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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필립모리스는 지금]탄소저감 시설 구축·비연소 전환해 'ESG' 집중④말보로 매출 앞지른 아이코스, 2025년 비연소 매출 비중 절반 목표

홍다원 기자공개 2024-06-13 08:39:06

[편집자주]

'담배 연기 없는 세상'을 위한 전자담배 시장 경쟁이 뜨겁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2017년 한국필립모리스가 1세대 아이코스를 출시한 이후 후발주자들이 뛰어들면서 형성됐다.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국필립모리스는 기존 '히츠' 제품 단종을 결정하며 신형 전자담배로 세대 교체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변화의 전환점에 선 한국필립모리스의 전략과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2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필립모리스가 제품 혁신을 통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담배가 인체는 물론 환경에도 유해한 만큼 기존 담배보다 유해성을 줄인 '불로 태우지 않는 담배'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히츠와 테리아 등 아이코스용 스틱 담배를 제조하는 양산 공장에 1억원을 투자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힘쓰고 있다.

비연소 제품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처음으로 글로벌 본사인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필립모리스) 기준 아이코스 매출이 대표 연초 제품인 말보로 매출을 넘어서기도 했다. 필립모리스는 2025년까지 전체 담배 매출 중 비연소 제품 비중을 5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주력 제품 말보로 '판매 중단'이 목표

말보로는 필립모리스의 대표 제품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담배로 꼽히기도 했다. 그런데 야체크 올자크 필립모리스 회장은 2021년 말보로를 10년 안에 영국 소매점 진열대에서 사라지게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담배 회사가 담배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힌 점이 의아하지만 그만큼 연초 담배 시장이 정체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매출을 견인하는 대표 제품 퇴출을 회장이 직접 밝힐 정도로 비연소 전자담배로 전환하기 위한 의지가 큰 셈이다.

유해 물질 배출은 물론 흡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연기 등 연초가 연소하는 과정에서 나오기도 한다. 소비자의 가장 좋은 선택이 담배를 끊는 것이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담배에서 유해성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필립모리스의 이러한 판단은 ESG 경영과도 맥이 닿는다. 필립모리스는 일반 담배보다 더 나은 대체재를 개발하고 상용화하기 위해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연구개발(R&D)에 총 9조6000억원을 투자해 왔다. 일반 담배 생산을 줄이고 대체 담배인 비연소 담배 생산 확대를 위해 10조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투입한 셈이다.

이를 통해 개발한 건 헬스콘트롤(HeatControl) 기술이다. 담배를 연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6000개 이상의 유해물질을 제어해 비연소 제품 아이코스를 출시했다. 한국필립모리스에 따르면 아이코스는 일반 담배보다 유해하거나 잠재적으로 유해한 물질 발생이 평균 95% 감소한 제품이다.

한국필립모리스 역시 2017년 아이코스를 출시한 이후에도 제품 개발에 꾸준히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집중하고 있는 건 양산 공장 투자다. 양산 공장은 글로벌 담배회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설립한 담배 제조시설이다.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에 준공한 미세 녹조류를 활용한 친환경 탄소 저감 실증화시설.
2018년 히츠 생산 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3000억원을 투자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아이코스 전용 담배 히츠를 생산하는 건 양산 공장이 유일하다. 양산 공장은 일반 담배를 대체하는 전자담배 전초 기지 역할을 맡고 있다. 신제품인 테리아를 생산해 해외로도 수출하고 있다.

양산 공장을 기반으로 꾸준히 친환경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탄소 발생을 줄이기 위해 2023년 양산 공장 부지를 제공하고 1억3000만원을 투입했다. 경상남도 양산시청, 한국환경공단,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과 협업해 양산 공장 안의 미세 녹조류를 활용한 탄소저감 실증화 시설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해당 시설에는 미세 녹조류, 재상수, 태양열을 활용하는 친환경 기술이 적용됐다. 또한 수돗물 대신 폐수 재이용수를 활용하고 태양광 발전 전력만으로 가동하고 있다.

◇꾸준한 ESG 통합 보고서 발간, 비연소 매출 확대 박차

이에 더해 ESG 경영 전략을 담은 보고서를 지속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필립모리스는 2016년부터 '통합 리포트(Integrated report)'라는 제목으로 보고서를 내왔다. 글로벌 전반의 ESG 전략이 담긴 것으로 2021년에는 한국필립모리스도 첫 번째 보고서를 발간했다.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ESG 전담 조직을 두고 있는 것은 물론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ESG 통합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보고서 발간 이후에는 한국필립모리스는 2022년, 2023년 통합 보고서를 통해 ESG 전략을 꾸준히 발표했다. 2023년 통합 보고서에서 돋보이는 점은 글로벌 필립모리스의 비연소 제품 사용자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 0.2%로 시작했던 비연소 제품 사용자 비중은 2021년 21.7%, 2022년 24.9%, 2023년엔 28.6%까지 확대됐다.


특히 2023년 한 해 동안 비연소 제품 판매로만 벌어들인 순수익 비중 역시 36.4%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32.1%보다 4.3%p 늘어난 수치다. 2015년에는 1% 미만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가파른 것으로 보인다. 필립모리스는 오는 2025년까지 비연소 제품 비중을 절반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러한 목표 달성 시기는 빨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아이코스 매출이 말보로 매출을 넘어선 데다가 전자담배 점유율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필립모리스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기준 아이코스 매출은 말보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코스와 말보로의 정확한 매출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100억달러를 기준으로 아이코스가 말보로 매출을 웃돌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많은 연초 소비자가 전자담배로 이동하고 있는 양상이다. 실제 필립모리스 2024년 1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27.4%를 기록했던 전자담배(HTUs) 매출 비중은 2024년 1분기 33.1%로 전년 대비 20.9% 증가했다.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 아이코스 일루마 신규모델 출시에 따른 효과가 나타난 덕이다.

필립모리스는 IR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4년은 아이코스에게 획기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아이코스 일루마 판매에 더해 아이코스 3 제품의 미국 테스트 등 대규모 제품 판매는 물론 일본 일루마 신규모델 출시에 따른 점유율 상승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신규 모델 출시에 따른 교체 시기, 건강에 대한 관심, 적은 연기와 냄새 등으로 전체 담배 시장에서 전자담배 점유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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