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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오너의 잇따른 매도, 버블 전조 지적도 부광·신일·대원제약 '코로나19' 테마 공통점…"과도한 유동성 장세"

민경문 기자공개 2020-08-04 08:11:20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3일 15:3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의 주가가 급등하며 최대주주 일가 또는 특수관계인의 주식 매도가 잇따르고 있다. 상당수가 코로나19 치료제 또는 백신 테마로 밸류에이션이 급격하게 상승했던 만큼 거품이 빠지는 시그널로 해석되기도 한다.

더벨이 국내 코스닥에 상장된 제약바이오업체들의 시가총액(7/31 주가 기준)을 집계한 결과 상위 20곳의 시가총액이 모두 1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만해도 10곳에 불과했던 1조클럽 가입 업체 숫자가 두 배로 늘어난 셈이다. 이들 20곳의 시가총액을 모두 더하면 54조원이 넘었다. 매출이나 이익을 내지 못하는 적자업체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주가순이익비율(PER)은 의미가 없다.

이들 상당수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주가 부양 동력으로 삼았다. 진단키트업체들이 대표적이다. 씨젠, 수젠텍 등은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예고하며 연일 주가 상승을 이어갔다. 엔지켐생명과학, 제넥신 등과 같은 신약개발사들도 코로나치료제 연구 기대감에 따른 특수를 누렸다. 일부 업체들의 무상증자는 주가를 더욱 끌어올리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반대로 헬릭스미스, 신라젠 등 신약 개발 업체들은 임상 3상 실패 등의 악재로 몸값이 위축되며 시총 상위권 지위를 내줘야 했다.


IPO 시장도 달아오르긴 마찬가지였다. 정점에는 SK바이오팜이 있었다. 수요예측, 청약 경쟁률 측면에서 역대급 숫자를 자랑하며 상장에 성공했다. 여의도 전체가 SK바이오팜 공모주 확보 경쟁을 벌였다. 상장 이후 며칠간 상한가를 연달아 기록하며 한 때 시가총액이 SK텔레콤을 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사촌격인 SK바이오사이언스도 덩달아 IPO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소마젠, 위더스제약, 제놀루션 등 후발 IPO 주자들은 넘치는 유동성에 힘입어 성공적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최근에는 다소 우려스러운 시장 분위기가 감지된다. 중소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오너 일가 또는 특수관계인의 지분 매각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업체들의 공통적인 키워드는 ‘코로나19’다.

부광약품, 신일제약, 대원제약 등의 경우 코로나19 중증환자들의 사망률을 낮추는 ‘덱사메타손’ 관련주로 부각되며 주가가 크게 올랐다.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일양약품도 주가가 요동쳤다. 일양약품의 경우 최대주주 친인척이 일부 지분을 매도하기도 했다.

이들 가운데 코로나19 치료효과를 입증한 업체는 전무하다. 막연한 기대감으로 상승했던 주가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매도 이후 급락하는 행보를 연출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대주주인 정창수 부회장이 1009억원 어치 주식을 처분하며 주가가 흔들렸다. 신일제약은 오너 일가가 지분을 장내 매도해 주가가 급락했다. 홍성소 회장의 부인 신건희씨와 홍 회장의 형 홍성국 전 대표, 동생 홍승통 씨 등이 지분을 장내 매도했다. 일양약품은 창업주 고 정형식 회장의 삼남인 정재형씨와 차남 정영준, 사남 정재훈 씨 등이 장내에서 주식을 매도했다.

최근 오너 일가가 지분을 매각한 제약회사 가운데 코로나19와 연관성이 떨어지는 곳은 신신제약과 광동제약 정도다. 신신제약은 세종시로의 본사 이전, 광동제약은 수돗물 유충 사태 이후 생수 관련주로 각각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급격한 주가 변동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곳은 단연 신풍제약이다. 작년 매출액(연결기준 1897억원) 순위 20위권의 중견 제약사로 코로나19 사태 직전 4000억원에 못 미쳤지만 최근 시총은 8조원까지 육박했다. 말라리아치료제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31일에는 장마감 십여분을 앞두고 20% 가까이 추락하는 등 불안한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약바이오업체에 대한 지분 매각 행보를 보인 건 벤처캐피탈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달 29일에는 한국투자파트너스가 레고켐바이오 지분을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하며 825억원을 회수했다. 6만원대를 달리던 레고켐바이오 주가는 블록딜 이후 다시 5만원 대로 주저 앉았다. 7월 초 장중 한때 26만원을 넘기도 했던 SK바이오팜 주가 역시 17만원대까지 떨어지며 투심이 흔들리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기반으로 주가가 급등락하는 형태를 보이는 건 상장된 제약바이오업체들의 태생적 한계일 것”이라며 “정보 비대칭을 활용한 오너일가 및 경영진의 지분 매각은 도덕적 해이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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