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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기업 밸류 분석]출렁이는 세코닉스 주가, 실체보다 기대감만 반영③사업 초반부터 파트너십 유지, 아직 구체적 성과는 없어

이상원 기자공개 2024-04-11 07:33:02

[편집자주]

테크(Tech) 기업은 원재료 가격과 판매단가에 따라 이익 변동 폭이 큰 경우가 많다.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 테크기업들은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만큼 밸류에이션도 글로벌 추이에 따라 움직인다. 주가를 밀어 올리는 원동력은 실적이지만, 글로벌 시장 트렌드 변화 속에서 기업의 기존 사업과 신사업 전략 등이 방향성을 잘 맞춰가고 있는지를 투자자들은 평가한다. 더벨은 각 테크기업이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밸류는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밸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요인과 변수는 무엇인지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8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초부터 세코닉스의 주가가 급상승세를 보이며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파트너사라는 점이 부각된 결과다. 연초 미국 정부가 현지에 판매되는 자동차에 중국산 부품 탑재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자 세코닉스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세코닉스는 2016년부터 엔비디아에 차량용 카메라 렌즈를 공급하고 있다. 이 소식이 알려진 시점부터 엔비디아가 시장의 주목을 받을 때마다 세코닉스의 주가도 함께 반응해 왔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 사업이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과도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 관련주로 주목, 자율주행 플랫폼에 렌즈 공급

엔비디아는 2016년 '드라이브 PX2'를 선보이며 자율주행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는 AI 딥러닝 기술을 접목한 세계 최초 차량용 슈퍼컴퓨터다. 두 개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해 구동시키는 방식이다. 세코닉스는 차량을 통제하는 보드에 탑재되는 카메라에 초기 렌즈 물량을 공급하며 엔비디아의 파트너사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만 하더라도 엔비디아는 하드웨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GPU 제조사라는 이미지가 강해 사업 초반 미국 현지에서 차량용 렌즈 확보가 쉽지는 않았다. 엔비디아는 해외로 눈을 돌렸고 이 과정에서 세코닉스를 만나게 됐다. 차량용 렌즈 매출 비중을 늘려가던 세코닉스도 초기 물량 공급을 받아들이며 양사 간 파트너십이 체결됐다.

이후 엔비디아에 대한 주목도가 커질 때마다 빠짐없이 세코닉스가 거론되며 주가도 연동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2018년 8월 8일 양사 간 협력 소식이 알려지자 시장은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세코닉스의 주가는 전일 대비 29.4%의 상승세를 나타내며 종가 기준 1만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세코닉스의 주가 변동에는 그동안 다양한 요인이 있었다. 과거 모바일용 렌즈 전문기업일 당시에는 삼성전자 갤럭시가 가장 큰 변수였다. 작년에는 고 박원희 회장에서 2세인 박은경 대표로 승계 작업이 마무리되자 주가가 크게 오르기도 했다. 그럼에도 엔비디아 관련주라는 점이 가장 큰 변동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부품사와 경쟁,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 필수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사업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분야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에서 핵심은 '드라이브 OS'다. 이는 차량 내 가속 컴퓨팅용 운영 체제를 의미한다. 현대차그룹, 볼보, 재규어랜드로버 등이 이를 차량에 적용했다. 다임러그룹과는 AI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별도로 개발 중이다.

세코닉스와 협력하는 분야는 엔비디아 드라이브로 불리는 하드웨어다. △254 TOPS(초당 테라 연산) 성능을 제공하는 SoC(System on a Chip) '엔비디아 오린(Orin)' △차세대 중앙 집중식 차량용 컴퓨터 '드라이브 토르(Thor)' △AI 컴퓨팅을 센서와 통합해 개발하는 '드라이브 하이페리온(Hyperion)' 등이 있다.

이중 세코닉스가 참여하는 제품은 카메라, 레이더, 라이더 등 센서가 탑재되는 드라이브 하이페리온이다. 세코닉스가 카메라 렌즈를 담당하고 있다면 레이더와 라이다는 각각 메타웨이브, 벨로다인이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자율주행 플랫폼 첫 제품을 선보인 지 9년이 흐르면서 카메라 렌즈 공급사도 다양해지고 있다. 초반 세코닉스 한 곳에서 현재는 '옴니비전(Omnivision)', '온세미(Onsemi)' 등 글로벌 기업들과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제는 세코닉스가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엔비디아가 소프트웨어와 달리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당장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AI 슈퍼컴퓨터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자율주행차 상용화 우선시 돼야 하지만 아직 완성차 제조사는 레벨3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엔비디아 관련주로 세코닉스 주가가 널뛰고 있지만 정작 엔비디아를 통한 가시적인 수익 창출은 먼 미래의 일인 셈이다.

세코닉스 관계자는 "아직 엔비디아와 파트너사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자율주행차가 언제 상용화될지 모른다"이라며 "실질적인 매출이 발생하면 당연히 주가에 반영돼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주라는 이유로 주가 변동이 잦아진다면 오히려 주주에게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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