탈이 10억원 등을 출자했다. 당초 목표로 했던 유상증자 규모는 100억~110억원. 목표치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친 셈이다. 이후 카페베네는 추가적으로 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1차 때에 비해 카페베네도 그다지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는 느낌이었다”며 “접촉한 벤처캐피탈도 그리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카페베네의 2차 유상증자는 실패로 끝났다.
IPO 직전(프리 IPO)에 실시하는 유상증자는 보통 적은 규모에 기업가치를 높게 설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서 설정된 인수가는 나중에 IPO 공모가의 하한선 역할을 하게 된다.
발행사 입장에서는 투자자들에게 상환을 보장할 테니 높은 인수가를 설정해 달라는 메시지다. 이 때문에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는 행사가액 조정(리픽싱) 조건이 삽입되는 경우도 많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카페베네처럼 프리 IPO에 유상증자를 100억원 규모로 설정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더욱이 상환에 대해 확실한 보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상증자 규모가 줄었다는 것은 시장에 안 좋은 사례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카페베네가 이처럼 대규모 유상증자를 고집한 것은 IPO 실패에 대비해 미리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그동안 프랜차이즈 업체가 IPO에 실패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의 영속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반대로 카페베네의 IPO에 대한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가맹점 확대에 쏟아 부어 기업가치 상승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카페베네는 이미 가맹점 630개를 확보했다. 연초 551개에 비해 80개 이상 늘어난 수치다. 카페베네 입장에서는 IPO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이번 유상증자가 안전판 역할을 하는 셈이다.
◇IPO 마지노선은 올해 하반기
카페베네는 잠시 미뤄뒀던 IPO 재추진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스팩과의 합병이 물 건너갔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대우증권 스팩과 합병을 논의했지만 여러 가지 조건에서 이견이 노출돼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고 말했다. 합병가치 산정에 대한 이견이 가장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로부터 투자 유치도 추진하고 있다. 조만간 미국,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지의 해외 투자자와 접촉할 예정이다.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하반기부터 커피숍 시장이 본격적으로 포화상태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페베네의 실적도 이제 정점을 찍고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결국 IPO 시기의 마지노선이 올해 하반기라는 설명이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카페베네의 인지도가 높아 스팩과의 합병이 가장 좋은 방안일 수 있지만 자산규모가 542억원(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다소 많다는 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최대주주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의지가 강한만큼 IPO가 무산될 시, 또 다른 스팩과의 합병이나 제3자 매각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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