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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밸류체인 파트너]아이크래프트, 박우진 회장 잦은 하산에 빛바랜 주가②2022년부터 네 차례 대표이사 변경, 호실적에도 흔들린 리더십에 '고전'

노윤주 기자공개 2024-04-26 13:08:09

[편집자주]

글로벌 시장에 생성형AI 바람이 거세다. 기류를 제대로 탄 곳은 다름 아닌 엔비디아.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을 제치고 시총 3위에 올랐다. 그야말로 파란이다.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줄만한 이슈다. 하지만 가려져 있는 곳이 많다. 엔비디아 협력사로 SK하이닉스 정도만 잘 알려져 있다. 눈을 넓히면 엔비디아의 사업과 연결된 국내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과연 어떤 기업들이 있을까. 엔비디아 밸류체인에서 활약하는 국내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지배구조, 성장 전망 등을 내밀히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4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이크래프트는 '엔비디아 관련주'로 끊임 없이 언급되는 기업이다. 국내에 23개 밖에 없는 엔비디아 공식 파트너이자 이 중에서도 등급이 가장 높은 '엘리트 파트너'에 속한다.

주 사업모델은 엔비디아, 주니퍼 등 해외 IT 제조사의 제품을 수입과 맞춤형(커스터마이징) 공급이다. 엔비디아 제품의 수요가 증가할수록 아이크래프트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의 상황은 소위 '날아다닌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엔비디아의 기업가치와 주가는 연일 상승 중이다. 다만 수혜주로 꼽히던 아이크래프트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적 호조와 반비례하게 주가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배경에는 최대주주인 박우진 회장의 대표이사 사임과 선임 반복이 꼽힌다. 최근 2년 사이 리더십이 흔들렸던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KT 출신 박우진 회장, 통신서 AI까지 사업 키워

아이크래프는 박우진 회장이 2000년 설립한 기업이다. 당시 유망한 IT 벤처기업으로 꼽히면서 설립 5년만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숭실대학교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박 회장은 1988년 KT에 입사했다. 이 때 경험으로 인터넷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을 주 사업모델로 아이크래프트를 창업한다.

엔비디아 이전 아이크래프는 주니퍼 네트웍스의 핵심 파트너로서 성장해왔다. 주니퍼는 스위치, 라우터 등 통신 네트워크 장비를 만드는 글로벌 기업이다. 1996년 설립됐고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아이크래프트와 끈끈한 동맹을 맺었다. 아이크래프트는 주니퍼의 제품을 KT에 납품하는 등 성과를 냈다.

박 회장은 주니퍼에 이어 엔비디아와의 협력까지 체결하면서 회사 규모를 키웠다. 최대주주로서 지분율도 확대해갔다. 2005년 13.89%의 지분율을 갖고 있던 그는 2011년 17.62%, 2018년 19.42%로 지배력을 넓혀 갔다.


◇회사 지키던 오너의 잦은 '선임-해임' 반복

순항하던 아이크래프트 리더십은 2021년 하반기부터 이상징후가 포착된다. 같은해 9월 박 회장은 3일에 거쳐 장내매도를 통해 아이크래프트 주식 6만5377주를 처분한다. 매도 평균가는 5558원이었다. 약 3억6300만원을 유동화한 셈이다. 지분율은 19.42%에서 18.98%로 낮아졌다.

이듬해부터는 1년사이 대표이사 변경이 네 차례나 이뤄졌다. 2018년부터 유지하던 박우진, 성시훈 각자대표 체제이던 2022년 3월 박우진 단독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아이크래프트는 임기 만료에 따라 성시훈 대표가 사임했다고 공시했다.

같은해 7월에는 또 다시 단독대표에서 각자대표로 전환했다. 서익수 각자대표가 새로 취임했다. 서 대표는 아이크래프트 핵심 파트너사였던 한국 주니퍼 네트웍스 출신이다. 종속회사인 시엔스의 대표를 맡았던 핵심 임원이다.

이 체제도 오래가지 못했다. 4개월만에 박 회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대표이사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사회에서도 사임했다. 당시 박 회장의 친인척인 박진호 부사장도 이사회 사내이사에서 동시 사임했다.

이사회에서도 사임하면서 오너의 존재감이 흐려지는 듯 했으나 박 회장은 박진호 부사장과 함께 4개월 만에 회사로 돌아왔다. 아이크래프트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두 사람의 이사회 복귀를 결의했다. 또 서익수 단독대표에서 박우진, 서 각자대표로 다시 한번 경영 변화를 줬다.

다행히 더 이상의 리더십 변경은 없었다. 박우진, 서익수 각자대표 체제가 1년째 유지되고 있다. 오너가 경영 일선에 복귀했고 핵심 파트너사의 호조로 실적도 개선했다. 2023년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1386억원이었다. 2억5000만원 수준에 그쳤던 영업이익도 2023년 51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아이크래프트 주가는 엔비디아 호재와 실적개선 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서는 오너가 개인사로 사임과 선임을 반복한 게 회사 장점을 사그라들게 만들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급격한 대표이사 변동이 있기 전인 2022년 3월 회사 주가는 4287원이었으나 1년 뒤 3513원까지 하락했다. 박 회장의 복귀 후에도 힘을 쓰지 못하고 3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회사는 대표이사 변경에 대한 구체적 사유를 주주에게 공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벨은 2022년부터 1년 사이 단기간에 여러차례 대표이사가 변경된 것에 대한 이유를 물었지만 회사 IR 담당자는 "답변할 의무가 없는 것 같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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