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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조선사 통합설에 진땀…"실익 없다" 지적도 채권은행도 진화에 안간힘…총선 앞두고 공약 양산 우려도

최익환 기자공개 2019-07-16 08:27:21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5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중소조선사에 대한 통폐합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채권단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8개 중소조선사를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뿐더러, 실익을 얻기 힘들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책은행 등 채권단의 관리를 받고 있는 국내 중소조선사는 총 여덟 곳으로, 이들은 기업회생절차나 채권단 자율협약을 통해 경영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한진중공업, STX조선, 대한조선을 관리하고 있고, 수출입은행은 대선조선과 성동조선해양을 관리하고 있다. 유암코(연합자산관리)도 일부 조선기자재 업체들을 관리하고 있다.

그동안 채권단은 개별 회사의 구조조정과 경영 정상화를 통한 관리작업을 지속하며, 회사의 인수후보를 찾아 매각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작업이 시작되고 중국과 일본 등에서도 조선사 통폐합이 가시화되자, 국내 중소조선사들에 대한 통폐합설이 재차 불거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중소조선사 통폐합에 대한 논의조차 진행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당장 회생계획안이나 자구안에 따라 구조조정 작업을 각 회사별로 진행하고 있는데다, 대선조선 등 일부 조선사의 경우엔 인수하겠다는 투자자가 나타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구조조정의 끝에는 매각이 귀결되어야하는 만큼 덩치를 키우기 보다는 쪼개는 편이 낫다는 판단도 깔려있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기존에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국책은행 등이 관리하는 조선사에 대한 구조조정 시나리오 중 하나로 이들을 모두 하나의 회사로 묶는 방안이 거론됐었다"며 "실익을 얻기 힘든데다가 지역사회와 노조의 반발이 뻔해 그간 현실성이 없는 시나리오로 평가됐었다"고 말했다.

IB업계 역시 경영 효율화를 내세운 중소조선사 통폐합론이 현실화되어도 시너지가 제한될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남해안 곳곳에 위치한 중소조선사 여러 곳을 하나의 회사로 묶어도 실질적으로는 조선소별로 각각 운영이 이뤄져야하고, 원자재 구매 등을 통합해도 운송비 등으로 통합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통합설을 마트와 슈퍼에 비교하며 "서로 붙어있는 대형마트 두 곳을 통합하는 것과 서울시내 곳곳의 편의점 여덟 곳을 합치는 것은 누가봐도 영향력 자체가 다른 상황"이라며 "현재 뻔히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 같은 주장이 나오는 것은 정치적 의도 등 다른 뜻을 가진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선업계는 여전히 불안한 시선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장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소조선사 구조조정에 관한 공약이 어떻게 만들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라, 지역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소식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부에서는 총선이 다가오면 구조조정 공약이 양산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성동조선해양 노조가 정부와 채권단에 추가 지원을 요구한 이후로 지역 정치권에서 조선사 구조조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모습"이라며 "채권단과 대다수 중소조선사들이 수주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공약 하나로 맥이 풀려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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