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포스코에너지]LNG 전환, 대규모 자금소요 불가피...조달금리 낮추기 속도신용등급 전망 상향 조정...차입구조 효율화 파란불
조은아 기자공개 2021-08-02 07:36:58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9일 09: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이자비용을 20% 가까이 줄이는 데 성공한 포스코에너지가 올해도 이자비용 절감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에너지는 석탄화력발전에서 벗어나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매년 수천억원에 이르는 자금 소요가 불가피한 상황. 현재 부채비율도 높은 편인 만큼 이자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효율적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포스코에너지의 1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0.8%다. 2019년 말 167.2%에서 지난해 말 200.7%로 크게 높아진 데 이어 1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앞으로도 차입 부담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규모 투자가 여럿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에너지는 현재 광양 LNG터미널 6탱크 증설, 2터미널 건설 및 삼척블루파워(옛 포스파워)에 대한 투자 등을 진행 중이거나 진행할 예정이다. 중기적으로 연간 3000억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자본투자약정에 따라 올해 안에 삼척블루파워에 2505억원의 투자금도 납입해야 해 갈 길이 멀다.
포스코에너지 사내이사로 기존 CFO(최고재무책임자)였던 정기섭 대표이사와 현재 CFO를 맡고 있는 이전혁 기획지원본부장(전무)이 올라있는 점도 재무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지금의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포스코에너지의 재무 전략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지난해 5년 만에 공모채 시장에 복귀했다는 점이다. 포스코에너지는 우량한 신용등급에도 수년 동안 사모채로만 자금을 조달해 눈총을 받았다. 최소한의 정보만 공개해 투자 불확실성을 키우고 공모채 시장도 위축시킨다는 지적을 받았다.
부채비율이 200%에 육박하는 등 재무건전성이 그리 좋지 않았고 사업방향도 긍정적이지 않았던 점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2019년 부생가스발전 사업을 포스코로 넘기고 대신 LNG터미널 사업을 받으면서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양도받은 LNG터미널 사업이 안착하고 실적 전망도 좋아지면서 5년 만에 공모채를 발행했다.
이는 현재 CFO를 맡고 있는 이전혁 전무의 선임과 동시에 이뤄진 변화이기도 하다. 이 전무는 지난해 포스코에서 포스코에너지로 이동해 CFO에 선임됐다.
이 전무 취임 이후 포스코에너지는 지난해 4월과 8월 두 차례의 회사채 발행을 통해 모두 4000억원을 조달했다. 특히 8월에는 코로나19라는 악재가 무색할 정도로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에 성공했다. 조달금리는 3년물 1.44%, 5년물 1.68%, 7년물 1.85%로 모두 개별민평보다 한참 낮은 수준에 형성됐다.
포스코에너지는 지난해 발행한 회사채를 통해 3200억원의 회사채를 차환했는데 이에 따라 이자 부담도 낮아졌다. 차환된 회사채는 17회, 22회, 24회 때 찍었던 물량으로 평균 조달금리는 2.82%다. 지난해 찍은 회사채의 평균 조달금리는 1.87%로 1%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난다.
지난해 포스코에너지의 이자비용은 551억원으로 전년의 673억에서 20% 가까이 줄었다. 포스코에너지가 올 상반기 거둔 영업이익이 770억원이라는 점을 볼 때 결코 작지 않은 규모다.
올해 역시 조달 비용을 낮추는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에너지는 올해 8월과 10월, 12월에 모두 28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는데 평균 조달 금리가 3.51%로 다소 높은 편이다. 내년에도 2600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만기를 맞는다.
회사채를 발행하는 방안과 함께 일부 현금 상환에 나설 수도 있다. 하반기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다만 포스코에너지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및현금성자산이 1분기 말 기준으로 2519억원 수준으로 그리 넉넉하지는 않다.
포스코에너지의 신용등급 전망(아웃룩)이 상향 조정된 점은 큰 호재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정기평가를 통해 포스코에너지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기존 ‘AA-, 안정적’에서 ‘AA-,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이는 신용등급이 4년 만에 다시 AA로 상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한국기업평가는 등급전망을 변경한 이유로 전 부문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확대됐고 안정적으로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통상 신용등급이 오르면 차입한도가 늘어나고 차입금리는 하락하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 포스코에너지도 앞으로 매년 수천억원에 이르는 투자가 예정돼 있는 만큼 자금 조달 과정에서 이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호실적이 전망되는 점도 이 전무에게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2분기 실적은 주춤했지만 장기 성장성을 놓고는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포스코에너지는 2분기 매출 3500억원, 영업이익 50억원으로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5% 줄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88%나 감소했다. 전력 단가가 하락했고 LNG 단가는 상승하면서 전력마진이 축소됐기 때문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LNG 수급상황에 따라 직도입 발전기의 원가경쟁력이 영향을 받겠지만 석탄발전 자발적 상한제 시행에 따른 반사이익, 연료 도입 포트폴리오에 따른 영향 분산, LNG터미널 사업의 안정적인 수익구조 등을 바탕으로 우수한 영업현금창출능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63년생인 이 전무는 1988년 포스코에 입사했다. 포스코 가치경영실(PCP) 임원, 포스코건설 사업관리실장, 포스코 국내사업관리실장 등을 거쳤다. 2019년부터는 포스코 글로벌인프라사업관리실장을 지냈고 지난해 초 기획지원본부장으로 선임되면서 포스코에너지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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