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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병훈 신세계건설 대표, '수익성·재무건전성' 강조 임직원 이메일로 경영 계획 첫 공유…"현장 경영 집중, 그룹 프로젝트 선제적 대응"

이재빈 기자공개 2024-05-13 08:04:07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0일 10: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으로부터 쇄신 임무를 받아 새로운 CEO로 선임된 허병훈 신세계건설 대표이사(사진)가 최근 임직원들에게 사내메일을 통해 향후 계획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허 대표는 직원들에게 현장 중심 경영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주요 과제로는 수익성 확대와 미래 먹거리 발굴, 재무건전성 강화가 꼽혔다.

지난 9일 신세계건설은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신세계그룹 재무통으로 꼽히는 허 대표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대표이사 교체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허병훈호가 공식 출범했다.

이날 취임 일성이 발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허 대표이사는 임직원들에게 내부 이메일을 통해 장래 경영계획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된다.

그는 이메일을 통해 "향후 현장 중심 경영에 집중해야 한다"며 "면밀한 사업 관리를 통한 수익성 확대와 그룹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선제적 대응, 미래 사업 발굴 등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면밀한 사업관리를 통한 수익성 확대는 기존 프로젝트에 대한 관리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건설은 분양 경기가 침체된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상당한 규모의 공사미수금과 미청구공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사업장들의 자금 회수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라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기준 전년도 매출액의 5% 이상인 주요 사업장 공사미수금은 총 3188억원이다. 연간(2023년) 매출액 1조5026억원의 21.22%에 달하는 규모다. 미청구공사는 159억원을 기록했다.

공사미수금이 200억원 이상 발생한 주요 현장과 규모는 △대구 본동3 주상복합 647억원 △대구 삼덕동 주상복합 410억원 △구리갈매 지식산업센터 322억원 △오시리아 리조트현장 300억원 △대구 감삼동 주상복합 276억원 △대구 칠성동 주상복합 237억원 등이다.

올해 초 신세계건설은 사업장 전반에 걸친 리스크를 관리하는 전담 조직을 구성해 공사미수금 회수를 촉진하고 있다. 전담 조직은 시행사 등 관계자들과 협의해 프로젝트별 특성에 맞는 분양촉진책 재정립 등으로 분양률 증대를 노리는 중이다. 또 담보대출과 공매, 중도금대출 기표, 부실사업장 정리 등 방안을 다양하게 검토해 미수채권 회수와 잠재적 리스크 해소에 힘쓰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부채와 관련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 지난해 말 기준 신세계건설의 부동산 PF 우발부채 규모는 총 2500억원이다. 이 가운데 2200억원이 브릿지론 사업장에 제공돼 있다. 절대적인 규모가 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신세계건설의 별도 기준 자본총계의 2배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브릿지론 우발부채로는 경북 포항 주상복합 사업장 1700억원, 서울 목동 오피스텔 사업장 500억원 등이다. 포항 사업장은 지난 2월 신용보강 규모를 2000억원으로 확대하고 만기를 2025년 2월로 연장한 상태다. 목동 사업장의 만기는 오는 6월로 설정돼 있다. 신세계건설은 2022년 8월과 지난해 8월 각각 포항과 목동에 신용보강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신세계건설은 포항 사업장의 경우 부동산경기 및 금융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포항시와 면밀히 사업진행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목동 사업장은 배타적 독점적 시공권 반납하면서 시행사가 대체 시공사를 구하는 중이다.

원가 관리도 개선이 필요한 분야다. 신세계건설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원가는 1조6155억원이다. 매출원가가 매출액을 7.5% 웃도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신세계건설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87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120억원을 기록했던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

신세계그룹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선제적 대응은 지주사와 긴밀한 연계를 지속할 것에 전망되는 부분이다.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로 당분간 신규 일감 확보에 난항이 예상되는 상황인 만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그룹사 일감 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는 것이다.

미래 사업 발굴은 중장기 목표로 설정됐다. 실적과 재무건전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신세계건설의 자체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안정적인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허 대표는 이메일 말미에서 재무건전성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한 추가 유동성 확보 등 미래 재무건전성 강화 방안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재무건전성 강화는 신세계건설이 당면한 가장 큰 과제다. 지난해 수익성 악화로 자본은 크게 줄어든 반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차입을 확대하면서 부채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2019년 293.6%였던 신세계건설의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2020년 278.3%, 2021년 266.6%, 2022년 265%로 꾸준히 개선되고 있었다. 하지만 2023년 부채비율은 976.2%로 치솟았다.

모수가 되는 자본총계가 2837억원에서 1170억원으로 58.8% 급감한 여파다. 손실이 누적돼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163억원의 이익결손금이 설정됐다. 2022년 이익잉여금이 1504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1년새 1667억원의 자본이 증발한 셈이다.

부채총계도 7519억원에서 1조1418억원으로 51.9% 증가하면서 부담을 키웠다.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유동부채는 6806억원에서 9117억원으로 34% 증가했다. 단기차입금이 515억원에서 1700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하면서 재무지표 악화를 야기했다. 비유동부채 중에서는 회사채 1700억원이 새로 발행된 점이 부채총계 증가의 원인이다.

다만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재무건전성 개선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영랑호리조트 흡수합병을 통해 현금 및 현금성자산 729억원을 확보했다. 또 만기가 2년 이상인 사모사채를 수차례 발행해 2000억원의 유동성을 추가로 확보한 상태다.

지난 4월에는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레저 사업부문을 1820억원에 양도했다. 지난해 말 지표에 올해 실행된 재무건전성 개선작으로 유입된 유동성 수치를 단순 합산하면 신세계건설의 부채비율은 360.8%로 개선된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불안정한 부동산 경기 장기화에 대비해 미분양 촉진, 추가 자금 마련 등 연내 추가적인 유동성 개선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선제적인 진단을 통해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를 재무적 리스크에도 대응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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