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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거머쥔 신동주, 한·일 롯데 경영권 흔들까 韓롯데 지분 현금화, 분쟁실탄 마련…롯데지주 매입·日롯데 주주설득 투트랙 전략 관측

최은진 기자공개 2020-06-03 13:40:46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2일 10: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대표이사 회장이 최근 매각한 롯데물산 지분 회수 자금까지 포함해 총 1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이 추가로 상속되면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

일각에서는 이 자금이 경영권 분쟁의 실탄으로 활용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롯데지주 주식을 사들이는 동시에 일본 롯데홀딩스의 종업원 지주회를 우호세력으로 설득하는 작업을 추진할 것이란 예상이다. 현실화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3년간 총 9300억 확보, 상속지분 포함하면 1조 이상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대표이사 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의 갈등이 일단락 된 2017년부터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주식을 매각하며 현금을 확보했다.


롯데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위해 2017년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푸드·롯데칠성음료를, 2018년 롯데지알에스·롯데상사·롯데로지스틱스·한국후지필름·대홍기획·롯데아이티테크를 분할합병하는 과정에서 신동주 회장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총 8500억원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말엔 코리아세븐이 바이더웨이와 롯데피에스넷 흡수합병하는 안건에 역시 반대표를 행사하며 주식매수청구권을 활용해 160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최근에는 롯데물산 유상감자에 참여해 기존 보유지분에 더해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상속지분까지 전부 매각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579억원이다. 최근 3년간 신동주 회장이 한국 롯데그룹 지분을 매각하며 거머쥔 현금은 총 9300억원 규모다.


여기에 추가로 신격호 명예회장이 보유한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지분을 상속받게 되면 거뜬히 1조원 이상은 확보하게 된다. 신격호 명예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지분은 롯데지주 3.09%, 롯데제과 4.48%, 롯데쇼핑 0.93%, 롯데칠성 1.3%다. 첫 상속재산 분할인 롯데물산의 선례를 보면 이미 상당부분을 증여받은 신동주-신동빈 회장보다는 딸인 신영자씨 등에 더 많은 규모가 할당됐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계열사 지분상속으로 약 500억원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조 실탄 어디에 쓰일까

신동주 회장이 신동빈 회장의 한일 롯데그룹 경영권을 흔들기 위해 공격을 시작한 가운데 1조원이라는 거금이 어디로 향할지 시장은 관심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동주 회장이 일본 롯데 홀딩스의 이사직 복귀를 위한 작업이 다시 시작됐다는 소식에 롯데지주 주가가 단숨에 두배 가량 상승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롯데지주의 지분을 현 주가인 3만5000원에 사들인다고 가정하면 보통주 기준으로 총 2857만1429주를 확보할 수 있다. 지분율로 따지면 27%에 달한다. 신동빈 회장이 보유한 지분 11.75%를 두배 가량 웃도는 규모다.

다만 일본 롯데그룹 산하의 계열사 및 롯데그룹 공익재단이 롯데지주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은 37%로 늘어난다. 일본 롯데그룹 계열인 호텔롯데·롯데알미늄·롯데홀딩스·L제2투자회사·부산롯데호텔·L제12투자회사만 총 25.24% 지분율을 소유하고 있다.


신동주 회장은 일본 롯데그룹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종업원 지주회라는 지배력 탓에 실력행사를 못하는 실정이다. 만일 신동주 회장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것처럼 일본 롯데홀딩스의 이사직에 복귀하고 롯데지주의 지분을 최대치로 확보한다면 한일 롯데그룹의 지배력을 확보하는 승산있는 싸움일 수 있다.

◇롯데지주 주가상승 부담, 종업원 지주회 설득 어려울듯

신동주 회장이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지분을 정리하며 현금을 확보했다는 점,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 복귀를 고집하고 있다는 점 등을 미뤄볼 때 실질적으로 한일 롯데그룹을 움직이는 회사들을 겨냥할 것이라는 설(說)은 꽤 설득력 있는 얘기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러한 전략이 유효할 지는 미지수다. 우선 롯데지주 지분을 대거 매입하는 데도 어려움이 따른다. 신동주 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재점화 했다는 소식으로만으로도 롯데지주 주가가 들썩인다. 본격적으로 지분매입에 나선다면 주가가 더 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신동주 회장이 기대할만한 수준만큼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종업원 지주회를 설득하는 과정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권 분쟁 당시에도 신동주 회장은 종업원 지주회 주요 구성원들에 수십억원의 현금제공을 약속할 정도로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며 회유했다. 그러나 모두 거절하며 신동빈 회장 원톱 체제가 굳혀졌다.

최근에도 신동주 회장이 조단위 기금출연을 약속하며 충분한 보상을 내세워 회유하고 나섰지만 전례를 봤을 때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재계 관측이다. 더욱이 현재 신동주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여력을 감안하면 롯데지주 지분 매입과 조단위 기금출연을 모두 진행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결국 롯데지주 지분을 매입하느냐, 일본 롯데홀딩스 종업원 지주회를 설득하느냐 둘 중 하나의 전략만 펼칠 수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신동빈 회장을 압도할 지배력을 갖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신동주 회장이 롯데지주 지분을 적극적으로 매입하는 것보다는 일본 롯데홀딩스 종업원 지주회를 설득하는 데 보유 현금을 활용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신동빈 회장에겐 큰 부담일 수 밖에 없다. 한국 롯데그룹 지배력을 방어하는 동시에 일본 롯데홀딩스의 종업원 지주회를 설득하는 과정이 계속돼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동주 회장이 약속한 현금지원을 능가하는 당근책도 제시해야 하는만큼 일정부분 출혈도 예상된다.

신동주 회장의 다음 행보는 이달 말 열리는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분기점이 될 예정이다.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의 해임안건이 처리되지 않는다면 소송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이미 일본 현지에서 로펌을 선임하고 작업을 진행 중이다. 동시에 종업원 지주회도 조단위 기금 출연을 내세워 설득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롯데그룹 내부 고위 관계자는 "신동주 회장이 수년 전에도 상당한 현금제공을 약속하면서 회유에 나섰지만 실패했고, 롯데지주 지분도 매입하는 즉시 주가가 천정부지로 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롯데 홀딩스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다음 행보의 윤곽이 드러날테지만 내부적으론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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