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ting Watch]'흔들렸던' SK온 등급, 3사 합병으로 '일단 방어''트레이딩·엔텀 합병' 적자폭 감소…상향 조정은 배터리 본업에 달렸다
김슬기 기자공개 2024-07-24 13:51:04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2일 07:1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SK온을 살리기 위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을 합병하기로 하면서 향후 신용등급 개선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SK온의 경우 현재 신용등급 A+로 평가받고 있지만 각 신용평가사의 등급 하향 트리거에 근접해 있는만큼 재무구조 안정화가 필요했다.이번 합병은 당장 SK온의 차입부담을 완화하고 영업적자폭을 줄일 수 있다는 부분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SK온의 본업인 배터리 사업에서의 영업실적 회복과 추가적인 자본조달을 통한 재무안정성 개선을 보여줘야만 신용등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만성 적자 SK온, 캐시카우 트레이딩인터내셔널 덕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최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각각 오는 11월 1일, 2025년 2월 1일에 합병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원유 및 석유 제품 전문 트레이딩 회사이며 SK엔텀은 탱크터미널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세 회사 모두 SK이노베이션 산하에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 지분을 89.5%,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의 지분을 100%씩 보유하고 있다. 합병되는 곳들의 자산규모는 SK온에 비해 적다. 하지만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경우 매출 규모나 이익창출력이 뛰어난만큼 SK온의 재무 숨통을 트여줄 핵심카드다.
SK온은 2021년 10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부문이 불적분할되면서 설립됐다. 2022년과 2023년 매출은 7조6178억원, 12조8972억원이었고 영업적자는 1조727억원, 5818억원이었다. 올해 1분기에도 3315억원 규모의 적자가 지속됐다.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에도 7조원대의 투자가 이뤄질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간 40조~50조원의 실적을 내고 있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합병은 SK온에 도움이 된다. 특히 2022년과 2023년 영업이익은 6163억원, 5746억원이며 차입금 규모는 크지 않다. 오히려 현금성자산 등을 고려한 순차입금이 마이너스(-) 8000억원 등으로 집계된다. 재무부담은 적은 대신 영업적자를 방어하게 된다.
◇ 최근 2년새 채권 조달 적극…등급 상향까진 멀다
SK온은 지난해 공모 회사채 시장에 데뷔한 뒤 적극적으로 부채자본시장(DCM)을 활용하고 있는만큼 등급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점에선 긍정적일 수 있다. 지난해 10월 공모채로 2000억원, 올해 3월 3000억원을 조달했고 지난달 사모 신종자본증권으로 5000억원을 조달했다.
현재 SK온의 신용등급은 신용평가사 3사 모두 'A+, 안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용평가사별로 계열사의 비경상적 지원가능성을 반영해 자체 신용도 대비 1~2 노치(notch) 상향됐다. 올해 정기 신용평가에서 등급 전망 조정이 이뤄지지는 않았으나 이미 각 신용평가사에서 보고 있는 하향조정 조건 등을 일부 충족시켰다.
한국기업평가는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7배 초과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고 수율 안정화 지연 등으로 주요 시장에서의 지위가 약화될 경우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봤다. 상향 변동요인은 순차입금/EBITDA 1.5배 이하, 차입금의존도 27.5% 이하다. 현재 EBITDA가 마이너스인만큼 해당 배수 산출이 불가능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영업적자 지속과 순차입금의존도 50% 상회할 것으로 전망될 경우로 제시했다. 상향조건은 EBITDA마진율 10% 이상, 순차입금의존도 30% 이하다. 한국신용평가는 차입금의존도 60% 초과할 경우 하향 가능성이 있고 순차입금/ EBITDA배수 4배 미만일 경우 상향조정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2023년말 기준 순차입금의존도는 34.2%였고 올해 1분기말 기준 43.3%였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50%, 53%다. 다만 합병 후에도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거나 적자가 줄어드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등급 상향 조건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현재 등급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수준인 것이다.
민원식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연간 60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SK온의 영업손실 규모가 이를 대부분 상회하고 있다"며 "영업실적 하방 지지에 일부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신용도 방어를 위해서는 자체 사업펀더멘털 개선과 자구책 시행을 통한 추가적인 재무부담 완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등급 상향을 위해서는 결국 배터리 사업 개선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 역시 "합병을 통한 연결 이익창출력 개선 등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주력 배터리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동반되어야만 SK온 신용도 하향 압력이 궁극적으로 해소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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