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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뛰드는 지금]내실 성장 기조 안착, 위기 속 '효자' 복귀①점포 정리 후 채널 다변화 승부수, 임직원 성과급 확대로 '동기부여'

정유현 기자공개 2024-04-18 07:18:57

[편집자주]

'1세대 화장품 로드숍'의 대표주자 에뛰드가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2017년 중국의 사드(THAAD) 보복 사태로 인해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후 적자가 지속되며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했다. 이후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의 노력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더니 지난해 그룹에서 유일하게 이익을 낸 효자로 거듭났다. 더벨은 반등에 성공한 에뛰드의 전략과 재무 상황을 짚어보고 중장기 사업 방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6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0년대 초 활황이었던 국내 화장품 로드숍이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걸으며 장기간 불황에 빠졌던 에뛰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 효과와 더불어 채널 다변화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운 결과 2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며 6년 만에 두자릿 수 영업이익률을 회복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차원에서도 에뛰드의 반등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앞서 그룹의 전략통을 급파하고 '젊은 40'대 대표 체제로 변신하는 등 조직에 변화를 시도했고 전략이 통했다. 디지털 중심의 소비 시장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한 것이 부활의 자양분이 됐다. 올해도 성장세를 이으며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8년 적자 전환 후 자본잠식, 체질개선·조직개편 반등 모색

1976년 설립된 에뛰드는 아모레퍼시픽그룹에 편입되며 1997년부터 화장품 브랜드 사업을 시작했다. 색조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웠고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배우 송혜교를 모델로 기용했다. 2005년 원브랜드숍인 '에뛰드하우스'를 개점했다. 화장품 로드숍이 정점을 찍은 2014년까지 이니스프리와 함께 K-뷰티의 주요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2010년~2015년까지 2000억원대의 매출 규모가 유지됐다. 2013년에는 3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매년 약 100억~200억원대의 꾸준한 순이익과 200억원 안팎의 현금성 자산을 통한 무차입 기조를 유지했다. 그룹 내 안정적인 현금 곳간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2017년 중국의 사드배치 이슈 직격탄을 맞은 후 2018년부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2019년부터는 매출이 1000억원대로 내려왔다. 중국인 관광객이 줄고 국내 면세점과 백화점의 판매가 감소했다. 전방위적인 점포 구조조정 등을 시도하면서 몸집 줄이기에 나섰지만 적자 고리를 끊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적자가 지속되며 자본 총계도 갉아먹기 시작했다. 2019년 166억원까지 축소된 자본총계가 2020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까지 발생하며 2021년 자본총계는 -237억원으로 뒷걸음질쳤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름살도 깊어졌다. 한때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별도 회계감사에서도 에뛰드의 실적 부진을 핵심 감사사안으로 다뤘다. 에뛰드의 장부가액은 2018년 227억원에서 2019년 73억원으로 감소했다. 장부가액 중 154억원을 손상처리한 결과였다.

중국 여파가 컸지만 뷰티 트렌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부진이 길어진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외 뷰티 시장에서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제조업자 개발 생산(ODM) 방식을 활용한 신생 브랜드가 다수 등장했고, 온라인과 올리브영 등 멀티 브랜드 스토어(MBS) 중심으로 판매 트렌드도 변화했다. 전반적으로 에뛰드 조직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수연 대표 체제 흑자 기조 유지, 임직원 인센티브 확대

아모레퍼시픽그룹 차원에서 에뛰드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발걸음이 빨라졌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고 2022년 11월 에뛰드 마케팅 부서장이었던 이수연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이 대표는 점포 중심의 영업을 펼쳤던 에뛰드는 빠르게 효율화 작업을 추진했고 중국에서는 모든 매장의 문을 닫았다. 그 결과 2022년부터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자본잠식 상태도 탈피했다. 지난해도 체질 개선 효과와 더불어 채널 다변화 전략 등에 나선 결과 이익을 더 쌓을 수 있었다. 지난해 매출 1110억원, 영업이익 148억원, 당기순이익 138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13.33%을 기록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별도 기준 재무제표 주석을 살펴봐도 에뛰드 손상차손 관련한 언급은 없는 상태다. 타법인출자법인 항목을 통해 공백으로 남겨뒀던 에뛰드의 장부가액 항목에 300억원이 반영된 것 정도가 변화다. 아모레퍼시픽그룹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는 자회사로 복귀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실적 반등에 성공하며 임직원들도 인센티브를 통해 보상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에뛰드의 감사보고서의 '충당부채' 내역을 살펴보면 '인센티브 충당부채' 내역이 눈에 띈다. 통상적으로 기업은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약속을 하고, 지출할 가능성이 클 경우 성과급을 충당부채로 인식한다. 이후 손익계산서에 미리 비용(인건비)으로 반영한다.


2023년 말 유동 인센티브 충당부채는 14억2245만원이다. 기초 장부가액은 유동이 12억5848만원으로 2023년 1억6397만원이 증가했다. 특히 2022년의 경우 기초 장부가액이 공백이다. 2021년 말 적자에 따라 인센티브가 제공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2022년부터 흑자가 나기 시작하며 임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지난해 규모가 더 확대된 것으로 해석이 된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과거 인기가 많았던 제품을 재출시하고, 모델을 재기용하는 등의 노력으로 주목을 받았다"며 "에뛰드는 시장 상황의 변화와 고객의 니즈에 따라 온라인과 오프라인 다양한 접점에서 고객을 만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 지난해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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