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피플&오피니언

[thebell desk]희토류 제련기업 '진짜를 찾아라'

신민규 벤처중기2부장공개 2024-03-18 08:02:34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반도체 인재유출 문제는 언론에서 매번 심각하게 다뤄진다. SK하이닉스 연구원이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로 이동하는 경우 말이다. 인적자원이 전부인 나라에서 국가전략기술에 속하는 반도체 분야이다보니 걱정이 많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산업군을 넓혀보면 반대로 해외 인재를 뺏는 경우도 있다. 반도체에 비하면 다소 칙칙한 '제련기술' 영역이다. 고학력의 엘리트는 아니지만 중국 고숙련 노동자의 노하우는 아직까지 업계 추종을 불허한다. 고로에서 불순물을 걸러내고 순도를 높이는 대단히 단순해 보이는 공정에서 기술격차가 큰 셈이다.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에서 희토류 제련기술은 피해갈 수 없는 영역이다. 소재가 확보돼야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전기차 1대만 해도 구동모터에 네오디뮴 약 1.6kg이 들어간다.

희토류 제련기술에 성공한 어느 지방기업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다소 실망적이다. 이 회사는 철기시대에서나 볼 법한 열악한 현지 작업환경을 보고 완전 자동화된 제련시설을 꿈꿨다. 그렇게 3년을 제련 기술개발에 매진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결국 중국 현지 숙련공을 비밀리에 영입해 희토류를 뽑아내는 레시피를 만들어냈고 기술개발에 성공했다고 한다. 이후 기술이 얼마나 진화했는지 듣지 못했다.

국내기업이 자체 제련기술로 승부보기 어려운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노동력 확보도 어려울 뿐더러 환경이슈까지 제약이 많다. 신기술을 개발해도 생산량을 늘리면 변수가 속출해 순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제련과정에서 신기술을 적용해서 채산성을 높였던 사례가 손에 꼽히는 이유다.

이제는 실력차이를 받아들이고 현지기업과 손잡는 게 차선책인 셈이다. 중국과 비교해 매장량도 많고 숙련공도 확보된 베트남 기업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선 LS에코에너지가 베트남 광산업체인 흥틴미네랄과 희토류 산화물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세토피아는 베트남 VTRE와 합작해 희토류 제련에 다가섰다. 시장 초입단계에서 고군분투하는 곳들이다.

아직 시행착오가 많겠지만 희토류 공급망 확보 차원에서 정부가 좀더 분별있게 살필 필요가 있다. 암암리에 기술개발에 성공한 기업을 방문해 독려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해외기업과 맞손을 잡고 시장을 열어가는 기업에 관심을 둬야 한다.

정부는 첨단산업에 쓰이는 33종 핵심광물의 대중국 의존도를 2030년까지 50%로 낮추는 '핵심광물 확보 전략'을 제시했다. 실제 지난해 일부 성과를 봤다고 하지만 제련영역만 놓고보면 여전히 범용 비철금속에 머물러 있는게 현실이다.

이제는 희토류 매장량보다 광물 제련기술 확보가 더 중요한 시대에 접어들었다. 중국의 희토류 제련·가공·이용기술 수출금지는 이런 움직임을 부추겼다. 국내기업의 현지 합작법인이 희토류 제련에 빨리 다가서길 응원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