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오너가 분쟁]소액주주 만난 임주현, 핵심은 'R&D' "한미정신 지킨다"조직 안정화 약속, 신약연구 및 BD 자신감…주가 하락 사과, 주주정책 확대
김형석 기자공개 2024-07-26 18:20:29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6일 1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사진)이 경영권 분쟁 이후 처음으로 소액주주와 만났다. 그가 소액주주들에게 설파한 키워드는 결국 연구개발(R&D) 경쟁력이었다. 한미약품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 역시 신약에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경영권 분쟁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에 대해 유감을 나타내며 배당 등 소액주주들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외부 요건 속 FDA 4건 승인받아, R&D 성과 강조
임 부회장은 26일 오후 경기도 화성 한미약품연구센터에서 소액주주 모임 대표단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자리는 이틀전 임 부회장이 소액주주 모임을 이끄는 이준용 대표와 교감을 나눈 끝에 성사됐다.
한미약품그룹 측에선 임 부회장을 비롯해 최인영 R&D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소액주주 측에선 이 대표와 소액주주 연대 플랫폼인 액트의 이상목 대표 등이 착석했다.
임 부회장은 여전히 차분한 목소리로 소액주주들에게 사안들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본인의 이력을 먼저 설명하면서 인사부터 R&D, BD 등을 모두 돌아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설득했다.
그는 "경영권 분쟁과 상속세 이슈 등 여러 이슈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상황에서도 R&D에서 많은 업적을 이뤘다"며 "조직을 빠르게 안정화해 한미 가치를 재조명하고 주주친화 정책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가 강조한 건 R&D였다. 그는 올해에만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4건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글로벌에서 한미약품의 R&D 역량을 보여준 성과라고 자부했다. 신약 개발을 통한 '한미'의 정체성을 확고히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고 있다고 평가했다.
R&D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소액주주측에선 핵심 인력 유출과 기술수출(L/O) 감소 등을 우려했다. 임 부회장은 인력 몇명의 교체로 R&D 정신이나 역량이 흩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 부회장은 "R&D 핵심 인력인 5명의 본부장은 짧게는 12년, 길게는 30년 이상 한미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이라며 "과거 주력이던 1세대 인물들이 떠났다고 해서 한미의 R&D 역량이 줄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득했다.
이어 "기술수출은 무조건 해야하지만 어떤 파트너사가 좋을지, 어떤 시점에서 라이선스 아웃 하는게 좋을지에 대해서 여러 가지 검토해야 하는 만큼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부 신약 파이프라인의 경쟁력도 언급했다. 대표적인 신약 물질은 M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GLP-1/GCG)다. 이 물질은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인슐린 분비 및 식욕억제를 돕는 GLP-1 수용체와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 작용제다.
임 부회장은 "지난해 6월 시작된 에피노페그듀타이드 글로벌 임상 2b상의 사이트를 빠르게 확대해 목표한 환자 대부분을 모집했다"며 "파트너사인 머크(MSD)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제약사에 비해 개발은 늦었지만 현격한 차별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키플레이어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과 비교 '소통' 원한 주주들, 친화정책 약속한 '임주현'
이날 소액주주 측은 과거 셀트리온 사태 등을 거론하며 소통채널 확대를 강조하기도 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주기적으로 주주들과 소통하면서 주주들의 신뢰를 얻었다는 얘기다. 셀트리온과 한미사이언스의 시총 격차 배경을 '소통'에서 찾았다.
이에 대해 임 부회장은 IR을 비롯해 주주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향후 IR 등 주주들과 정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주환원 관련해서 작년 하반기부터 검토를 하고 있다"며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주주의 신뢰 회복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 후 소액주주측은 임 부회장과의 대화에서 큰 진전을 남겼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준용 소액주주 연대 대표는 "개별 파이프라인의 진행 상황 등 임주현 부회장이 R&D 현황에 대해 이렇게 세부적으로 알고 있을지 몰랐다"며 "향후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경영진과의 오해를 해소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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