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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엔젤로보틱스, 보호예수 해제 앞두고 '폭풍전야'상장 8거래일까지 5만원대 후반 사수, 1개월 후 오버행 이슈 '주목'

성상우 기자공개 2024-04-09 08:03:15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5일 14:2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엔젤로보틱스의 상장 초반 주가 흐름이 꽤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상장 첫 날 올려놓은 주가를 아직까진 그럭저럭 잘 지켜내고 있습니다. 최근 5만원 후반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는 현 주가는 확정 공모가(2만원)의 3배에 가까운 수준이죠.

최근 코스닥 신규 상장 종목들을 보면 바뀐 거래소 규정 덕분에 상장 첫날 큰 상승폭을 누리는 곳이 많습니다.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수준에서 형성된 뒤 상한가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한 게 최대 상승폭(따상)이었던 기존 규정이 시초가(공모가)의 4배(따따블)까지 오를 수 있도록 바뀌면서 수혜를 본 종목들이 대부분이죠.

문제는 상장 첫 날 끌어올려놓은 주가 상승폭을 채 한 달도 되기 전에 반납하는 곳들도 많다는 점입니다. 올해 코스닥에 상장한 신규 종목 상당 수, 특히 기술특례 종목들에게서 이런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엔젤로보틱스 역시 바뀐 규정의 수혜주로 분류됩니다. 상장 첫날인 지난달 26일 따따블에는 실패했지만 오전 한때 공모가의 4배인 8만원에 근접하기도 했죠. 오후 들어 힘이 빠지면서 종가 6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지만 공모가의 3배를 훌쩍 넘는 가격이었습니다.

상장 둘째 날 이후의 주가 흐름도 눈여겨 볼 만합니다. 통상 상장 첫 주부터 급락세가 시작되는 곳들이 많은데 엔젤로보틱스의 주가는 그렇지 않았죠. 중간 중간 물량을 내던지는 기존 주주들 움직임이 보이긴 하지만 때 맞춰 반등이 나와주면서 급락 흐름은 가까스로 피했습니다.

상장 후 8거래일째의 종가는 5만9400원입니다. 확정 공모가의 3배 수준이죠. 현재까진 공모 ‘흥행주’로서의 면모를 지켜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엔젤로보틱스는 비상장 시절부터 LG전자가 투자한 로봇회사로 주목을 받았고 수요예측에서도 네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엔젤로보틱스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다만 아직은 상장 초반에 속합니다. 주가 추이는 더 지켜봐야하죠. 아직 대기 중인 잠재 물량이 있어 다음달부터 본격 하락세가 시작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특히 엔젤로보틱스의 경우 모든 재무적투자자(FI)들 잠재물량이 상장 한달 뒤부터 쏟아질 수 있는 보호예수 구조를 설정해놨기 때문에 다른 새내기주들보다 2개월차 이후의 주가 흐름에 더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습니다.

◇Industry & Event

엔젤로보틱스는 2017년에 설립된 웨어러블 로봇 전문 기업입니다. 창업 스토리는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스위스에서 열린 일종의 로봇 기능 경진대회 ‘사이베슬론’에서 공경철 대표가 동메달을 따내면서 그의 창업도 같이 시작됐죠. 이때 LG전자가 공 대표에게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창업 단계에서의 투자 유치도 이뤄졌습니다.

로봇공학과 임상의학 기술을 융합해 기술적 장벽이 가장 높은 의료시장에 진입한 뒤 산업현장(GEAR)을 비롯해 대중의 일상 생활(SUIT) 분야로 웨어러블 로봇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게 엔젤로보틱스의 사업 구상입니다.

핵심 제품군과 곧 상용화 예정인 주요 예상 라인업도 이 구상에 맞게 짜여져 있죠. 재활의료 전문 로봇인 ‘엔젤메디(angel MEDI)’를 비롯해 산업용 로봇 제품군인 ‘엔젤기어(angel GEAR)’ 그리고 일상 생활 보조용 로봇인 ‘엔젤수트(angel SUIT)’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축해 놨습니다.

기술 특례 상장 업체인 만큼 아직 유의미한 실적이 가시화되진 않았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론 50억원대의 매출에 6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다만 회사 측은 내년부턴 곧바로 흑자 전환을 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올해까진 이른바 ‘전략적 적자’죠. 내년부터 200억원대 매출 및 17억원대 영업이익을 낸 뒤 2026년엔 360억원대 매출에 100억원대 영업이익 수준으로 볼륨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입니다.

[자료=전자공시, 이베스트투자증권]

◇Market View

시장 시선은 일단 긍정적입니다. 무엇보다 로봇 업종이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에서 주목받는 섹터로 자리잡았기 때문이죠. 로봇 시장 개화와 맞춰 로봇 업체들의 성장세도 올해 이후부터 본격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기본 전제로 깔려 있습니다.

엔젤로보틱스의 경우 타깃 고객층이 뚜렷하고 그에 따른 핵심 제품 라인업도 확실하게 정립돼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실제 제품의 기능·성능에 대해서도 업계의 높은 평가가 이어지고 있죠. 적어도 ‘뜬구름 잡는’ 수준의 사업 전망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신규 종목답지 않게 상장과 동시에 다수의 증권사가 보고서를 앞다퉈 내놓고 있습니다. 신규 종목인 만큼 아직 주가나 실적 전망을 구체적으로 내놓진 않았지만 큰 틀에서의 성장 전망은 대부분 긍정적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초고출력 구동기 모듈, 인체공학적 UI, 착용자 맞춤 궤적 생성, 자세 측정 및 균형 유지 기능 등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 중”이라며 “대기업 레퍼런스 및 주요 부품의 기술 내재화 수준도 50% 이상 확보해 높은 진입장벽을 구축 중”이라고 기술력을 재조명했습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해 엔젤메디 누적 판매대수는 약 74대로 침투율 약 2.5% 수준”이라면서 “의료용 웨어러블 기기의 대중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침투율 확대에 따른 높은 매출 성장은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Keyman & Comments

엔젤로보틱스의 재무부문 키맨으로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권혁일 부사장을 꼽을 수 있습니다. 상장 준비를 앞둔 시기였던 2021년에 합류했죠. 현재는 4석의 사내이사 의석 중 한 자리를 맡고 있습니다.

권 부사장은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공인회계사로서 한영회계법인과 EY Detroit를 거쳤습니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진 두산에너빌리티의 재무본부 부장을 맡았고 2018년부터는 약 3년간 솔트룩스의 경영관리본부장을 거쳤습니다.


권 부사장은 이날 더벨과의 통화에서 "아직까지는 저희가 주가를 신경쓰면서 관리를 하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면서 "관망하는 자세"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다음달 나올 수 있는 '오버행' 이슈를 내심 의식하고 있는 눈치입니다. 그는 “저희 주가는 한달 뒤 오버행 이슈가 있기 때문에 그 이후에 본격적으로 관리를 할 수 있을 듯하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진 잘 방어되고 있다"고 덧붙였죠.

향후 사업 전망에 대해선 "증권신고서에 기재한 가이던스에서 특별한 변동은 없다"면서 "내년 흑자 전환 전망 등 실적 추이와 관련된 사업 계획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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