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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영화]제작비 400억 <눈물의 여왕>, 투자회수는 '애저녁'에넷플릭스 리쿱율 최소 70%, 편성매출 200억 추정…'시청률 인센티브'도 가능

고진영 기자공개 2024-04-08 09:29:05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3일 1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눈물의 여왕>이 신드롬급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제작비만 400억원, 회당 25억원이 들어간 대작이다 보니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작품이다. 하지만 제작사 입장에선 이런 대규모 투자가 일반적 우려만큼 부담으로 작용하진 않는다.

오히려 제작비가 올라가면 제작사가 인식하는 매출, 이익의 크기까지 덩달아 증가할 수 있는 구조다. 리쿱율(제작비 회수율)이 같다면 제작비가 많을수록 이익도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눈물의 여왕>처럼 유명작가가 쓴 대작은 프리미엄이 붙어서 더 높은 제작마진이 가능해진다.

◇'OTT 동시방영' 수익모델…편성매출 의존 탈출

3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눈물의 여왕>은 3월 25일~31일 글로벌 톱10 시리즈 비영어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3월 9일 공개된 이후 누적 시청시간은 9380만 시간, 총 41개 국가에서 시청 수 상위 10위에 랭크됐다. 지난 달 31일 방영된 8회 시청률이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17.9%를 기록하는 등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드라마의 성공과 별개로 스튜디오드래곤은 일찌감치 투자회수를 마쳤다. 드라마사업 수익구조상 제작사들은 방송사 편성매출(방영료)이나 광고 매출 등을 통해 방영 전부터 미리 제작비 일부를 회수한다. 기존에는 보통 제작비의 70% 정도를 방영료로 지급받고 나머지는 간접광고(PPL)나 협찬, OST 수익 등으로 충당했었다.

하지만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와 '동시방영' 모델이 생기면서 통상적인 수익구조 역시 달라졌다. 우선 OTT간 경쟁이 치열해지자 제작비가 편당 수십억원에 이르는 대형 텐트폴 작품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5년 전만 해도 회당 제작비가 5억~7억원, 16부작 기준 총 100억원을 넘기기 힘들었는데 다 옛말이 됐다.

이렇게 제작비가 치솟으면 방영료를 통한 리쿱율(제작비 회수율)은 불가피하게 줄어든다. 방송사가 드라마 방영을 통해 낼 수 있는 광고수익엔 한계가 있어서, 절대규모를 감안하지 않고 무작정 비율에 따라 제작비를 보전해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작사 입장에선 이제 OTT라는 다른 수익창구가 생겼다.

업계 관계자는 "제작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오르면서 방송사들이 방영료의 총 규모를 줄이기 보다는 소수의 작품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하지만 제작사들이 방송사에만 제작비 회수를 의존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편성매출 리쿱율이 축소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방영료+넷플릭스 선판매만으로 BEP 추월

<눈물의 여왕> 같이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의 경우 tvN 방영료를 통한 리쿱율은 50% 수준으로 추정된다. 스튜디오드래곤이 편성매출 외의 판매로 충당해야 하는 돈이 무려 300억원대라는 뜻이다. PPL 등 추가적 판매를 얼마나 일으키느냐에 따라 남길 수 있는 이익규모가 결정되는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넷플릭스가 부담하는 리쿱율이다.

일반적으로 대형 텐트폴 드라마는 사실상 사전판매가 확정된 상태에서 제작을 진행한다. 앞서 스튜디오드래곤 역시 2020~2022년 넷플릭스에 연간 6편 수준의 동시방영, 2편 수준의 오리지널을 공급하기로 하는 콘텐츠 공급계약을 맺었다.

당시 계약조건상 리쿱율은 제작비 대비 60%. 텐트폴은 그보다 프리미엄이 붙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초 재계약을 마쳤으며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더 개선된 조건에 도장을 찍었다.

재계약 전에도 넷플릭스가 2018년 <미스터 션샤인>, 2020년 <더 킹: 영원의 군주> 등의 동시방영 판권을 70% 리쿱율로 사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눈물의 여왕>은 제작비의 최소 70% 이상을 넷플릭스에서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방영료와 넷플릭스 선판매만으로 이미 손익분기점(BEP)을 넘긴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튜디오드래곤이 프리바이(Pre-buy, 선구매)를 많이 하는데 <눈물의 여왕>은 통상적인 작품보다 높은 리쿱율을 받았다고 들었다"며 "각본을 쓴 박지은 작가, 배우 김수현의 네임밸류가 작용했고 본다"고 평했다.

<눈물의 여왕> 방영료를 최소 200억원, 넷플릭스 선판매로 받은 금액을 280억원으로 가정할 때 다른 수익을 계산에 넣지 않아도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미 20%의 마진율을 확보했다.

이밖에도 스튜디어드래곤은 PPL과 OST, 국내 VOD 판매 등을 통해 추가적 매출을 얻을 수 있다. 시청률이 고공행진 중인 만큼 '시청률 인센티브'도 가능할 전망이다. 방송사들은 제작사에 방영료를 주면서 시청률에 따라 일부 차감하거나 인센티브를 지급할 수 있는 계약을 하고 있다. 인센티브는 통상 제작비의 7%로 알려졌다. <눈물의 여왕>의 경우 28억원 수준이다.

추후 <눈물의 여왕> IP 판매를 통한 매출도 기대할 수 있다. <아스달 연대기>의 경우 드라마 IP에 기반해 넷마블이 <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게임을 출시하기로 했고 <사랑의 불시착>은 일본에서 뮤지컬로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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