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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은행 계열 한계…'사람'으로 해결" ②설종만 한국투자증권 인수담당 상무

박상희 기자/ 조화진 공개 2011-09-07 10:09:47

이 기사는 2011년 09월 07일 10: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금융지주사 계열사지만 대우증권이나 우리투자증권과는 차별화된다. 은행 계열사와 같은 든든한 지원군이 없기 때문이다. 고군분투만이 살 길이다.

그러한 조직에서 영업의 핵심 중추라고 할 수 있는 커버리지 수장을 맡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지난달 30일 한국투자증권의 인수담당 부서장인 설종만 상무를 만나 한투증권에서 지향하는 커버리지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가 커버리지 역할에 대해 고민하게 된 건 인수담당 부서의 수장을 맡게 되면서부터다. 영업에만 전념하는 전문 인력의 필요성을 느낀 그는 인원을 2배 이상으로 늘렸다. 영업을 담당하는 인수영업부를 RM(relationship manager)과 PM(product manager) 파트로 구분해 RM 파트가 커버리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 베테랑 팀원들이 최고 자산

그는 "흔히들 커버리지 '조직'이라고 말 하지만 결국 핵심은 사람"이라며 "조직, 시스템보다는 인맥, 네트워킹 등으로 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영업은 곧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설 상무가 이끄는 인수담당 부서 인원은 36명이다. IPO만 전문으로 담당하는 기업금융담당(40명)에 비해서 인원이 적다. 인수담당 쪽에서 커버리지 등 영업적인 부분에 각종 증자 및 채권 발행 실무까지 담당한다는 걸 감안하면 인원이 많은 편은 아니다.

- 인원이 IPO 전담 부서보다 적은데.

▲"3년 전 처음 인수담당 부서장을 처음 맡게 됐을 때는 인원이 더 적었다. 인수영업부만 보면 당시 15명 안팎에서 현재 24명(PM부서 포함) 정도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내년에는 10여 명 정도의 인력을 추가로 보강할 계획이다."

설 상무는 커버리지 업무 위주로 조직을 개편한 이후의 성과로 주식과 채권 등 종류를 가리지 않는 영업력을 꼽았다. 그는 "주식과 채권 영업을 따로 하면 업무가 중복되고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다"며 "한국증권은 기업체 입장에서 자금 조달 방법으로 주식과 채권을 활용하는 방안을 동시에 생각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했다.

- 팀원 자랑 좀 해 달라.

▲"인수영업 1부를 맡고 있는 박종길 부장은 채권 영업 쪽 업무를 20년 가까이 했다. 인수 영업 한지는 3~4년 됐다. 하루에 업체 6~7군데 다닐 정도로 부지런하다. 한국에 입사한 지는 11년 정도 됐다.

2부 이현규 부장은 동원증권 출신으로,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국내 주식 관련 딜에서는 이론적, 실무적 측면에서 따라올 사람이 없다. 유상증자, IPO, ELB 등 종류를 막론하고 최고라고 자부한다. 업무와 관련된 이론적인 지식을 스스로 독파했다. 성격도 꼼꼼한 편이다."

한국증권은 과거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접근조차 안 했던 기업들과 이제는 웬만하면 거래 관계를 튼 상태다. 특별히 한투증권을 선호하는 기업이나 그룹이 있냐고 물어봤다.

그는 "현대차 그룹이나 LG그룹의 경우 예전에는 거래 관계가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다 한다. 한진그룹, 포스코, LS, 웅진그룹 등과 거래가 있었다. 상반기에 대규모 증자 딜을 단행한 두산그룹과도 사이가 좋다"고 대답했다.

◇ 조직구성 3년만에 다수 기업과 거래

기억에 남는 회사채 발행으로는 한진해운과 GS칼텍스, 에퀴티 쪽에서는 KB금융지주와 하이닉스 증자 딜을 꼽았다.

- 한진해운과는 어떻게 거래 관계를 맺게 됐나.

▲"커버리지 업무 맡고 나서 제일 크게 했던 거래가 2009년 한진해운의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이었다. 한진해운에 아는 사람이 전혀 없었는데 무작정 방문해서 자금수요가 있냐고 물었다. 있다고 하길래 제안을 했고 단독으로 주관업무를 맡게 됐다. 그때의 인연으로 한진해운은 한국증권과 5차례에 걸쳐 모두 1조2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함께 했다.

GS칼텍스도 애착을 갖는 발행사 중의 하나다. 기본적으로 회사채 발행이 많은데다 회사의 펀더멘털이 좋다 보니 시장에서 소화도 잘 되기 때문이다. GS칼텍스와는 6차례에 걸쳐 2조800억원을 발행하는 성과를 올렸다."

KB금융의 증자 역시 당초 토종 IB는 낄 자리가 없는 딜로 여겨졌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수수료 이슈로 인해 외국계로만 꾸려진 인수단이 바뀌었다. 다시 선정된 인수단에는 국내 증권사 중 한투증권과 삼성증권이 포함됐다.

설 상무는 "당시 수수료가 100bp에도 한참 못 미쳤다"며 "당초 예정됐던 인수사가 대거 이탈하면서 그 자리를 노렸다"고 말했다. 당시 KB금융지주에서 일하던 지인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 하이닉스 증자 역시 채권단이 아니어서 힘들었을 것 같다.

▲"채권단이 6개 은행으로 구성돼 있어서 우리가 들어가기 어려운 딜이었다. NH투자증권이 인수단에 들어갔었는데 잔액 인수 방식에 대해서 부담스러워했다. 그래서 우리가 리스크를 대신 지는 조건으로 인수단에 들어갔고 수익은 절반씩 나눠 가졌다."

하이닉스 일반공모 증자는 결과적으로 36.6대 1의 청약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한국증권의 적극적인 영업력이 트랙레코드와 수익을 함께 챙기는 윈윈(win-win)의 결과를 낳은 셈이다.

◇ "커버리지 업무는 연륜이 더해질수록 빛을 발한다"

- 커버리지 업무 수행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시장 환경이 많이 어려워졌다. 왠만한 대기업은 자회사로 증권사 하나씩 갖고 있다. 은행도 증권사 하나씩은 갖고 있다. 국민은행이나 우리은행 규모가 보통 아니다. 점포 1000개 이상씩 된다. 자산규모도 어마어마하다. 똑같은 규모의 채권을 인수 해도 은행 계열사가 있으면 소화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우리도 자본금 규모는 열악하지 않지만 영업력이나 인수능력에서는 조금 부족한 측면이 있다."

그가 영업력 강화를 위해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인수 능력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그는 "트랙레코드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채권 등을 인수하면 소화를 잘 시켜줄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었다"며 "매수처와 투자자 확보에 신경을 쓰고 인수키로 한 물량이 소화가 잘 되니깐 점점 거래처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 부서장인데 조직 관리는 어떻게 하나.

▲"인수영업이 1,2부로 나뉘어져 있고 각 부서를 책임지는 부장이 있다. 나는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다 보니 팀원들에게 일일이 신경쓰지는 못한다. 일 때문에 하는 말이라도 아래 사람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가 퇴근 시간 이후 되도록 회사에 들어오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무적으로 할 일이 있어 회사로 복귀한 것인데도 아래 사람 입장에서는 일을 제대로 하는지 감시하러 온 것 같은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무 때문에 팀원이 밤샘 작업을 해야 할 때는 그도 같이 밤을 새며 일한다. 락앤락 유상증자 증권신고서 서류 업무 막바지 작업이 한참이던 지난 29일도 그런 경우였다. 일본계 은행 자금 담당 직원들과 저녁에 술자리가 있었지만 야근에 한창인 직원들을 생각해서 9시쯤 회사로 복귀했다. 야근 후 맥주 한잔 사주며 사기를 북돋는 것도 잊지 않았다.

- 주량은 얼마나 되나. 골프는.

▲"엄밀히 말하면 영업하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사람들 많이 만나야 되고, 사람 만나면 술 많이 마셔야 한다. 다행인 게 내가 술은 좀 하는 편이다. 원체 건강한 편이라 감기 한 번 앓은 적 없다. 골프는 2000년대 초에 시작했다. 실력은 중간 정도다. 80타 중반 정도 된다."

마지막으로 커버리지의 매력에 대해서 물어봤다. "커버리지 업무는 나이가 들어 연륜이 깊어질수록 더욱 빛을 발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채권운용 등은 나이가 들면 감이 더뎌지는 반면 영업활동은 해가 갈수록 인맥이 넓어지고 대인관계가 활발해지기 때문에 도움이 많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가 인수담당을 책임지고 난 후 성사된 딜의 대부분은 개인적 친분이나 인맥을 활용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설종만 한국투자증권 인수담당 상무>

- 경기도 파주 생(1959년)

- 철도고등학교 졸업 (1978년)

- 한양대학교 상경대학 경제학과 졸업 (1987년)

-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금융경제학 석사 (1996년)

- 한국투자신탁 입사 (1987년)

- 한국투자증권 자산운용부 채권운용팀장 (2000~2001년)

- 한화투자신탁운용 채권운용팀장 (2001~2004년)

- 한국투자증권 채권상품부장 (2005~2008년)

-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 2부장/상무보 (2008~2008년)

- 한국투자증권 인수담당/상무 (2008년~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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