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S 국산화 외길 30년]사업형 지주회사 청사진 '반도체 후공정'②넥스틴 매각 추진 이후 M&A 계속 도전
김혜란 기자공개 2024-09-06 08:50:02
[편집자주]
APS 그룹이 출범 30주년을 맞았다. 1994년 코닉시스템에서 시작해 지금은 18개의 상장·비상장 계열회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했다. 지난 30년간 '기술보국'을 기치로 내걸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2차전지 장비 국산화에 기여하며 APS만의 길을 만들어왔다. 오는 10월 1일 창립기념일을 앞두고 있는 APS를 만나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3일 12: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PS는 '사업형 지주회사'를 표방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아니지만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를 넘어 실질적인 사업회사로 거듭나는 게 APS가 제시하는 비전이다.정기로 ASP 회장은 "올해 남은 시간 동안 외부 사업을 APS로 내재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반도체 후공정 장비사 인수·합병(M&A)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어드밴스드패키징(Advanced Packaging) 등 공정기술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반도체 후공정 분야에서 계속 기회를 찾는다는 얘기다. M&A를 통해 인수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국내 반도체 산업 밸류체인 강화에 기여하는 역할을 계속 모색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배당·임대 수익 넘어 자체 사업 모델 구축
APS의 전신은 1994년 설립된 코닉시스템이다. 코닉시스템의 첫 사업 아이템인 반도체 장비 제어 소프트웨어 '이지클러스터(EasyCluster)'는 계열사인 코닉오토메이션이 담당하고 있다. APS 그룹 매출의 탄탄한 기반인 반도체 급속열처리 장비 RTP(Rapid Thermal Processing), 액정표시장치(LCD) 액정주입장비 ODF(One Drop Filling),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레이저결정화(ELA) 장비는 자회사인 AP시스템의 사업영역으로 넘어갔다.
APS는 자체 사업으로 파인메탈마스크(FMM)와 오리고랩(Origo Lab) 사업부를 갖고 있다. 오리고랩은 건물 유리벽이나 에스컬레이터 등에 필름형 투명LED(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설치사업을 영위한다. 하지만 이들 사업부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각각 약 2억원의 매출을 내는 데 그쳤다.
정 회장은 "내년까지는 (두 사업부를) 끌고 가겠지만, 가능성이 안 보이면 과감하게 정리하든 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옮길 것"이라며 "APS의 적자를 만드는 요인을 없앨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100% 자회사였던 APS머티리얼즈를 합병해 내부 FMM 사업부가 흡수하도록 한 결정도 이 같은 사업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APS의 올해 상반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약 66억원, 영업적자 약 30억원을 냈다.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자회사 AP시스템과 넥스틴, APS머티리얼즈, 비손메디칼 등과 손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과 상표권 사용수익, 부동산 임대료 수익이다. 성장을 위해선 자체 수익 모델을 만드는 게 관건이다.
◇에스알 내재화가 신호탄, 매물 계속 물색
APS는 우선 내부에 장비사업부를 신설해 지난달 인수한 웨이퍼(반도체 원판) 절단 장비 기업 에스알의 사업을 도와 자체 수익 모델을 만들기로 했다. 에스알은 복수의 글로벌 반도체 패키지·테스트 외주업체(OSAT) 퀄리피케이션(품질검사)을 통과했지만, 대형고객사에 자체적으로 대응하기엔 규모나 여건 상 어려움이 많다는 게 APS의 판단이다. 해외 시장 네트워크와 영업기반이 있는 APS가 에스알의 장비 사업을 돕고, 여기에서 나오는 매출을 APS 수익으로 잡는다는 그림이다.
APS가 지분 13.93%를 보유한 반도체 후공정 검사장비 업체 넥스틴도 매각을 계속 추진하고 '제2의 넥스틴'이 될 매물을 물색 중이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KCGI에 매각하기로 하고 주식매매계약(SPA)까지 체결했으나 인수자가 인수대금을 마련하지 못해 딜이 무산된 상태다. 하지만 매물에 관심을 보이는 곳이 많아 박태훈 넥스틴 대표의 1대 주주 지위가 보장될 수 있는 구조로 여러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 지분을 쪼개 파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스틴 매각 이후에도 반도체 후공정 장비 섹터에서 신사업 기회를 찾을 예정이다. APS 측은 "창업주가 은퇴를 앞두고 승계 어려움에 직면한 기업 중 괜찮은 곳을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회사를 인수해 내부 사업부로 통합하거나 협업하는 구조를 만들어 매출로 잡히게 한다는 게 사업형 지주회사를 내건 APS가 그리는 청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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