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자동차 부품사 리포트]세코닉스, '스마트폰→미래차' 중심추 이동②기활법 적용 사업재편 승인, R&D 투자·인력 확충 추진

유수진 기자공개 2021-02-08 11:23:49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5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코닉스가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자동차용 카메라 부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확장을 가속화한다. 회사 성장의 주축이었던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 부문의 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다각화 차원에서 추가한 자동차 전장 부품이 회사의 미래를 이끌어 갈 것으로 보고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작년 말 '제28차 사업재편계획 심의위원회'를 열고 세코닉스를 포함한 23개사의 사업재편계획을 승인했다. 2016년 처음 도입한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구조변경이나 사업혁신으로 경쟁력을 높이려 하는 기업을 빠르게 지원하고자 해당 법을 제정했고 유효기간도 2024년까지로 연장했다.

승인기업은 절차 간소화, 규제 유예, 세제·자금 지원 등의 혜택을 받아 신사업 추진 등 사업재편에 돌입하게 된다. 정부는 이번에 선정된 23개사가 향후 5년간 약 2100명을 채용하고 3조1000억원을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세코닉스가 사업재편을 신청한 건 기존 주력 부문이던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 시장이 정체에 빠졌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현재 모바일용 카메라 렌즈와 자동차용 카메라(모듈·렌즈), 옵티컬 필름 등 3개 부문에 집중하고 있는데 하나의 축이 흔들리기 시작하며 개편 필요성이 야기된 것이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힘든 시간을 보낸 것도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속도를 내게 된 주요 계기다. 스마트폰 판매율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카메라 렌즈 또한 생산량을 줄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베트남 등 해외 자회사 역시 고객사 셧다운과 거래처 가동 중단 등의 이슈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냈다. 작년 3분기 기준 매출 2720억원, 영업손실 148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26% 줄고 적자전환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신제품 출시 등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이 하향이다. 작년 1~2분기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큰 폭 감소했다 하반기 일부 회복됐지만 전망이 밝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대부분의 평가다.

물론 2019년부터 스마트폰에 듀얼카메라, 트리플카메라 확산되며 판매량 대비 카메라 채용수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당분간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이에 세코닉스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안으로 성장성이 높은 자동차 카메라 부품을 낙점했다. 사실 자동차용 카메라는 기존부터 해오던 사업이기에 완전한 재편으로 보긴 어렵다. 다만 모바일 비중을 상대적으로 낮추고 친환경차나 자율주행차용 부품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측면에서 미래차 유관 사업을 키우려는 정부와 맥락이 일치한다.

1988년 설립된 세코닉스는 출범 초기 프로젝션 TV용 렌즈와 스마트폰 카메라용 렌즈 등을 생산·판매하며 사세를 확장해왔다. 자동차용 카메라 시장에 뛰어든 건 2005년이다. 당시 자동차업계에선 최고급 차량에만 카메라를 장착했는데 국내 생산차량에도 일본에서 수입해온 제품이 탑재되는 걸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특히 추후 화상처리 장치나 HUD, 항법장치 등과 결합된 고급옵션 기능이 급속도로 확산되면 휴대폰 이후 최대의 시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를 진행해 지속적으로 사업을 키웠다. 2016년에 자동차용 헤드램프 모듈을 생산하는 SAL(옛 에스지)를 인수하고 폴란드에 신설 법인도 설립했다.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세코닉스는 부문별 매출을 공개하지 않지만 이미 자동차용이 스마트폰용을 앞선 것으로 파악된다. 전체 실적을 견인하던 모바일이 자신의 자리를 자동차에 내준 셈이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전체 매출 중 40% 이상이 자동차용 부품에서 발생하고 스마트폰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증권업계 리포트 등에 따르면 세코닉스의 자동차용 부품 매출 비중은 △2013년 16% △2014년 25% △2015년 35% 등 빠르게 늘어왔다.

세코닉스 관계자는 "모바일 시장은 성장률이 둔화되고 자동차는 매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라며 "작년에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이 떨어졌는데 모바일의 영향일 뿐 자동차쪽은 견고히 유지됐다. 자동차에 방점을 찍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코닉스는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도 매출의 4% 이상을 R&D 비용으로 투입하는 등 꾸준한 투자를 이어왔다. 사내에 관련 연구소만 광전자연구소, 광기술연구소, OFD연구소, 메카센터 등 네 곳이 있다.


R&D에 대한 열정은 연구개발비 추이로도 확인 가능하다. 최근 다소 낮아지긴 했으나 2017년까진 매출의 6% 이상을 연구개발 비용으로 사용해 왔다. 작년에도 3분기까지 114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여기에는 연구원 출신인 박원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1939년생인 박 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대한전선과 대우전자에서 공장장과 품질경영본부장, 중앙기술연구소장 등을 30년 이상 지낸 인물이다. 이때부터 꿈꿨던 광학제품 국산화를 실현하기 위해 1996년 세코닉스(옛 세키노스코리아)를 인수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앞선 관계자는 "세 부문 모두 R&D 투자를 진행하지만 자동차 부문에 소속된 연구 인원이 더 많은 편"이라며 "매년 매출 대비 4% 이상을 연구개발에 쓰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