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7월 20일 11: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비클과 팔라딘의 합병 규모는 300억원을 채 넘지 않는다. 스몰딜(small deal)이다. 규모로만 따진다면 의미부여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작은 딜은 국내 다수의 대형 게임사와 스카이레이크가 달려들 정도로 높은 관심을 모았다. 이유는 뭘까. 답은 세계 모바일 게임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글로벌 모바일 게임시장 '8.5조원으로 성장'

2010년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전세계 모바일 게임시장 규모는 8조5280억원을 기록했다. 오는 2012년에는 11조81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과거 모바일 게임은 피쳐폰을 기반으로 한 단순 게임이 주종을 이뤘다. 반면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소셜네트워크게임(SNG)이 뜨고 있다.

SNG는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믹시, 싸이월드 등의 SNS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온라인 인맥과 유대관계를 증진시켜 준다. 온라인 게임의 목적이 게임내 레벨 증가, 대전승리, 전략실행 등인 것과는 차이가 크다.

또한 등록된 상대가 접속하지 않아도 자신의 흔적을 남겨 지속적인 인맥 관리가 가능하다. 모든 연령층이 조작 가능할 정도로 인터페이스가 손쉽고 캐릭터가 아기자기하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메머드급 SNG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SNG의 공룡 징가(zynga)는 미국 증시 상장(IPO)을 앞두고 있다. 신주 발행 규모만 1조원이 넘는다. 기업가치는 21조원이 넘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6370억원, 영업이익은 960억원이다. 2년 전에 비해 20배 가까이 성장했다. 올해 매출액은 1조원이 넘을 것이란 전망이다. 영업이익이 다소 낮은 것이 흠이지만 이는 연구개발과 마케팅, M&A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탓이다.

플레이돔(playdom)의 경우 기업가치는 약 80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1000억원을 약간 상회한다. 총 사용자는 2억8000만명에 육박한다.

플레이피쉬(playfish)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8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가치는 7000억원, 총 사용자는 4600만명이다.

3개사가 모두 설립된 지 5년이 채 되지 않은 신참이다. 징가가 SNG업계 최초로 IPO에 성공할 경우 이들 후발업체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을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합종연횡' 가속화

SNG 기업의 가치가 오르면서 이들을 품에 안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세계적인 스포츠 게임회사인 EA는 2009년 10월 플레이피쉬를 2억7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중국의 2위 게임사 샨다게임즈는 미국의 플래시게임사인 MochiMedia를 8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해외시장 진출 및 영역확대가 목적이었다.

월트디즈니는 지난해 7월 7억6320만 달러에 플레이돔을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플레이돔은 플레이피쉬보다 한 수 아래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인수가는 2배 이상 많았다. 1년만에 가치가 급등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페이스북 기반의 SNG 3위 기업인 크라우드스타(CrowdStar)에 인수가로 2억달러를 제시했지만 거절당했다. 대신, 사업제휴를 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이처럼 활발한 인수합병(M&A)으로 인해 SNG 상위 20위권 업체 중 징가를 제외한 나머지 19개 업체의 주인이 바뀐 상태다.

SNG시장의 향후 전망도 장밋빛이다. SNG 성장과 깊은 상관관계를 갖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각종 디바이스 보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구입비용이 비싼 PC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게임시장의 성장률이 정체될 것이란 전망과 대조된다. 이미 지난해부터 모바일 트래픽이 2000년 인터넷 트랙픽의 3배에 달했다. 내년에는 스마트폰의 판매대수가 PC를 추월할 것이란 전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선두 SNG기업들이 SNS 플랫폼을 가진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등과 어떻게 협력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지를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며 “우리도 지금부터 서두르지 않는다면 10조원 모바일 시장의 생태계에서 영원히 소외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