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Red & Blue]플랜티넷, 딥페이크 우려 확산에 주가 '훨훨'유해 콘텐츠 차단 기업, 3거래일 만에 주가 57.3% 상승

이종현 기자공개 2024-09-03 08:50:59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30일 08:3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유해 콘텐츠 차단 기업 플랜티넷의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26일 2050원이었던 주가는 29일 종가 기준 3225원으로, 3거래일 만에 57.3%나 올랐습니다.

이와 같은 주가 상승은 지난 26일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성범죄 이슈가 부각된 영향입니다. 일반인의 사진·영상을 음란물과 합성해 텔레그램 대화방으로 공유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딥페이크 범죄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중인데요. 음란물 차단과 딥페이크 관련 기술을 갖춘 플랜티넷이 수혜 기업으로 주목받은 영향입니다.

플랜티넷의 주가가 급격히 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플랜티넷은 2021년에도 단기간 내 급상승한 일이 있습니다. 2020년 발생한 'N번방 사태' 이후 관련 법제가 마련됨에 따라 수혜 기업으로 꼽힌 영향인데요. 당시 4000~5000원대를 오가던 주가는 14000원 이상까지도 올랐는데요. 2022년 진행된 무상증자를 고려하면 2000원대를 형성하던 주가가 7000~8000원 대까지 뛰었습니다.


하지만 플랜티넷은 급등한 주가를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플랜티넷의 실적이 상승세를 보이긴 했으나 높은 기대를 만족시키진 못했기 때문인데요. 2021~2022년에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고 2023년 이후에는 줄곧 2000원대를 유지했습니다.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에 거래량도 크게 감소해 일일거래량은 드물게 10만주 이상, 평균 만 단위를 보이게 됐습니다.

주가가 뛴 최근 3거래일에는 거래량도 폭증했습니다. 27일 448만7756주, 28일 2561만4044주가 거래됐는데요. 주가 급등 직전일인 26일 하루 거래량이 5947주인 것과 대조적입니다.

변동성 확대에 외국인, 기관 모두 관망하는 모양새입니다. 3거래일 동안 기관 투자자는 2만5204주를 순매수했고 외국인 투자자는 3만1219주를 순매도했는데요. 거래량을 고려하면 주가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개인 투자자는 상승 첫날인 27일에는 7만7023주를 사들였지만 28일 7만7093주를 매도하는 등 매수와 매도,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Industry & Event

플랜티넷은 2000년 설립한 인터넷 서비스 기업입니다. 2005년 코스닥에 상장했는데요. 국내 최초로 인터넷망을 통한 유해사이트 필터링 서비스를 상용화했습니다. 네트워크 차단 방식의 유해 콘텐츠 차단을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는데요.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업자에게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사용 환경 변화에 따라 플랜티넷은 단순 유해사이트 필터링에서 벗어나 유해 영상 스트리밍 차단, 인텔리전트 트래픽, 보안소켓계층(SSL) 암복호화 등 여러 솔루션을 출시하며 사업을 다각화했습니다. N번방 사태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마련된 정부 연구개발(R&D) 과제를 다수 수주하며 기술을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플랜티넷의 실적은 2020년부터 꾸준히 우상향 중입니다. 2020년 매출액 240억원에서 2021년 285억원, 2022년 313억원, 2023년 330억원으로 최대 매출 기록을 연거푸 경신하고 있습니다. 늘어난 수익은 R&D에 재투자하는 중인데요. 연초 인공지능(AI) 연구를 위한 'AI 테크랩'을 신설했습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N번방 사태 이후 진행된 정부 R&D 사업이 올해 마무리된다는 점입니다. N번방 사태 이후 매출 상승은 어디까지나 플랜티넷이 기보유했던 유해 콘텐츠 차단 서비스에서 발생했습니다. 사태 당시에는 기술적 한계로 텔레그램과 같은 폐쇄 공간에서 유통되는 음란물을 잡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때문에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해 정부가 R&D 과제 사업을 진행했는데요. 당시 개발했던 기술이 이번 딥페이크 이슈에 쓰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플랜티넷은 유해 콘텐츠 차단 사업과 별개로 자회사인 플랜티엠을 통한 광고·전자잡지 사업 확대에도 공을 들이는 중인데요. 이를 위해 연초 김진해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을 부회장으로 영입했습니다. 기존 사업을 캐시카우로 삼고 신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쇄신도 진행됐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와의 협업이 눈길을 끕니다. 플랜티넷은 삼성전자와 디지털 사이니지를 위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2018년부터 삼성전자 제품이 전시되고 있는 전국 매장의 기기 대기화면을 마케팅 채널로 활용할 수 있도록 운영·관리하는 'Shop DS 스크린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최근에는 매거진 스트리밍 서비스 '모아진'을 출시했는데요. 국내외 잡지를 음악·영상처럼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플랜티넷은 모아진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사업 강화에 힘을 쏟는 중입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Z 시리즈' 출시에 발맞춰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이후 AI를 통한 실시간 번역과 취향에 따른 잡지 추천 등 서비스도 추가할 예정입니다.

◇Market View

최근 플랜티넷을 다룬 증권사 리포트는 없습니다. 2023년 12월 나이스디앤비가 시가총액 5000억원 미만의 중소형 기업에 대한 투자정보 확충 차원에서 기술분석보고서를 발간했고 그 이전에는 2021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김준호 나이스디앤비 연구원은 12월 보고서에서 플랜티넷을 두고 "사이버 범죄와 악성코드 확산 등 사이버보안 위협 증가로 유해 콘텐츠 차단에 대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플랜티넷의 핵심 키맨은 올해 플랜티넷에 합류한 김진해 부회장입니다. 창업주 김태주 회장의 러브콜을 받고 올해 합류했죠.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을 지낸 모바일 영업 전문가로 플랜티넷의 신규 사업을 지휘하고 있습니다.

더벨은 최근 주가 상승과 향후 계획 등을 묻기 위해 김진해 부회장에게 연락을 시도했습니다. 다만 김진해 부회장의 개인 사정으로 직접 통화를 하진 못했는데요. 대신 전성훈 전략기획실장을 통해 일부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전성훈 실장은 "딥페이크 규제와 같은 소식이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슈가 발생한 것부터 실제 매출 발생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N번방 사태 때 나온 국책과제 중 딥페이크 관련 기술 사업은 내년 말까지다. 이로 인한 비즈니스 기회는 내후년쯤 누릴 듯하다"면서도 "그래도 이미 연구개발이 진행 중인 만큼 N번방 때처럼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최근 주가가 크게 올랐다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여전히 낮다(PBR 0.72배). 아직도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업가치에 대한 확신을 주면 주가는 훨씬 더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준비 중인 게 많은데, 구상 중인 신사업이 본격화되면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습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