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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상품 제대로 모르고 권하는 악순환 끊겠다" [태동하는 FA 플랫폼]⑤PB출신 장재창 대표 "'독립' 자문사·정예FA 시너지 기대"

허인혜 기자공개 2019-07-26 07:04:00

[편집자주]

투자권유대행인(FA) 플랫폼을 통한 금융상품 판매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기존 증권사나 은행 등의 전통적인 판매 채널보다 더 큰 규모의 시장이 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예측도 나오고 있다. 금융상품 판매채널의 패러다임을 바꿀 잠재력을 가진 FA 플랫폼 회사들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비전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2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뢰가 재산인 투자권유대행인(financial adviser·FA)이 투자 상품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권유해 손해를 부르고, 이때문에 고객을 잃는 악순환을 끊어야 합니다. 여태껏 FA에게 수당을 알려주는 투자자문사는 많았지만 상품을 알려주는 투자자문사는 흔치 않았습니다. 투자자문사가 독립성을 갖추고 FA가 상품을 이해하면 비로소 '중립적인 자문'의 길이 열립니다."

문을 연 지 갓 두 해가 지난 투자자문사가 전통적인 투자자문사의 역할을 확장하는 새로운 투자자문 모델을 내놨다. 인모스트투자자문은 정예 FA를 길러 투자자산 3억원 규모의 고객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포화상태를 맞은 투자자문 시장에 뉴 패러다임을 선물했지만 재료는 투자자문의 본질이다. 장재창 대표와 최근민 대표는 투자자문사의 독립성과 FA의 전문성으로 '골리앗' 자문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인모스트자문은 2017년 11월 투자자문사로 첫 발을 뗐다. PB출신으로 ETF 시장 이해도가 높은 장재창 대표와 독립 보험대리점(GA)에서 업력을 쌓은 최근민 대표의 합작사다. 여러 증권사와 계약을 맺고 전속 FA를 통해 투자를 자문하는 'FA 플랫폼'을 표방한다.

인모스트자산운용 장재창 최근민 대표
△장재창 인모스트투자자문 대표(좌), 최근민 공동 대표

장 대표는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고액자산가 대신 여유자산 2~3억원의 '매스층'에 주목하면서 전문적인 FA 육성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고 말했다. PB시절 초고액·고액자산가를 접했던 장 대표는 이미 고액자산가를 위한 투자자문 서비스가 넘친다고 판단했다. 장 대표는 "여유자산 3억원 규모의 고객 폭이 넓은 데도 이 분야를 공략하는 자문인력이 부족했다"며 "고객 한 명에 집중하는 고액자산가 시장과 달리 매스 고객 시장에는 가교 역할을 할 만한 FA가 필요했다"고 회고했다. 중간층 고객에게 고액자산가 고객에게 주는 자문과 마찬가지로 정확한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면 승산이 높다고 봤다.

독립 보험대리점(GA)과 FA시장이 '대형화'에 주목하던 차, 장 대표는 반대로 소규모 FA를 꾸렸다. 인모스트자문의 전속 FA의 수는 25명 남짓이다.

교육 프로그램은 장 대표의 경험을 바탕으로 꾸렸다. 장 대표는 "교육 과정이 많고 내용도 깊어 수백명의 FA를 관리하는 게 비효율적이라고 봤다"고 짚었다. 인모스트자문은 매월 두 번의 정기 교육과 상시 비정기 교육,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한 온라인 교육을 병행한다. 정기 교육은 글로벌 시황과 포트폴리오를 주제로, 비정기 교육은 퇴직연금 스쿨과 중국투자, 사모펀드 세미나 등으로 이뤄진다. 모든 FA가 참여하는 화상교육 프로그램도 갖췄다.

투자자문 전문가로 꼽히던 장 대표는 2014년부터 3년간 전국 FA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이어온 바 있다. 이 강의가 장 대표의 지향점을 바꾸기도 했다. 장 대표는 "광주에서 강의를 한 날, 한 FA가 찾아와 '이 상품을 권유해도 괜찮겠느냐'고 물었다"며 "비상장 메자닌형태인 데다 투자사의 전망도 좋지 않았다. 지나치게 위험하게 설계된 사모펀드를 이해하지 못한 채 '권유해도 되느냐'고 물어온 FA와의 만남이 FA 교육의 모태가 됐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가 FA와 장 대표 사이의 틈을 메웠다. 장 대표와 최 대표가 강연자와 수강생으로 만났을 당시 장 대표는 FA와의 소통에 고전하고 있었다. 고액자산가를 주로 관리했던 장 대표와 소액 자산에 자문하는 FA의 시각이 달랐던 탓이다. 최 대표가 현장 감각과 경영자의 입장을 오가며 간극을 채웠다.

2007년부터 보험영업과 보험설계사(FC) 관리를 해오던 최 대표는 2013년 이후부터는 FA의 보험형 모델인 GA 지사를 운영한 바 있다. 최 대표는 "FC와 GA를 거치며 느낀 한계점은 '수당을 알려주는 사람은 있지만 금융상품을 가르치는 사람이 없다' 였다"며 "FA들은 FC, GA소속 설계사 영업을 함께 하는 경우가 많아 오랜 기간 숙련의 과정을 거치기 어려웠고 따라갈 만한 길도 마땅치 않았다"고 부연했다.

장 대표와 최 대표는 인모스트자문의 나아갈 길로 '고객이 원하는 금융상품(customize)'을 제시했다. 두 대표의 청사진은 판매채널 확대뿐 아니라 금융상품 공급 방향의 전환이다. 전체 산업의 흐름이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데도 금융만 여전히 공급자에서 수요자로 내려가는 수직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이다. 장 대표는 PB시절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을 꾸려 상품부를 두드려도 만들어주지 않아 안타까웠다고 했다. 경력이 쌓인 뒤에는 자산을 모아 사모펀드 자문만 했을 만큼 실망감이 컸다.

투자자문사의 독립성도 인모스트자문이 추구하는 최우선 가치다. 다수의 증권사와 계약해 다양한 상품을 구축하면서도 한 증권사와의 연결성은 희석시키는 게 인모스트자문의 전략이다. 인모스트자문은 규모에 비해 계약을 맺은 증권사가 많다. 인모스트자문은 삼성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포스증권 등 5개사와 손을 잡았다. 미래에셋대우와도 계약을 논의 중이다.

수수료가 높은 상품을 권하는 관례를 깨려면 독립성이 절실했다. 장 대표는 "기존의 자산관리 시장은 제도권 금융사 위주의 상품, 그 중에서도 직접 계약을 맺은 금융사의 상품을 주로 권유해 왔다"며 "은행이나 증권사 등 고유 금융사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는 전문 자문인력이 처음으로 생긴 셈"이라고 자평했다. FA 보상은 유치한 자산을 기준으로 한다. FA가 유치한 자산에 일정 비율의 자문보수를 나눠 받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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