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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맞은 한국앤컴퍼니]신사업 추진 핵심서 계륵된 한온시스템②본업 경쟁력 약화에 주가 하락…투자금 2.8조, 현재 시총보다 많아

고설봉 기자공개 2024-09-19 08:12:48

[편집자주]

한국앤컴퍼니가 변곡점에 섰다. 주력인 타이어산업의 성장성이 둔화된 가운데 신사업 추진도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지배구조 리스크로 경영권이 안정화되지 않으면서 확고한 미래비전 구현도 애를 먹는 모습이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하고 사명을 변경하며 2021년 새롭게 출범했지만 이후 성장통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앤컴퍼니 현황을 짚어보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추진 중인 전략들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2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 핵심은 한온시스템 인수다. 조 회장은 2014년 한온시스템 지분을 공동인수하며 종합 자동차부품사 도약의 밑그림을 그렸다. 주력인 타이어에 더해 공조시스템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하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조 회장의 신사업 추진은 9부 능선에서 고비를 맞는 모습이다. 온전한 경영권 확보를 위해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한온시스템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이지만 진통을 겪고 있다.

또 다른 변수는 한온시스템의 본업 경쟁력 약화다. 한온시스템은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지분을 인수한 이후 매년 기초체력이 저하되고 이다. 매출은 늘어났지만 수익성 지표들은 매년 저하되는 모습이다. 올 상반기 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주가는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10년 공들인 한온시스템 인수 목전에 터져나온 변수

조 회장이 주도해온 한온시스템 인수가 난기류에 빠졌다. 전기차 캐즘 여파로 한온시스템의 본업 경쟁력이 약화하고 그에 따라 주가가 하락하면서 딜(Deal)이 꼬이기 시작했다. 당초 2014년 조 회장이 한앤컴퍼니와 공동으로 한온시스템 지분을 인수할 때 맺었던 약정가보다 현재 주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앤컴퍼니그룹 안팎에선 한앤코가 제시한 한온시스템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시장에서 형성된 주가 대비 너무 높은 값에 한온시스템을 사온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온시스템 주가는 지난 8월 9일 최근 10년래 최저인 3800억원을 기록했다. 현재는 4000원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앞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은 지난 5월 3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한온시스템 지분(50.5%)의 절반(25%)을 한국타이어에 1조3679억원에 넘기는 안을 의결했다. 이어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유상증자에 참여해 3651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 12.2%를 추가로 취득하기 위해서다.

한국타이어가 한앤컴퍼니로부터 지분 25%를 인수하고, 유상증자로 신주 12.2%를 확보하면 단숨에 한온시스템 지분 50.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한국타이어는 2014년 1조617억원을 투자해 한온시스템 지분 19.5%를 확보한 바 있다.

그러나 딜은 막판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와 한앤컴퍼니가 맺기로 했던 주식매매계약(SPA) 본계약 체결 시한이 무기한 연기됐다. 지난달로 예상했던 유상증자 납입도 미뤄졌다. 막판 가격 협상을 놓고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의 구주와 신주 1억9859만여 주를 확보하는 데 투입하는 금액은 1조7330억원이다. 기존에 투입한 자금 1조377억원을 더하면 인수가 총액은 2조7707억원이 된다. 이를 통해 얻는 한온시스템 지분은 50.5%다.

한온시스템 시가총액은 지난 11일 종가 기준 2조1512억원으로 집계됐다. 상장 주식수 5억3380만주에 11일 종가 4030원을 곱한 결과다. 시총보다 9000억원 가량 더 많은 돈을 투입해 지분 절반만 얻는 셈이다. 조 회장은 이 정도 가격으론 딜을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완의 꿈으로 남은 포트폴리오 다각화, 기회비용은

결과적으로 조 회장의 한온시스템 인수는 2014년 이후 약 10년간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집행된 투자금 1조617억원은 10년동안 묶여 있었다. 2014년 당시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지분 19.49%를 취득하기 위해 1조617억원을 투입했다.

투자 자체에 대한 평가도 좋지 않다. 한국타이어가 평가한 한온시스템 지분 장부가액은 2015년 1조770억원에서 2019년 1조1046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다. 2023년 1조291억원으로 취득원가보다 낮아졌다.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론 1조377억원을 장부가로 설정해 놓았다.

약 10년이란 기간동안 1조원 넘는 자금이 묶여 있었지만 사업적으로나 외형적으로 한국타이어가 얻은 것은 거의 없다. 여전히 경영권을 완전히 인수하지 못해 신사업 추진도 막막한 상황이다.

한온시스템 지분 취득에 따라 그동안 한국타이어는 배당금을 수취하며 투자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2016년부터 연간 평균 300억원 가량씩 배당금을 수취했다. 올 6월말 현재 누적 배당금은 2831억원이다. 초기 투자금 1조617억원 중 2831억원을 회수했지만 여전히 7786억원이 묶여 있는 셈이다.

문제는 딜이 좌초될 경우다. 그동안 투입된 자금의 기회비용이 큰만큼 유무형의 손실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타이어사업에서 종합 자동차부품사로 도약한다는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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