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SK에너지 1년만 CEO 교체 '이례적', 방향성 재조준 10년 만에 이공계 출신 CEO, '본원적 경쟁력' 집중

김위수 기자공개 2024-10-25 08:16:1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4일 14: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에너지의 최고경영자(CEO) 교체는 잦은 편이 아니었다. SK이노베이션의 모태 사업인 정유업을 담당하는 계열사기도 하고, 매출 및 영업이익 규모가 가장 큰 계열사이기도 하다. SK그룹 내 무게감 있는 인물이 SK에너지의 대표이사를 맡는 사례가 많았다. SK에너지에서 보다 큰 계열사로 영전하거나 3~5년의 임기를 지낸 뒤 자리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24일 단행된 SK이노베이션 사장단인사에서 1년 만에 SK에너지 CEO 교체가 이뤄졌다. 달라진 사업환경의 영향이다. 특히 10년 만에 이공계 출신 CEO를 내세우며 정유업 본원적 경쟁력 강화로 방향을 재조준했다.

◇SK에너지, 이례적으로 빠른 CEO 교체

SK에너지가 정유업을 맡는 별도법인으로 출범한 뒤 1년 만에 CEO가 교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초대 SK에너지 대표이사인 박봉균 전 사장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대표이사 직책을 유지했다. 이후 정철길 전 부회장이 반년여간 임시적으로 SK에너지를 맡다가 김준 부회장이 SK에너지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김 부회장은 SK에너지 대표이사로 1년 6개월여를 지냈다. 임기가 길지는 않았지만 김 부회장의 경우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으로 이동한만큼 '영전'의 성격이 강했다. 이후 승진에도 성공하며 SK에너지는 부회장을 배출한 계열사가 되기도 했다.

다음 CEO로 선임된 조경목 전 사장은 SK㈜ 재무1실장 출신이었다. SK㈜ 재무1실장 자리는 그룹의 핵심 리더로 발탁되는 엘리트코스로 꼽혀왔다. 조대식 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이성형 SK㈜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 채준식 SK에코플랜트 CFO 부사장 등이 SK㈜ 재무1실장을 거쳤다. 조 전 사장은 2018년부터 5년간 SK에너지를 이끌었다.

정유업의 경우 실적이 외부적인 환경에 좌우되는 경향이 크다. 전반적인 경기 흐름, 유가 및 정제마진에 실적이 결정된다. 2020년 2조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SK에너지는 단 2년후인 2022년 2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그간 CEO들이 대체로 짧지 않은 임기를 이어온 것은 실적을 곧장 성과로 연결 짓기 어려운 업계 특성 등이 반영됐다고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다른 정유사들도 비슷한 양상을 나타낸다.

이번 SK이노베이션 사장단 인사를 통해 1년만에 SK에너지 대표이사가 교체된 점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SK에너지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급박하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안이다.

◇10년 만에 이공계 출신 CEO, '본원적 경쟁력' 집중

SK에너지의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인물은 생산 전문가로 꼽히는 김종화 SK에너지 울산CLX 총괄 부사장(사진)이다. 한양대학교에서 공업화학을 전공한 뒤 1994년 유공으로 입사, SK에너지 엔지니어링 본부장, SK이노베이션 안전·보건·환경(SHE) 부문장, SK지오센트릭 최고안전책임자(CSO) 등을 거쳤다.

SK에너지가 10년 만에 맞는 이공계 출신 CEO다. 2014년 임기를 마친 박봉균 전 사장은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에서 화학공학 분야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SK에너지의 마지막 이공계 CEO였다.

이후 SK에너지를 거친 김 부회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으로 사업 및 전략, 비즈니스 등을 두루 담당했다. 조 전 사장 역시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SK그룹에서는 재무 관련 업무만을 담당해 왔다. 연세대 법학과 출신 오 전 사장은 포트폴리오 관리 및 BM혁신 등의 업무를 SK그룹에서 맡았다.

10년 만에 이공계, 특히 현장 전문가를 수장으로 내세운 것은 그만큼 정유업 본원적 경쟁력 회복이 절실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리밸런싱으로 투자 계획의 재검토 및 비용 감축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무리한 신사업 추진보다는 효율적인 운영과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 정유업의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유가 변동과 같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수익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