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설득 다 부족했다"...이우현 회장의 바이오 M&A 성찰 "더 보수적 접근, 늦더라도 제대로"...태양광 폴리실리콘 연 15%씩 성장 전망
정명섭 기자공개 2024-05-14 17:46:09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4일 1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일을 추진하다가 예상치 못한 혼란을 겪었습니다. 원래도 보수적인 회사인데 더 보수적으로 변할 듯합니다."연초 한미약품그룹과 경영 통합을 추진하다 무산된 경험을 한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사진)의 성찰이다. 지난 1월 OCI홀딩스는 한미약품그룹과 전례없는 오너가 공동 경영을 선언하고 양사 통합을 추진했지만 한미약품 측 주주들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다만 제약·바이오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OCI그룹의 중장기 비전은 유효하다.
이 회장은 14일 서울 중구 OCI빌딩에서 열린 지주사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제약·바이오로 투자를 정진해야 하겠다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라면서도 "한미와의 통합 계획이 왜 잘 안됐는지, 우리가 뭐가 부족했는지 성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4/05/14/20240514171740144_n.png)
이어 "한미 주주분들이 '회사가 더 좋아지겠구나' 판단이 서면 찬성했을 텐데 결사적인 반대로 통합이 무산시켰으니 우리의 잘못이고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상대적으로 제약·바이오 업계의 마진율이 낮은 국내가 아닌 해외로 인수합병(M&A) 시선을 넓혔다. 미국과 동남아 지역에서 사업이 가능한 기업이 대상이다. 연매출이 약 1조5000억원 수준인 한미약품 규모의 회사가 후보군이다. 3년간 영업이익률 약 20%도 조건 중 하나다. 투자 이후 5년 내에 자금 회수도 OCI그룹의 경영원칙이다.
이 회장은 "(인수 후보 기업과) 시너지가 날지 조사해봐야 하고 경영진과 만나 심도 있는 의논을 해보려고 한다"며 "이번에는 조금 늦어지더라도 진중하게 접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룹의 주력 사업인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이 향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현재 말레이시아 공장의 가동률과 증설 물량의 '솔드아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의 가동률은 95% 수준이다. 2026년 이후 생산물량까지 이미 판매 계약이 끝났다. 미국이 중국산 폴리실리콘을 규제하고 있는 점이 기회요인이다.
이 회장은 "2005년도 전 세계 태양광 발전 시장 크기가 0.5GW였는데 2030년에는 1000GW로 예상돼 15년 사이 2000배 커지는 시장"이라며 "매년 15%씩 성장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성장 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말레이시아 공장 증설을 마치는 2026년이면 중국 업체와 원가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말레이시아 공장의 생산능력은 연산 3만5000톤 규모로 2027년경이면 5만6600톤까지 확대된다. OCI그룹은 2020년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거점을 군산에서 말레이시아로 옮겼다. 말레이시아는 한국 대비 전기료가 50%가량 낮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향후 자기주식을 추가로 매입·소각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OCI홀딩스는 지난 3월 이사회에서 오는 2026년까지 발행주식 총수의 5%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약 2% 규모인 400억원 규모 자기주식 매입에 대한 신탁계약이 우선 체결됐다.
이 회장은 "필요에 따라 더 적극적인 주주환원이 필요하다고 하면 2차 (자사주 매입·소각 프로그램)도 고려할 것"이라면서도 "그런 플랜을 추진하려면 우선 회사가 수익을 잘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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