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더벨 경영전략 포럼]지방정부 승인 필요한 국내기업 중국 철수, 타이밍이 관건이회림 삼일PwC 파트너 "JV 전환, 기존 생산·영업망 유지 장점…성공률은 낮아"
김동현 기자공개 2023-11-24 10:11:38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3일 14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의 자국 기업 보호정책과 지정학적 요인 등으로 중국을 대신할 인도, 동남아시아 등으로 눈을 돌리는 국내 기업이 늘고 있다. 과거 저렴한 물가·인건비로 중국에 진출했던 기업들의 성공적인 '중국 엑시트(Exit·철수)'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이회림 삼일PwC 파트너(차이나 U-turn 서비스팀 리더·사진)는 중국법인 철수에 필수 조건인 현지 지방정부 승인에만 2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결국 철수 타이밍을 언제로 잡느냐가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이 파트너는 23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2024년 경제 전망 및 대응전략 – 피크 차이나, 우리 기업의 해법은'이라는 주제로 열린 '2023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중국은 정부 절차가 까다로워 2개월 이상의 승인 절차를 거친다"며 "이 기간 '매각 대금을 국내로 가져올 수 있는가'라는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값싼 인건비를 보고 대기업과 대기업 협력사의 중국법인 설립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중국 진출 사례는 2000년대 후반 정점을 찍고 2010년대 들어 인건비 상승, 사업 위축 등 경쟁력 악화를 이유로 철수를 결정하는 기업이 나오고 있다.
실제 삼일PwC는 2017년 이후 총 30건의 중국 철수 자문을 실시했는데 이중 37%(11건)가 완성차 업체의 협력사인 자동차 부품 제조업종이었다. 더이상의 반등(턴어라운드)이 보이지 않는 기업들은 전면 중국 철수를 결정하고 그나마 수익성이 유지되는 곳은 합작사(JV)로 전환하는 흐름을 보인다. 다만 이 파트너는 외부 회사를 유치하는 JV 전환의 경우 기존 생산기지 및 영업망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음에도 성공률이 낮다고 설명했다.
이 파트너는 "JV 전환 시도는 많지만 성공률이 낮다"며 "성공률이 낮은 이유는 기업 밸류에이션이 처음에 좋았다고 해도 협상 과정에서 가치산정이 달라지기도 하고 경영권 이슈에 대한 양사의 간극 차이를 좁히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전면 철수 방식의 엑시트가 대안이 되긴 하지만 이 역시 실제 매각 대금을 받고 나오기까지 중국정부의 승인 과정을 거쳐야 해 마냥 쉬운 작업으로 평가할 순 없다. 잠재 매수자 발굴, 실사 및 거래 가격 확정, 본계약 체결 등의 절차는 일반적인 인수합병(M&A) 거래 방식과 비슷하지만 이후 거치는 정부 인허가 및 해외 송금 심사에만 2~3개월의 시간이 소요돼 전체 거래 종결까지 약 1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보통 한국기업의 중국 사업장을 인수하려는 현지 사업자들은 생산능력 확대를 목적으로 하는 동종업계나 해당 산업 진출 및 부지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이종업계 등으로 나뉜다.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할 때 주로 대도시나 해안가 등 산업 요충 지역을 선점한 덕에 그 가치가 올라갔다.
그러나 처음 가치 산정 시 밸류에이션이 플러스(+)였다 하더라도 공상국, 상무국, 세무국 등 각 정부 절차를 거치는 사이 기업의 손실 발생 등으로 순자산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매각이 불가능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이 파트너는 매각 타이밍을 엑시트 시 주의할 첫번째 요소로 꼽았다.
이 파트너는 "계약을 체결하고 인수자가 와서 회사를 경영하는데 그사이 매각 대금은 중국에 묶일 수 있다"며 "매수자가 매각 대금을 깎아줘라, 실제 와보니 이런 점이 좋지 않다는 식으로 이슈를 제기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문제도 계약서에 미리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피플&오피니언
-
- [thebell note]미국에서 키운 '혁신의 숲'
- PBR 0.1배 해결법
- [thebell interview]"외국인 주주 인식을 바꾼 건 사외이사 IR"
- [thebell note]현대제철, 신뢰를 회복하려면
- 제네시스·헬리오스PE의 하얀 전쟁
- [thebell note]K-바이오는 마중물이 필요하다
- [thebell interview]허장 행공 CIO "이자 지급성 자산 확대, 사모신용 주목"
- [thebell note]삼성화재의 혁신 스노볼
- [thebell note]기타오 SBI그룹 회장의 '차선책'
- [thebell desk]오리온의 '심장'
김동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중간지주 배당수익 분석]에스피네이처, 중간지주사 중간배당으로 '현금흐름' 회복
- 인니 빠진 LIG넥스원, 해외 축소에도 이익률 두자릿수 회복
- 오일뱅크 빠졌지만…HD현대 배당재원 '조선·전력기기'
- LG엔솔 "북미 ESS 2분기 조기 생산"
- '상저하고' 에코프로머티, 수익개선 키워드 '인도네시아'
- [중간지주 배당수익 분석]세아베스틸지주, 배당수익 3배 급증...분할회사도 첫 기여
- [중견 배터리사 점검]고려아연, 이차전지 3사 이사회 정비...전문경영인 CEO 도입
- 효성중공업, 美 IRA 세액공제 받는다
- 에코프로비엠 "헝가리공장 내년 1분기 상업생산"
- [중간지주 배당수익 분석]코오롱모빌, 자회사 배당 수익 본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