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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EP, 사상 첫 공모채…A- 투심 위축 극복할까 [발행사분석]BBB보다 애매한 포지션…증권사 리테일 수요도 저조할 수 있어

강철 기자공개 2021-03-03 10:50:41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2일 15:3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그룹 계열 산업용 소재 제조사인 HDC현대EP가 사상 첫 공모채 수요예측에 나선다. 증액 없이 400억원을 조달해 원재료 매입과 차입금 상환에 투입할 예정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는 이번 공모채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A-,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시장에선 A- 등급, 초도 발행, 낮은 기업 인지도 등을 거론하며 수요예측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리 메리트 노리고 A- 회사채를 매입하는 증권사 리테일 수요 확보도 녹록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HDC 계열 산업용 소재 제조사…첫 수요예측 나서

HDC현대EP는 오는 11일 3년 만기 공모채를 발행해 400억원의 운영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발행 업무는 KB증권 기업금융부가 총괄한다. HDC현대EP와 KB증권은 대표 주관 계약을 맺은 지난달 10일부터 약 한달동안 구체적인 발행 전략을 논의했다.

양사는 오는 3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채 매입 의사를 타진한다. 수요예측에서 400억원이 넘는 주문이 들어오더라도 증액 발행은 추진하지 않을 방침이다. 미매각이 나면 주관사인 KB증권이 300억원을, 인수단인 NH투자증권이 100억원을 각각 매입한다.

HDC현대EP는 2000년 1월 HDC현대산업개발의 유화 사업부가 분할·신설된 산업용 소재 제조사다. 자동차, 전기·전자, 건설 등에 쓰이는 각종 소재를 양산한다. HDC현대산업개발, HDC아이콘트롤스, HDC아이파크몰 등과 함께 HDC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이번 공모채는 HDC현대EP가 설립 후 처음으로 발행하는 회사채다. 그간 유동성 확보가 필요할 때마다 금융권 차입을 통해 자금을 마련했으나 회사채 시장에서 직접 조달을 추진한 전례는 없었다. 이번 발행 업무를 담당하는 재경팀은 첫 회사채의 원활한 수요예측을 위해 연초부터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첫 회사채로 조달하는 자금은 대부분 주요 원재료인 스티렌 모노머(styrene monomer) 매입에 투입한다. 오는 5월까지 SK종합화학, 한화토탈 등에 236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원재료 구매 외에 하나은행 차입금 200억원을 갚는데도 활용할 방침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철회 후 HDC현대산업개발 회사채가 시장에서 상당히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며 "이러한 그룹 계열사 회사채의 고평가가 HDC현대EP의 첫 발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라고 설명했다.

HDC현대EP 주요 재무지표 <출처 : 한국기업평가>

◇불안한 A- 투심…강세 발행 어려워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공모채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A-,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매출액 규모, 제품 포트폴리오, 시장 지배력, 차입금의존도, 부채비율, 계열사 지원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A등급 끝단인 A-를 매겼다.

HDC현대EP는 이를 감안해 이번 3년물의 가산금리 밴드를 A- 등급 민평수익률의 '-30~+30bp'로 제시했다. 지난달 25일 기준 A- 3년물의 등급 민평금리는 2.369%다. 가산금리가 밴드 최상단에서 정해져도 상환 대상 차입금보다 금리를 80bp가량 낮출 수 있다. 오는 7월 초 상환 예정인 하나은행 차입금 200억원의 금리는 3.45%다.

업계에선 A- 등급의 애매한 포지션을 거론하며 HDC현대EP가 대규모 수요를 모으는 것이 쉽지 않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초도 발행이라는 생소함과 낮은 기업 인지도 때문에 그나마 수요를 받쳐줄 증권사 리테일의 참여가 부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다른 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회사채 매매 제약이 적은 증권사 리테일도 A0 등급 이상을 매입 가이드 라인으로 두고 있다"며 "현재 시장에서 A- 등급은 하이일드펀드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BBB보다 수요예측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 리테일 판매가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고객이 HDC현대EP라는 기업을 잘 알아야 하는데 인지도 측면에서도 상당한 단점을 안고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모집액이 400억원으로 크지 않은 만큼 완판은 가능할 전망이나 저금리 강세 발행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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