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집단 톺아보기]한화 3형제, 그룹 최대주주 등극 시나리오는②개인법인 '한화에너지' 활용성 부각…한화 지분 매각·현물출자 가능성
김소라 기자공개 2024-07-16 08:05:01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9일 07:5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 총수 3세 경영 시나리오에 '한화에너지'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총수 일가 3세 3형제가 지분을 전량 보유한 그룹 내 유일한 법인이기 때문이다. 3형제가 지분을 온전히 보유한 만큼 향후 경영 승계에 대비한 지배구조 재편 작업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결국 이는 3형제가 그룹 최상위 주주로 올라서는 작업이다. 현재 지주사 격인 '한화' 최대주주는 지분 22.65%를 가진 김승연 회장이다. 향후 후대 경영이 안정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김 회장의 아들인 3형제가 한화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화에너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추가 취득에 나섰다. 이미 한화에너지는 단일 주주로 김 회장에 이어 2대 주주인 가운데 유의미한 규모의 지분을 추가 확보하는 상황이다. 이는 결국 뒷단의 총수 일가 3형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아울러 한화에너지가 최상위 지배법인으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는 그림이다.
한화 그룹은 크게 '한화에너지→한화→한화생명'으로 이어지는 지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그룹 내 주요 지분 관계 및 사업 규모 면에서의 핵심 계열사만 단순 도식화한 내용이다. 한화에너지는 이달 기준 한화 지분 9.7%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한화는 아래로 여러 사업 법인을 거느리고 있다. 이 가운데 자산총액 기준 그룹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한화생명에 대해 43.2%의 지배력을 확보했다.
최상위 지배 법인 간 연결 고리는 이달을 기점으로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한화에너지는 이달 말까지 한화 주식을 추가 취득할 계획이다. 기존 보유한 주식분의 약 83% 규모인 600만주를 공개 매수 방식을 통해 매입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계획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경우 한화에 대한 한화에너지 지분은 기존 9.7%에서 17.7%로 8%포인트 상승한다.
이같은 상황을 단순 가정했을 때 향후 승계 과정에서 한화에너지의 쓰임새는 더욱 높아진다. 3형제가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오르는 동시에 한화에 대한 지배력도 공고히 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어서다. 구체적으로 합병, 현물출자 등 여러 갈랫길을 두루 검토해 볼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세금 발생 이슈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취사선택할 여지가 높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히는 것은 한화에 대한 한화에너지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이미 3형제가 한화에너지 지분을 100% 갖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배지분을 확보한다면 3세 경영에 대비한 공고한 수직 지배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결국 현재 총수 일가가 가진 한화 지배지분을 한화에너지로 넘겨야 한다. 이달 기준 김 회장과 세 자녀가 가진 한화 지분은 31.84%다. 이미 9.7% 지분을 갖고 있는 한화에너지는 41%대까지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공개 매수분까지 단순 고려하면 당장 한화에너지가 확보할 수 있는 한화 지분은 50%에 달한다.
세부적인 방법으론 매각 혹은 현물출자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이는 한화에너지 입장에서 총수 일가 지분을 취득하기 위해 이용 가능한 방법이다. 매매 대금을 지급하고 한화 지분을 사오는 식이다. 총수 일가 역시 이 거래에서 별도 양도세 납부 이슈가 없어 유리하다.
가장 최근 사업일 종가 기준 총수 일가 보유분 금액은 약 6900억원이다. 한화에너지는 이를 취득할 수 있는 자금력을 갖췄다. 올 1분기 말 연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300억원 수준이다.
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한 가외 자금을 활용할 여지도 있다. 한화에너지가 한화 그룹 내 자체적으로 수 십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소그룹으로 자리잡은 만큼 이를 지렛대 삼아 현금을 추가로 확충하는 식이다. 일례로 한화에너지가 지배하는 화학 업체 '한화임팩트' 장부가액은 지난해 말 기준 1조1000억원이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 일환으로 이를 한화에 매각하거나 혹은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대규모 현금 확충 계기를 만들 수 있다. 한화에너지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한화시스템' 지분도 지난해 말 기준 4200억원치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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