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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기다리는 SK이노베이션]IRA '비중국산 분리막' 수혜 기다리는 SKIET④SK온 의존도 여전…한·일 배터리사와 공급 논의중

정명섭 기자공개 2024-05-03 07:31:10

[편집자주]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SK이노베이션의 재무부담을 키우고 있는 배터리 사업 이야기다. 공격적으로 투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적자 터널의 끝은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멈출 수는 없다. 배터리 사업에는 SK그룹 오너가의 의지가 담겨 있어 어떻게든 SK의 미래로 키워야 한다. 더벨은 SK이노베이션과 SK온의 배터리 사업 현황과 향후 전략 등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30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터리를 생산하는 SK온과 배터리용 분리막을 공급하는 계열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사업 성과는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 업황이 좋을 때는 실적이 동반 성장하지만 반대의 경우 배터리 계열이 한 번에 무너지는 결과가 초래된다. SK온 의존도를 최소화하는 게 SKIET의 최대 과제인 이유다.

SKIET의 신규 고객사 확보 성과는 아직 답보 상태다. 다만 향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보조금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비중국산 분리막' 수요가 점차 커질 것이란 점은 호재다.

◇SKIET 최대 과제 'SK온 의존도' 낮추기

SKIET의 올 1분기 분리막 출하량은 5000만~5500만㎡로 추정된다. 전분기보다 70%가량 줄어든 수치다. 작년 분기 평균 출하량(1억8000만㎡)과 비교하면 약 30% 수준이다.

SKIET가 생산한 분리막은 SK온 배터리에 들어가고, 이 배터리는 포드와 폭스바겐, 중국 완성차업체 전기차에 탑재된다. 즉 SKIET의 분리막 출하량이 감소했다는 건 전방 고객이 SK온 배터리를 덜 구매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포드와 폭스바겐 등이 작년 4분기에 배터리 재고를 쌓고 올 1분기에 재고를 소진하면서 같은 기간 SK온의 배터리 출하량도 전분기 대비 30% 줄었다. 현재 SKIET의 재고도 평소(통상 1개월치)보다 많은 수준이다.

SKIET 공장 가동률 저하는 회사의 현 상황을 보여준다. 올 1분기 SKIET의 국내 공장(청주·증평공장) 가동률은 30%대, 폴란드 공장 가동률은 60%대였다. 폴란드 공장의 경우 지난해만 해도 가동률이 70% 이상이었다. 같은 기간 중국 창저우 공장의 분리막 원단 설비 가동률은 30%대였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물량의 경우 현지 분리막 공급 과잉으로 내수에서 승부를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SKIET가 1분기 영업손실 674억원으로 어닝 쇼크(증권가 컨센서스 23억원)를 기록한 배경이다. 전방 수요 회복이 요원하다 보니 작년에 완공한 폴란드 2공장의 상업가동 일정이 올해 말에서 내년 초로 연기될 가능성도 나온다. 2공장 가동 여부에 따라 현재 짓고 있는 3·4공장 가동 일정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


현 경영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SKIET의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논캡티브 물량 확보와 비핵심자산 매각이다. SKIET가 생산하는 분리막의 80%가량은 SK온으로 향한다. SK온의 성과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사업 구조다. SKIET는 SK온 의존도를 50%까지 낮추는 게 목표다.

성과는 차츰 나오고 있다. SKIET는 작년 6월 북미 신규 고객사와 분리막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로 아직 분리막 공급 일정이 지난 4월에서 올해 2~3분기 중으로 연기됐다. 이외에도 SKIET는 현재 국내 배터리 제조사, 일본 배터리 제조사 등과 공급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과 계약은 올 하반기에, 일본 기업과 계약은 내년 초에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핵심자산 정리 측면에선 그간 신사업으로 추진해 온 플렉서블 커버 윈도(FCW)의 설비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FCW는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표면에 부착하는 보호필름이다. 폴더블폰 등에 주로 쓰인다. SKIET는 원매자와 실질적인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IET는 설비가 노후한 청주공장 일부 자산들도 매각해 사업 효율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결국 기회는 온다...'IRA 수혜'에 기대

SKIET가 기다리는 건 IRA상 수혜다. 중국 분리막 업체들이 미국 배터리 공급망에서 배제되면 분명 기회가 올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있다. 글로벌 분리막 시장에서 점유율이 약 70%에 달하는 중국 기업을 제외하면 국내 기업과 일본 아사히 카세이, 도레이, 스미토모화학 정도로 경쟁자가 확 줄어든다.

IRA 세부 규정을 보면 분리막은 전해액, 이차전지 셀, 모듈과 함께 '부품'으로 분류된다. 부품의 경우 보조금을 받으려면 북미 지역에서 생산과 조립이 이뤄져야 한다. 2024~2025년 60%, 2027년 80%, 2029년이면 100%까지 오른다. 2029년이면 완성차업체들이 북미 지역에서 생산한 분리막을 탑재한 배터리를 사용해야 온전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중국 등 해외우려국가(FEOC)에서 생산된 부품을 사용하면 보조금 수취가 불가능하다는 조항도 준수해야 한다.

SKIET는 2025~2026년경이면 비중국산 분리막을 원하는 완성차업체와 배터리 셀 제조사들의 공급 요청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SKIET는 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대선이 끝난 이후인 내년 초에 북미 배터리 공장 설립 계획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이 후보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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