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 브로커 자본확충 '발등에 불' ②3조원 기준 증자나 M&A 등 검토...ROE 부담
이 기사는 2011년 07월 26일 12: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프라임 브로커(Prime Broker)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국내 증권사들은 현재 수준보다 자기자본을 대폭 늘려야 할 전망이다. 프라임 브로커 업무를 위한 최소 자기자본 기준이 3조원으로 정해질 것이 유력해 보인다. 프라임 브로커가 진정한 의미의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 된 셈이다. 일부는 프라임 브로커 업무만을 위해 증자 등 자본확충을 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며 향후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Tier 2 자본요건 등 '관심'
26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법 개정 추진방안'에 따르면 투자은행은 증권회사와 차별화되는 별도의 법적 개념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구분했다.
이들은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 비상장 주식 등의 내부주문집행, 프라임 브로커 등의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이 고위험 업무를 해야하는 탓에 투자은행의 최소 자기자본 요건은 3조원은 돼야 한다게 당국의 입장이다.
당초 거론됐던 투자은행 기준은 4조~5조원 수준. 투자은행 기준이 다소 완화된 것은 프라임 브로커가 시행령 개정으로 가능해지면서 헤지펀드 도입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연내에 한국형 헤지펀드가 출시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사실상 3월 결산법인인 국내 증권사 가운데 자기자본 요건을 맞추는 곳이 한 곳도 없게 됐다.
상위 10개 증권사의 지난 3월말 현재 자기자본은 대우증권이 2조8596억원으로 가장 크고, 삼성증권 2조7945억원, 현대증권 2조6890억원, 우리투자증권 2조6284억원, 한국투자증권 2조423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신한금융투자 1조9288억원, 미래에셋증권 1조8996억원, 대신증권 1조7068억원, 하나대투증권 1조5080억원, 동양종금증권 1조4097억원 수준이다. 따라서 프라임 브로커를 하려면 상위 10개사 모두 증자 등의 방식을 통해 자본 확충에 나서야 한다.
업계에선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하위 규정에서 자본요건이 세부적으로 결정되는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보면서 자본확충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자기자본 기준을 3조원으로 하되 요건 충족기간을 일정기한 내로 하는 '조건부 인가' 방식을 허용할 경우 상위사 3개사 정도는 올해 벌어들이는 영업이익만으로도 충분히 자본확충이 가능하다. 또 금융위가 Tier 2(보완자본)에서 후순위채, 하이브리드채 등을 자기자본요건으로 인정해 줄지 여부도 관심사다.
◇주가ㆍ수익성 희석 우려
더벨이 각 증권사에 의뢰한 결과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2곳은 자본확충이 선결돼야 프라임 브로커 사업을 하겠다는 입장이고, 10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프라임 브로커 관련 조직이 없는 동양종금증권은 사업성을 검토 중이라 밝혔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지주사가 자본확충에 찬성해야 프라임 브로커 사업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프라임 브로커 사업 진출 여부에 대해 '불투명'한 답변을 내놨다.
반면 자기자본을 1조원 이상 늘려야하는 신한금융투자와 미래에셋증권, 하나대투증권 등을 포함한 7개 증권사는 프라임 브로커를 반드시 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증자나 M&A(인수합병)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자본확충을 하겠다는 것.
하지만 이들도 주가와 수익성 희석 등에 대한 우려를 떨치긴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시장 초기에는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기준금리(3.25%)를 적용하더라도 대우증권은 연간 최소 46억원을, 동양종금증권은 517억원을 벌어야 자본조달 비용을 상쇄한다. 시중금리를 적용하면 수익성 희석 우려는 더욱 커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형 5개사의 경우 평균 3000억원 증자를 해야 하는데 프라임 브로커 사업부에서 한해 최소 100억원은 벌어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미래에셋증권, 동양종금증권 등 상장사들이 시장에서 1조원 정도를 조달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오버행(물량무담) 이슈나 수익성 희석 우려로 주가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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