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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證, 인수영업 조직으로 대응 ①공식 커버리지 조직 없어…인력보강은 장기 과제

박상희 기자/ 조화진 공개 2011-09-07 10:00:00

이 기사는 2011년 09월 07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톱 증권사 5위권 안에 드는 한국투자증권에는 공식적인 커버리지(Coverage) 조직이 없다. 국내 대형 증권사 대부분이 그룹사 및 대기업과의 네트워킹 강화를 위해 별도의 커버리지 조직을 두고 있는 것과는 대조된다.

img3.gif하지만 조직이 없다고 업무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한국증권은 IB사업부 기업금융본부 아래 인수담당 부서에서 실질적인 커버리지 역할을 하고 있다. 겉으로 커버리지 조직이라고 크게 내세우지는 않지만 '소리 없이 그러나 실속 있게'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

IB 사업부 내 기업금융본부는 IPO를 전담하는 기업금융담당과 IPO를 제외한 기업의 자금 솔루션을 제공하는 부서인 인수담당으로 구분된다. 인수담당 총괄은 설종만 상무.

그는 20년 이상 증권사에서 채권 업무를 담당한 채권통이다. 지난 1987년 한국투자신탁(현 한국투자증권)에 입사한 설 상무는 91년 채권운용부에서 일하게 된 것을 시작으로 20년 이상 채권 관련 부서에 몸 담아왔다. 약 3년 간의 짧은 외도 기간을 제외하고는 줄곧 한투증권에 근무해 온 한투맨이기도 하다.

◇인수영업 2개 부서가 사실상 '커버리지'

인수담당은 인수영업 1·2부와 인수금융부 등 3개 하위 조직으로 분류된다. 인수영업 1·2부 간 업무 성격에 큰 차이는 없다. 두 팀 모두 주식 및 채권 영업을 담당한다. 다만 1팀은 외화표시채권 영업을 전담하고, 2팀은 구조화금융 업무에 특화돼 있다. 채권 중개 및 판매를 담당하는 인수금융부는 인수부와의 협조를 위해 인수 담당 부서 아래 함께 있다.

인수담당 부서 인원은 설 상무를 포함 총 37명이다. 인수영업 1·2부 인원이 각 12명씩 24명이다. 인수금융부 역시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부서는 다시 RM과 PM팀으로 분류된다.

실질적인 커버리지 업무는 인수영업 1·2부 내 RM(relationship manager)팀에서 담당한다. RM팀은 차장급 이상 베테랑들로 구성돼 있고, RM팀을 지원하는 PM(product manager)팀은 대리급 이하 구성원으로 조직됐다. 인수금융부 역시 채권 중개 및 세일을 담당하는 팀과 영업을 지원하는 팀으로 구분된다.

공식적인 커버리지 조직이 아니다보니 산업별 관리는 힘든 실정이다. 대략적으로 1부에서 포스코, 두산(건설, 중공업)·한화·GS 그룹 등을 담당한다. 2부에서 현대자동차·SK·롯데·CJ 그룹 등을 담당한다. 삼성 그룹 담당은 없다.

한국증권 인수담당 부서가 현재의 조직을 갖추게 된 건 설 상무가 부서장을 맡게 된 지난 2008년 7월부터다. 이전 조직은 채권인수부와 채권영업부로만 구성됐다. 인력 역시 각각 6명, 8명으로 운영돼 사실상 회사채 인수에만 집중하는 조직이었다.

그는 채권에만 집중된 사업 구조로는 미래의 수익성 비전이 없다는 판단 하에 기업의 자금 조달 니즈를 분석, 기업이 원하는 금융 서비스를 발굴하는 커버리지 조직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직의 규모 및 성격 등을 감안할 때 별도로 커버리지 조직을 두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인수 담당 부서에서 커버리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했다. 인력도 꾸진히 보강해 인수영업 부서의 경우 이전의 2배 수준까지 늘려 놓은 상태다.

◇공격적 인수 영업...6개월 만에 신규거래 창출 성과

성과는 이듬해 곧바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조직 구축 6개월 만에 한진해운과 GS칼텍스 등 과거 트랙 레코드가 없었던 발행사와 거래관계를 트기 시작한 것이다.

한진해운은 2009년 2월 한국증권을 주관사로는 처음으로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한진해운은 이를 시작으로 총 5건, 1조2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의 대표주관 업무를 모두 한국증권에 맡겼다.

같은해 3월에는 GS칼텍스가 4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칼텍스는 이 거래를 포함해서 모두 6차례에 걸쳐 2조8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한국증권과 함께 했다. 4건은 대표주관, 2건은 공동주관 딜이었다.

GS칼텍스와 한진해운 모두 그 이전까지는 한국증권과 거래가 없는 상태였다. 커버리지 업무를 강화한 후 거래관계를 개척한 쾌거였다.

원화표시채권 뿐 아니라 외화표시회사채에서도 새로운 거래처가 생겼다.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이 최초로 1억 달러 규모의 외표채를 발행했는데 그 딜을 한국증권이 단독으로 대표주관했다. 올해 1월에도 웅진코웨이의 5000억 달러 외표채를 단독으로 주관했다. 이 거래 역시 웅진코웨이 외표채 발행으로는 첫 거래였다.

업계 톱-티어인 기업공개(IPO)를 제외하고는 부진한 실적을 보였던 에퀴티 딜 분야에서도 성과가 나타났다. 2009년 KB금융지주의 1조원이 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거래와 하이닉스의 72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증자에 인수단으로 참여하게 된 것.

KB금융지주 증자는 외국계 IB들이 독식한 거래구조에서 국내 증권사로는 삼성증권과 함께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하이닉스 증자는 채권은행을 끼고 있는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 속에서 이뤄낸 성과라 더욱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인력보강 및 커버리지 조직 확대는 미래 과제

업계에서는 한국증권의 이러한 트랙 레코드를 두고 '소리 없이 강하다'는 표현을 한다. 별도로 커버리지 조직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인수담당 부서에서 커버리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결과라는 것이다.

삼성그룹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기업과 그룹사와는 모두 거래 관계를 튼 상태로, 공식적인 커버리지 조직이 없음에도 사실상의 커버리지 조직이 갖춰졌다는 평가다. 더욱이 현재의 조직 체계가 갖춰진지 3년이 조금 넘었다는 점에서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영업력을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증권은 채권 발행 분야에서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 4~5위권에 꾸준히 랭크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강한 면모를 보여 온 외표채 발행은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 지난 2008년 업계 1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2위에 랭크되며 업계 톱 티어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에퀴티 분야에서도 2009년 7건의 유상증자를 주관하며 유상증자 주관 순위 5위에 오른데 이어 지난해에는 한단계 상승한 4위에 랭크되는 등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꾸준한 인력 확대와 단순한 커버리지 역할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커버리지 이름을 내건 조직의 설립은 장기 과제로 꼽힌다.

현재의 인수영업부는 채권에 주력하는 측면이 많다. 에퀴티 및 인수합병(M&A) 부문은 경쟁사에 비해 역량이 떨어지는게 현실이다. 두 분야의 파이프라인 구축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커버리지 분야의 확대 및 독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설 상무는 "내년에는 영업력 강화를 위해 최대 10명 정도의 인원을 충원할 생각"이라며 "커버리지는 사람이 재산이기 때문에 인력이 보강되면 영업력 역시 보다 강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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