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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필립모리스는 지금]'히츠→테리아' 세대교체로 수익성 강화 '쐐기'②생산공정 효율화·신제품 집중 위해 단종, '고마진 전환' 속도

홍다원 기자공개 2024-06-11 07:18:59

[편집자주]

'담배 연기 없는 세상'을 위한 전자담배 시장 경쟁이 뜨겁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2017년 한국필립모리스가 1세대 아이코스를 출시한 이후 후발주자들이 뛰어들면서 형성됐다.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국필립모리스는 기존 '히츠' 제품 단종을 결정하며 신형 전자담배로 세대 교체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변화의 전환점에 선 한국필립모리스의 전략과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7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필립모리스가 전자담배 시장을 주도해 온 첫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세대교체에 나서고 있다. 기존 구형 기기 아이코스에 사용되는 스틱 제품인 '히츠' 생산 중단을 결정하면서다. 가격이 높은 신형 기기 '아이코스 일루마'와 '테리아' 생산과 판매에 집중해 수익성 개선에 쐐기를 박겠다는 전략이다.

일루마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제품이 매출로 반영되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신형 기기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만큼 실적 퀀텀점프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형 기기와 호환 불가능한 히츠, '생산 중단' 결정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국필립모리스는 3월 국내에서 생산되는 총 16종의 모든 히츠 상품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직전까지 생산했던 주력 제품 4종(그린·블루·실버·퍼플)도 단종 수순을 밟았다. 편의점 등 소매점에 남아 있는 재고가 모두 소진되면 완전히 단종될 예정이다.

아이코스와 히츠는 한국필립모리스가 2017년 6월 국내에 처음 선보인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와 기기에 사용하는 담배형 스틱 제품이다. 연초 고형물을 이용해 특수 제작된 담배인 히츠를 아이코스에 넣어 불에 태우지 않고 증기 형태로 데운다.

담배 연기나 재가 나오지 않아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차세대 담배로 각광받았다. 출시 이후 아이코스는 한국필립모리스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아 매출 확대를 견인해 왔다. 실제 아이코스 출시 전인 2016년 6792억원에 그쳤던 매출액은 2017년 8382억원으로 1년 만에 23% 급증했다. 2018년에도 8706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외형 확장을 이어갔다.

실적 확대를 이끌었던 히츠 생산 중단을 결정한 점이 눈에 띈다. 이러한 결정을 내린 건 전자담배 세대교체를 위해서다. 그간 아이코스의 최대 단점으로 꼽혔던 잔여물 청소가 필요없도록 기능을 개선한 신제품 '아이코스 일루마'와 전용 스틱 제품 '테리아'를 출시했기 때문이다. 일루마와 히츠는 호환되지 않는다.

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일루마.
생산 공정 과정에서 효율성을 더하고 신제품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인 결정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신형 기기인 아이코스 일루마와 테리아는 기존 제품보다 판매가격이 높다. 더 큰 이익을 낼 수 있는 만큼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아이코스는 5만9000원이었지만 '아이코스 일루마'는 9만9000원으로 4만원 더 높다. 6만9000원인 '아이코스 일루마 원', 13만9000원인 '아이코스 일루마 프라임' 등 구형 기기보다 가격이 낮은 제품은 없다. 4500원이던 히츠 역시 4800원인 테리아로 대체됐다.

실제 일루마 출시 효과가 반영돼 2023년 한국필립모리스 수익성은 큰 폭으로 개선됐다. 2022년 453억원이던 순이익은 2023년 891억원으로 96% 급증했다. 돋보이는 점은 매출원가와 판관비 등 고정비용 부담이 늘어났음에도 이익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2022년 3461억원이던 매출원가는 2023년 4088억원으로 18%, 판매관리비 역시 2599억원에서 2760억원으로 6% 증가했다.

◇'33.9회→34.2회' 높아진 재고자산회전율

제품 판매가 원활하게 이뤄진 점도 한몫했다. 할인과 보상판매 전략 등을 적극적으로 전개한 덕에 재고자산이 감소했다. 2023년 재고자산은 8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152억원) 대비 43%나 줄어든 수치다.

따라서 재고자산회전율도 개선됐다. 재고자산회전율은 매출원가를 기초와 기말 재고의 평균값으로 나눠 산정한다. 2022년 한국필립모리스의 매출원가(3461억원)를 재고자산의 평균값(101억원)으로 나눈 회전율은 33.9회다. 이에 따른 재고자산회전일수는 10.76일이다. 재고자산이 매출로 바뀌는 데 평균 열흘 가량이 소요된다는 의미다.

2023년에는 매출원가(4088억원)를 재고자산 평균값(119억원)으로 나눈 회전율은 34.2회로 높아졌다. 재고가 매출로 반영되는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회전일수도 10.67일로 줄어들면서 재고자산이 매출로 바뀌는 시간을 소폭 단축했다.


신형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지속적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히츠 생산을 중단한 대신 신제품 포트폴리오는 꾸준히 늘려 나가고 있다. 아이코스 일루마 한정판 '네온', 테리아 캡슐형 신제품 '테리아 아버 펄' 등 여러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일루마의 선전이 한국필립모리스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만큼 이번 히츠 생산 중단 결정이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분석된다. 선택지가 사라진 전자담배 소비자들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높은 신제품으로 판매를 전환하기 위해 기존 제품을 단종하는 경우는 많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은 물론 마케팅 측면에서도 한 가지 제품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일루마와 호환되지 않는 히츠 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테리아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소매점에 여전히 재고가 남아 있기 때문에 올해 말까지는 히츠 제품도 구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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