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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그룹은 지금]명분과 실리 다 잡은 '회장' 승진, 김남정호 본격 출항①2014년부터 M&A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 주력, 4대사업 성과 발판 경영 본격화

정유현 기자공개 2024-04-11 07:15:47

[편집자주]

올해 창업 55주년을 맞은 동원그룹이 '오너 2세 회장' 시대의 막을 열었다. 김재철 명예회장의 차남이자 그룹의 정체성을 '종합 생활산업'기업으로 발전시킨 김남정 부회장이 10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하면서다. 더벨은 강력한 오너십을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동원그룹의 사업과 재무 현황, 미래 방향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4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사진)이 10년 만에 승진하며 '김남정 회장' 시대가 개막했다. 이미 그룹의 경영 전반을 이끌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회장 타이틀'을 달고 김남정호(號) 동원 시대의 문을 연 셈이다. 승부사적 기질로 신사업을 진두지휘하며 그룹의 정체성을 참치회사에서 '종합 생활산업'으로 발전시킨 주역이다.

지난해 그룹 매출이 10조원을 돌파하며 외형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영업이익은 뒷걸음질 쳤다.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경영 보폭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동안 김 회장이 추진해온 4대 핵심 사업의 성과가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그동안 '뉴 동원'의 기틀을 닦았다면 오너십 변화를 통해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현장서 경영 수업 시작, 부회장 승진 후 10년간 먹거리 발굴

김남정 회장은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미시건대학 최고경영자과정(MBA)을 밟았다. 1998년 동원산업에 영업사원으로 입사한 뒤 현장을 누비며 경영 감각을 익혀왔다.

부친인 김재철 명예회장이 '현장을 이해해야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는 원칙을 지니고 있는 경영자인 만큼 자녀들에게도 엄격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이 창원의 참치캔 제조공장에서 생산직과 청량리 지역 영업사원 등 가장 바쁜 현장에서 경영 수업을 시작한 것은 재계에서도 유명하다.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동원엔터프라이즈 등 주요 계열사에서 임원을 거친 후 2014년 동원그룹 부회장직에 올랐다. 적극적인 M&A를 추진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했다.

부회장 승진 후 약 10년간 10여 건의 M&A를 진행하며 '수산-식품-소재-물류' 4대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했다. 최근 4년간 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투자액은 약 1조3000억원 규모다.

김 회장은 조용하지만 꼼꼼하고, 소탈한 성격을 보유한 리더로 알려졌다. 친화력이 높아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 등 소통에 나서지만 공식 석상에 나서는 것을 즐기지 않는 묵묵한 스타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성격이 회장 승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2019년 김재철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 5년간 회장직은 공석이었다. 김남정 회장은 부회장에 오른 시기부터 이미 경영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직책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2003년 그룹에서 분리된 한국투자금융지주의 경우 친형인 김남구 회장도 회장직에 오르는 데 약 9년의 시간이 걸렸다. 김재철 명예회장이 현역에서 경영 활동을 펼치던 시기에는 부회장 직함을 유지하면서 부친을 보좌하는 형태로 해석이 됐다. '장유유서'의 문화가 견고한 한국의 재계 문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친의 공식적인 은퇴 후 1년 후인 2020년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으로 승진했다. 이 시기부터 김남정 회장의 승진 시기에 시선이 쏠렸다. 재계에서 회장 승진을 적극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꾀한 것으로 보인다.

◇4대 핵심 사업 성과 본격화 원년, 미래 투자 지속

김남정 회장이 올해를 리더십에 변화를 준 것은 갑작스러운 결단은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의 쌓아온 성과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올해부터 4대 사업에서 성과가 가시화 될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6년간 그룹 내에서 입지를 다진 만큼 회장 승진의 명분이 충분한데도 실리까지 따지며 승진 시기를 조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2015년 축산 도매 온라인몰 '금천' 을 인수해 수산 식품에서 축산물 유통으로 식품 사업 영역을 넓혔다. 2017년에는 종합물류기업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했다. 컨테이너 항만사업을 하는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 지분도 100% 보유 중이다. 화물운송과 항만하역, 보관, 국제물류, 유통물류 등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2021년 원통형 배터리 캔 제조사 엠케이씨(MKC)를 인수해 2차전지 패키징으로 사업군을 넓히며 첨단 소재 기업으로 도약했다. 이후 충남 아산에 약 700억원을 투자해 원통형 배터리 캔 생산 공장을 증설했다. 수산, 식품, 소재, 물류로 이어지는 밸류 체인을 공고히 했다.

물류 사업의 경우 부산 신항에 국내 최초로 완전 자동화 기술을 채택한 스마트 항만인 'DGT부산'을 조만간 개장한다. 동북아 최고의 물류 거점 항만으로 육성해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GTO·Global Terminal Operator)'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2차전지 사업에서는 올해 8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캔으로 꼽히는 46파이(지름 46㎜) 배터리 양산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표준 규격으로 채택하기로 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열풍이 불며 해외 식품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미국 현지 법인 '스타키스트'의 경우 인수 후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향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해외에 직접 진출하고 현지에 생산공장을 가동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스타키스트가 보유한 현지 유통망을 통해 동원F&B 브랜드의 제품들을 판매하거나 새로운 합작 브랜드를 만드는 등의 전략도 검토할 예정이다.

동원그룹 측은 "부산에 스마트 항만을 개장하고 2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도 올해부터 양산에 돌입하는 등 그동안 추진해온 신사업들의 성과가 올해 가시화될 예정이다"며 "리더십에 변화를 맞은 만큼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과감히 나설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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