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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교원 vs 웅진]샐러리맨 신화, 'K-에듀' 양대산맥으로①학습지 형님 교원·에듀테크 앞서가는 웅진 '1위 경쟁 치열'

변세영 기자공개 2024-02-19 07:02:36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4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원그룹과 웅진그룹은 명실상부 'K-에듀'를 대표하는 기업이다. 중·고등 대상 사교육 시장으로 넓히면 메가스터디, 공무원 시장은 에듀윌 등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영유아·초등 학습지 부문에서는 웅진과 교원이 투톱으로 분류된다.

국내 학습지 시장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절정에 이른 후 점차 하락세를 걷고 있다. 출생아 수 감소로 덩달아 학령인구가 줄면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일례로 2015년 학령인구(6~21세)는 892만명에 달했지만 2023년 기준 730만명으로 10년도 채 지나지 않아 100만명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위기에 직면한 교원과 웅진은 단순 종이 학습지를 넘어 태블릿 등과 결합해 콘텐츠를 늘리는 등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중이다. 이밖에 인공지능(AI)이나 메타버스 등 에듀테크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고도화하며 교육사업 생존경쟁을 펼치고 있다.


◇웅진출판 출신 장평순 회장, 학습지 시장 '깃발 꽂기'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
국내 학습지 업계 1위 자리는 장기간 '교원'이 사수하고 있다. 특이점은 장평순 교원그룹 창업주(회장)가 웅진그룹과 인연이 깊다는 점이다.

장 회장은 웅진출판에서 방문판매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회사에서 판매왕까지 오르며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1985년 퇴사와 함께 교원그룹의 전신인 '중앙교육연구원'을 세우고 중학생 대상 '중앙완전학습'을 창간했다. 중앙완전학습은 빨간펜의 모태다.

이후 1990년을 기점으로 '구몬' 라이선스를 획득하면서 단숨에 학습지 사업 입지를 키웠다. 당초 일본 구몬은 1970년대부터 1980년대 중후반까지 눈높이로 유명한 대교와 협력관계였는데, 장 회장이 일본 구몬으로부터 정식 라이선스를 따내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구몬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설립한 법인이 ㈜교원구몬(구 공문교육연구원)이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도 출판업계 영업왕 출신으로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윤 회장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한국지사에서 영업사원으로 근무했다. 당시 세계 54개국 영업사원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실적을 거두고 초고속 임원으로 승진하는 등 샐러리맨으로 승승장구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그러다 돌연 윤 회장은 1980년 독립해 웅진씽크빅의 전신인 ‘헤임인터내셔널’을 세우고 영어회화 교재 등을 판매하는 출판업을 시작했다.

이후 1983년 회사 이름을 (주)웅진출판으로 바꾸고 전래동화, 위인전기, 아동문학전집 등을 발간하며 이름을 알렸다.

웅진은 학습지 사업 부문만 놓고 보면 교원·대교와 비교해 다소 늦었다. 1990년대 중후반 경 손을 뻗었다. 창의력 증진 학습을 표방하는 ‘웅진씽크빅’을 선보이며 학습지 시장 후발주자로 점유율을 넓히는 데 주력했다.


◇'에듀테크 시대' 발 빠른 씽크빅의 대응, 1위 경쟁 치열

교원은 웅진과 대교를 따돌리고 업계 1위 자리를 장기간 유지하며 철옹성을 지켰다. 다만 2010년대 중후반부터 에듀테크 바람이 거세지면서 지각변동 조짐이 나타났다. 이때 앞서나간 게 웅진이다.

웅진씽크빅은 2010년 수십만 문항의 학습지 콘텐츠를 디지털화해 교육업계 최초로 스마트 학습지 '씽크U'를 선보이며 에듀테크를 선도했다. 이후 2014년 국내 최초 스마트 디바이스 기반 독서 프로그램, 2018년에는 미국 에듀테크 기업 ‘키드앱티브’와 기술제휴 및 지분투자를 통해 AI 학습 서비스를 공개하는 등 스마트 러닝 시장에서 키를 잡았다.


반면 교원의 경우 2012년 교육용 스마트패드 ‘마이패드’를 출시하며 온라인 시장을 두드렸지만 당시 높은 가격 등으로 인기가 지지부진해 성과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후에도 종이 학습지에 태블릿PC, 스마트펜을 결합한 '스마트 빨간펜'을 선보이는 등 비즈니스를 고도화했지만 결과적으로 웅진씽크빅의 성과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씽크빅의 기세가 매서워졌다는 평가다. 거리두기 영향으로 스마트 러닝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테크 기술력이 교육 비즈니스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 요소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실제 교원그룹의 교육부문 매출액은 2018년 9886억원에서 2019년 1조673억원, 2021년 1조815억원으로 더딘 성장률을 보였다. 2022년에는 교육부문 매출액이 1조37억원을 기록하며 역성장했다. 같은 기간 웅진그룹에서 교육사업을 담당하는 웅진씽크빅은 2020년 매출액 6461억원에서 2022년 9332억원으로 2년 만에 44%나 증가하는 등 교원을 턱밑까지 추격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교육시장에서 에듀테크가 두각을 나타내면서 웅진이 매섭게 컸다”면서 “대교나 교원 등이 부랴부랴 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판세를 뒤집을 수 있을지 성과는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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