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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의 변신]단숨에 7000억 투자, 그 뒤엔 달라진 재무②순금융비용 업계 유일 마이너스…'은행 차입'으로 재원 마련 가능

이호준 기자공개 2024-05-17 07:33:09

[편집자주]

'호실적'은 거저 얻는 게 아니다. 특히 코로나 시기 도미노처럼 스러졌던 항공기 제조사라면 호실적은 다시 차곡차곡 쌓아 올린 노력의 결과물이다. 하늘과 우주로 진격 중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두고 하는 말이다. KAI는 세계 각국으로 수출 영토를 넓히기 시작한 뒤로 성장성과 이익을 보는 핵심 지표가 대폭 개선됐다. 글로벌 군비 경쟁이 지속되면서 앞으로 더 큰 기회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더벨은 실력과 위상이 확연히 달라지고 있는 KAI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4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작년에 내놓은 설비투자 계획은 업계를 놀라기 하기에 충분했다. KF-21 '보라매' 공급 준비를 위해 3년간 약 7000억원을 쓰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신감은 '탄탄한 재무'에서 배경을 엿볼 수 있다. KAI는 작년 말까지 실질적인 무차입 경영을 해 왔다. 올해 초 순차입금이 플러스(+)로 전환되긴 했지만 아직도 차입에 기대는 정도는 적다. 또 앞서 체결된 수출 계약에 따라 들어올 선수금도 많이 남아있다.

◇부채 부담 양호한 수준…순금융비용 유일하게 마이너스

KAI의 순차입금은 작년 말까지 마이너스(-)에 머물러 있었다. 순차입금은 기업의 총차입금에서 보유 현금을 뺀 금액이다. KAI의 경우 차입금보다 현금이 더 많았단 얘기다.

올해 1분기 순차입금은 728억원으로, 재작년 말 이후 처음 플러스(+) 전환했다. 다만 지난 2010년대 후반 이후 KAI의 순차입금이 1500억~5000억원대에 있었단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 부채도 충분히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 차입금의존도도 아직 10%대 수준이다.

(단위:억원, 출처: 사업보고서)

재무가 탄탄해진 가장 큰 계기는 단연 폴란드와의 FA-50 48대 수출계약이다. KAI는 재작년 4분기에 선수금 약 1조2000억원이 납입되자 차입 부담 해소에 나섰다. 이 덕에 KAI의 올해 1분기 총차입금은 약 6100억원으로, 1년여 만에 5000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돈 들어올 곳도 아직 더 있다. 완제기 쪽만 봐도 폴란드의 요구에 맞춘 FA-50 나머지 36대, 말레이시아향 FA-50 18대 등이 납품 일정에 따라 미래에 수취할 현금이다. KAI는 현재 이집트 등과도 FA-50 수출을 논의하고 있어 계약에 따라 선수금을 받을 수 있다.

차입의 필요성이 적다 보니 나가는 비용도 적다. KAI의 금융비용은 연 200억원 이상 발생해 왔는데 이자수익을 고려한 순금융비용은 작년 말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이 기간 국내 주요 방산 기업들 중에서 순금융비용이 음수를 기록한 회사는 KAI가 유일하다.

◇'보라매' 대량 공급 가시화…투자 재원은 '은행 차입'

차입 여력에 넉넉한 여유가 생긴 만큼 KAI는 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내놓은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이 가장 대표적이다.

KAI는 작년 초 분기보고서에서 2023~2025년 설비투자 규모가 약 1조1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 금액은 작년 말 사업보고서를 통해 약 7000억원 정도로 축소된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2023년 407억원, 2024년 3386억원, 2025년 3184억원 등이다.

KAI는 현재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대량 공급을 가시화한 상황이다. 다음 달 1차 양산 계약을 맺고 생산에 착수해 오는 2028년까지 40대를 공군에 납품할 예정이다. 자연스럽게 사천 고정익 공장의 생산라인을 증설해 생산성을 높일 필요성이 생겼다.

(KF-21 '보라매' 시제 6호기. 출처: 방사청)

KAI는 항공기 부품을 제작할 때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치공구 투자를 제외하면 은행 차입금으로 대부분의 설비투자 재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건물·구축물(2087억원)와 기계(2352억원), 공기구비품(1623억원) 등이 은행 차입 고려 대상이다.

올해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우호적인 업황이 전망된다는 점도 KAI가 통크게 베팅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KAI는 1분기 영업이익 480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48%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3.41%에서 6.49%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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