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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치 않은 '속도조절', 기회 엿보는 롯데EM 투자 지연에 반토막 난 1분기 CAPEX, 자금은 이미 준비 완료

김위수 기자공개 2024-06-14 08:30:01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2일 16: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롯데EM)는 스페인을 유럽 거점으로 삼고 연산 3만톤(t) 규모의 동박 공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이미 공장 설립에 돌입했어야 했으나 아직 착공조차 하지 못한 상태다.

롯데EM은 투자가 시작되는 시점에 곧장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을 비축해 둔 상태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동박 시장의 공급과잉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남은 자본적지출(CAPEX)에 대해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있다.

◇지연되는 투자, 1분기 CAPEX 전년 대비 '반토막'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며 롯데EM 역시 시장의 확장에 발맞추기 위해 설비증설을 진행해 왔다. 2019년 첫 해외거점인 말레이시아에 1공장을 준공했고, 지난해 말 현지 공장이 총 6개로 늘어났다. 여기에 더해 스페인에 공장을 세우겠다는 계획도 세워둔 상태다.

증설이 활발하게 이뤄지며 롯데EM의 CAPEX도 늘어나는 모습이었다. 2020년까지 1000억원대였던 연간 CAPEX 규모는 2021년 2107억원, 2022년 2913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CAPEX는 총 2248억원이 집행됐다. 최근 3년간 집행된 CAPEX는 총 7268억원으로 분기 평균 약 605억원이 투입된 셈이다.


하지만 올 1분기 롯데EM의 CAPEX는 360억원에 불과했다. 지난 3년간 지출한 CAPEX에 비해 현저히 적은 금액이다. 지난해 1분기 롯데EM이 지출한 CAPEX(708억원)와 비교하면 반토막이다. 말레이시아 공장의 준공으로 굵직한 투자가 끝난 데 더해 스페인 공장의 착공이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EM의 계획과 달리 현지 정부와의 인허가 협상이 지연되며 공장 착공 시점도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롯데EM이 목표로 하는 2025년 준공 일정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롯데EM은 협상이 끝나는 즉시 공장 설립에 돌입할 수 있도록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대한 계획한 기일내에 공장을 세우겠다는 목표다. 투자에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금은 이미 내려보낸 상태다. 지난해 롯데EM의 스페인 법인은 지난해 12월 세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5331억원을 확보했다. 스페인 공장 설립에 필요한 총금액은 56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상 투자를 위한 재원은 이미 마련된 상태다.

◇"스페인 공장 최고로"

내부적으로 스페인 공장 설립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 다행일 수 있다고 보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시작된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본격화되며 이차전지 시장 자체가 부진한 상황이다. 수요 자체가 줄어들었는데, 동박 시장의 저가경쟁은 이어지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뿐만이 아니라 국내 기업들도 쌓인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단가 경쟁에 나서고 있다"며 "동박 사업의 수익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20년까지만 해도 10%에 육박했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영업이익률은 올 1분기 1.8% 수준에 그쳤다. 2417억원의 매출로 최고 기록을 세우고도 영업이익은 단 43억원에 불과했다. 당분간 실적이 극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본의 아니게' 이뤄지는 투자 속도조절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 김연섭 롯데EM 대표이사도 공장 설립이 지연되는 동안 준비를 보다 철저히 해 스페인 공장을 최고 수준으로 짓자고 독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의 경우 RE100(신재생에너지 100% 사용)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대한 압박이 더 강한 편이다. 이를 차질 없이 대비하는 동시에 고객사 확보에 집중하며 이르면 2026년경 본격화될 유럽 사업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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