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더벨 경영전략 포럼]"중국 경제 침체기 접어들었지만 구매력만큼은 확실"[Q&A] 중국보다 좋은 시장 찾기 힘들어…관계성 고려한 출구 전략은 필요
이호준 기자공개 2023-11-24 10:11:47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3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이 아직 성장할 여지가 많다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 다만 경제 성장률이 추세적인 하향 기조로 접어든 만큼 중국 진출을 원하는 기업들은 리스크 전략을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꽌시(關系) 등 관계성을 고려한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23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2023 더벨 경영전략 포럼'이 열렸다. 이날 연사로 나선 안유화 미국 어바인대학교(University of Irvine) 총장,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이회림 삼일PwC 파트너 등은 '피크 차이나, 우리 기업의 해법은'이라는 주제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이 가진 대체 불가능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불안에 따라 경기 침체가 진행되고 있지만 막대한 인구와 구매력만큼은 아직 확실하단 입장이다. 특히 기타 신흥 시장이 쉽게 넘볼 수 없는 투자 혜택 등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역시 정치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중국의 특수성 때문인지 세션 발표 이후 약 35분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질문은 대개 생산 기지로서의 중국의 장점이 유효한지 혹은 새로운 신흥 시장은 어디로 보고 있는지 등 대부분 리스크 대응 관점에서 던져졌다.
이와 관련해 안 총장은 "성장률이 하락할 뿐이지 중국의 시장 규모 자체는 확대하고 있다"며 "중국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들였던 대규모의 자금과 시간을 잊고 다시 새로운 신흥 시장을 노리는 게 오히려 현 상황에서는 더 불확실하다"라고 말했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3/11/23/20231123145943712_n.jpg)
특히 2008년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베트남 시장으로 경영 무게추를 옮긴 사례를 설명했다. 시장성과 구매력을 고려하지 않고 당장의 실적 기여도만을 고려한 판단이었으니, 현재 중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점유율 하락을 맞닥트리게 됐다는 것이다.
안 총장은 이 사례를 이야기하면서 "전기차처럼 중국 시장이 오히려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있다면 중국 시장을 테스트 삼아 중장기적인 브랜드 가치 상승을 노리는 결단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외의 신흥 시장을 묻는 말에 대해서는 주 실장이 설명했다. 그는 "현재 메모리 반도체 수출의 53%가 중국향"이라며 "최근 신흥 시장으로 인도가 많이 언급되고 있는데 인도가 중국 시장을 대체하려면 최소 한 세대는 지나야할 것"이라고 점쳤다.
특히 최근 중국 시장에 대한 고립 움직임은 우리 기업에도 피해를 줄 것이라고 주 실장은 지적했다.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반도체와 배터리 등 미래 영역에서 강점이 있는데 중국 시장이 위축되면 우리가 챙길 수 있는 이익도 줄어든단 얘기다.
주 실장은 "미국이 과연 중국을 영원히 막을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중국 시장을 테스트 베드 삼아 성장한 뒤 글로벌 시장을 장악해가는 우리 기업들의 사업 구조를 감안하면 중국 시장이 견제받고 있는 현 상황은 마냥 좋은 게 아니다"고 했다.
미중 갈등이 완화되면 현지 사업 여건이 개선될 영향도 있다. 이를 감안해 중국 시장에서의 올바른 출구 전략을 묻는 말도 질의응답에서 나왔다. 이 파트너는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위해서는 법적, 정치적인 이슈뿐만 아니라 '관계성' 역시 중요한 요인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 시장에서 나올 때 오히려 '꽌시'(關系·개인 간의 인연과 인맥을 뜻하는 중국어)가 더 중요한 경우도 있다"며 "매몰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의 입김이 크기 때문에 관시를 고려해 매수자 등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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