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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가구 해외사업 점검]오너십 사라지는 한샘, 집념의 중국사업 '기로'中법인 최근 5년간 순손실, IMM PE 의중 '변수' 美법인 매각 단행

이효범 기자공개 2021-12-02 08:07:53

[편집자주]

'K-가구'는 신기루일까. 국내 시장 성장 정체에 따라 가구기업들이 오래 전부터 해외로 눈을 돌렸지만 글로벌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은 거의 없다. 하지만 '해외에 미래가 있다'는 명확한 비전을 바탕으로 현지 시장 공략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국내 가구기업의 해외시장 개척기를 추적해보고 현주소를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1일 08:2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샘은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수십년간 해외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조창걸 명예회장의 오너십 아래 연간 수백억원의 손실을 감내하면서 미국, 중국, 일본 시장을 공략해왔다. 실적으로 드러나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포부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최근 조 회장의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한샘이 미국법인을 처분하면서 기존과 다른 기류가 형성됐다. 미국법인은 해외에서 가장 처음 만들어졌다. 연장선상에서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경영권을 거머쥘 경우 적자를 내고 있는 해외사업을 기존과 같이 유지할지도 미지수다.

◇中사업 'B2B→B2C 전환', 2016년 지주사 체제로 개편

한샘은 미국, 일본, 중국 등 3개 국가에서 해외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1980년대 이미 미국법인을 설립했고 1990년대 들어 일본법인에 이어 중국법인을 순차적으로 만들었다. 부엌가구로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삼아 자연스럽게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매출 절반 이상의 해외에서 창출하겠다는 포부로 공을 들였다.

그러나 수십년간 이어온 해외사업에서 국내만큼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단적인 예로 2020년 미국, 일본, 중국 등 법인의 합산 순손실만 200억원을 웃돈다. 3개법인의 전체 매출액도 1000억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최근 수년간 해외사업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지주사(Hanssem (China) Investment Holding)가 최근 5년간 거의 매년 수백억원의 순손실을 내고 있다. 순손실은 2016년 64억원에서 2017년 364억원으로 불어났다. 2018~2020년까지 매년 평균 170억원 수준이다. 2020년말 기준 중국 지주사의 자산총계는 618억원으로 미국, 일본법인과 비교해 2배가량 크다. 다만 부채가 532억원으로 부채비율은 600%를 상회한다.

한샘은 1990년대 중반 북경한샘(Beijing Hanssem Interior)을 설립하면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B2B(기업간 거래)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2004년 1월에는 중국에 공장을 짓기도 했다. 20여년에 가까운 시도로 2011년 가까스로 흑자전환했다. 이후 매출액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했고, 2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매년 창출하는데 그쳤다.

중국사업은 2015년 전환점을 맞는다. 한샘이 B2C사업을 키우겠다는 선포하면서다. 중국사업을 본격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었다. 특히 현지 홈인테리어 시장이 780조원 규모라는 점이 한샘의 도전의식을 자극했다. 오랜기간 쌓아온 중국사업 노하우에 자신감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강승수 회장(사진)이 당시 중국사업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아직까지 중국 지주사 법인장을 겸직하고 있다. 한샘을 국내 1위 가구기업으로 성장시킨 핵심인물 중 한명이다. 1995년 한샘에 입사해 인테리어사업본부장, 기획실 실장 등을 역임하며 요직을 두루거쳤다.

한샘은 2016년 중국사업 구조를 개편했다. 북경한샘만 운영하던 체제에서 상해판매법인과 소주생산법인을 계열사로 편입했다. 당시 300억원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이듬해인 2017년에는 중국사업과 한샘의 연결고리를 일원화하기 위해 기존 중국법인을 보두 중국 지주사의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한샘 측은 이를 경영합리화를 위한 작업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중국 B2C 사업 수백억 순손실…투자유치 실패에도 현지공략 집념

중국 B2C 시장 공략은 쉽지 않았다. 수백억원의 손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특히 2016년 항저우, 우한 등에 3개 매장을 열고 2017년 상하이에 한샘플래그십스토어를 열면서 투자를 확대했다. 사드배치 이슈가 불거지면서 한중관계가 얼어붙었고, 현지에서 영업환경은 오히려 악화됐다. 또 기존에 갖춰진 영업망이 없었다는 점도 한샘이 B2C사업을 키우는데 한계로 작용했다.

현지 가구기업과의 협업도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한샘은 2018년 심천시문동휘예투자합화기업과 1억7000만위안(약 292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계약을 체결했다. 2019년 맺어진 계약으로 5000만위안 규모의 1차 CB를 발행하고 2020년 9월까지 1억2000만위안의 CB를 추가로 발행한다는 계획이었다.

당시 계약은 투자금을 유치했다는 점 뿐만 아니라 현지 가구업체와 연결고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중요했다. CB 투자자로 나선 심천시문동휘예투자합화기업의 주요 투자자가 가구기업 ‘멍바이허’였다. 연 매출 5200억원 규모의 기업이었다. 투자자가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주주로 참여하는 구조였다. 현지화를 노리는 한샘 입장에서는 전략적 파트너를 찾은 셈이었다.

하지만 CB를 발행한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투자자는 조기상환을 실시했다. 한샘과 협업에서 손을 뗀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수백억원의 투자 유치 계획이 무산된 것과 함께 한샘 입장에서는 중국사업 전략을 새로 짜야 하는 상황이었다.

한샘은 지난해말 중국시장조사TFT(태스크포스팀)를 꾸리기도 했다. 국내에서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리하우스'를 중국시장에도 안착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한샘은 그동안 국내 가구시장의 성장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인테리어 시장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특히 리모델링 수요자들이 주로 영세사업자들과의 직접계약을 맺고 진행하던 것을 한샘이 패키지로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한샘이 시공 후 하자보수까지 일정수준 책임진다는 콘셉트다.

한샘 관계자는 "최근에는 중국법인 경영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국내사업의 성공모델인 '리하우스'를 중국 현지에 안착시키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창걸 회장에 미국법인 넘겨…IMM PE에 쏠리는 눈

한샘이 이처럼 중국사업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조창걸 회장의 경영권 매각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최대주주에 올라서는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해외사업을 축소하는 입장을 견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샘은 이미 미국법인(Hanssem Corporation) 지분 100%를 조 회장에게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가격은 약 455억원이다. 자산을 효율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미국법인은 일본법인이나 중국법인과 비교해 실적이 양호한 편이다. 최근 10년간 2018년을 제외하면 순손실을 낸적이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매출이 큰편은 아니다. 2016, 2017년 매출 300억원을 넘어섰으나 다시 감소세다. 미국법인은 뉴저지에 본사와 공장을, 보스턴에 직매장을 각각 두고 있다. 조 회장의 사위가 미국법인 대표다.

한샘이 사실상 미국법인 지분을 넘기면서 일본과 중국 사업을 유지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10년간 중국법인에서 발생한 순손익은 마이너스(-) 860억원에 달한다. 일본법인의 순손익은 -19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중국이 수백조원의 시장 규모를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샘의 미래성장을 위해 포기할 수 없는 땅이라는 평가도 있다. 강 대표는 지난해 한샘 창립 50주년을 맞아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분명히 밝혔다.

다만 새로운 최대주주가 되는 IMM PE가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해외사업을 실시해 나갈지는 미지수다. IMM PE 관계자는 "해외사업을 어떻게 더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내에서 경영을 잘 했기 때문에 한샘의 역량 잘 활용해서 해외사업을 성장시키고 손익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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