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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새 판 짜는 남화토건]'IPO 장기화' 한국C&T, 최재훈 대표 체제 역할론 '부상'오너일가·계열사 재원 지원, 대신증권 주관사 선정 후 '잠잠'…수원 주상복합 개발 사업 눈길

신상윤 기자공개 2024-09-23 07:55:18

[편집자주]

창립 78년의 '남화토건'이 지배구조 새 판을 짠다. 오너 2세인 최재훈 대표가 경영권에 이어 최대주주 지위까지 확보하면서 부친과 숙부가 일궈온 남화토건의 미래를 다시 그리고 있다. 다만 최 대표가 뒤늦게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경영 수업을 받는 3세 승계 구도를 구축하는 데도 시간이 빠듯한 상황이다. 더벨은 다시 꾸려진 남화토건 지배구조를 통해 변화와 미래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9일 09: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재훈 남화토건 대표가 지배력을 구축하는 데 비상장 계열사 '한국씨엔티(한국C&T)'를 동원한 배경을 두고 이목이 쏠린다. 지분을 증여받은 일부 친인척들이 증여세를 낼 자금이 없자 한국C&T가 증여된 주식을 사줘 현금화시킨 것이란 게 남화토건 측 설명이다. 결과적으로는 최 대표가 남화토건과 남화산업으로 이어지는 지배력 정점에 오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C&T는 앞서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기업공개(IPO)를 준비했던 만큼 이번 행보에 이어 보폭을 추가로 넓힐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C&T는 국내 슬래그 시멘트 전문기업으로 50년 가까이 성장한 중견기업이다. 댐이나 대규모 콘크리트 공사에 사용되는 슬래그 시멘트를 전문으로 생산한다. 면 또는 코마사 같은 방적(紡績)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업력은 길지만 비상장 기업인 탓에 인지도는 높지 않다.

다만 한국C&T는 최근 남화토건 오너일가 지배구조 구축에 동원돼 눈길을 끌었다. 남화토건은 오너 2세인 최재훈 대표가 경영권을 행사했지만 지배구조는 최근까지 불완전했다. 숙부인 최상준 명예 회장이 최대주주로서 이름을 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5월 최 명예 회장이 남화토건 주식을 직계 자녀에게 나눠서 증여하면서 최대주주는 최 대표로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최 명예 회장의 자녀들이 증여세를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 불거지자 한국C&T가 동원돼 증여됐던 주식들을 사들인 것이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최 대표는 경영권에 이어 남화토건 최대주주로 자리를 잡았다. 아울러 최 대표는 '남화토건→남화산업→한국C&T→남화토건'으로 순환되는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본업의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반으로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한 한국C&T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한국C&T는 지난해 매출액 1921억원, 영업이익 17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2.4%, 영업이익은 90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1.9% 증가한 167억원으로 집계됐다. 슬래그 시멘트 사업의 호조에 힘입은 결과다. 지난해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등 유동성은 800억원이 넘는다. 한국C&T가 오너일가의 지배구조 구축과 현금화 지원 등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한국C&T는 이번 거래로 남화토건 지분율이 1.79%에서 6.4%로 늘어났다. 남화토건 지배구조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최 대표가 올해 73세로 비교적 고령인 데다 오너 3세인 최홍석 남화토건 상무와 최현석 남화산업 이사 등을 중심으로 승계 구도가 꾸려질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한국C&T 역할론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한국C&T는 2019년 10월 대신증권을 주관사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 현재는 주관사 선정 이후 다음 행보를 이어가진 않고 있지만 풍부한 유동성 등을 보유하고 있어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한국씨엔티는 남화토건이 보유했던 광주광역시 북구 일곡동 758-12번지 외 12필지를 약 101억원에 매입하며 유동성을 공급해 줬다.

여기에 한국C&T는 100% 자회사인 '도시재생개발'을 통해 경기 수원시 팔달구 교동에서 주상복합빌딩 개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무궁화신탁을 통한 관리형 토지 신탁 형태로 진행 중인 주상복합빌딩 개발 사업에는 한국C&T가 지난해 말 기준 326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나타난다.

해당 사업의 시공사는 남화토건이다. 공사비가 333억원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도시재생개발이 한국C&T에서 빌려 사업비로 남화토건에 지급한 것으로 풀이되는 거래로 해석된다. 수원 교동 주상복합빌딩은 LH가 매입 약정을 체결하고 있어 사업비 회수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풀이된다.

남화토건 관계자는 "한국C&T는 남화산업의 지분법 평가 기업으로 배당 등 이익을 분배받고 있는 상황으로 아직 IPO 진행 일정 여부는 결정된 것이 없다"며 "자회사(도시재생개발)가 진행하는 부동산 개발 시행 사업 마무리 등이 필요한 상황으로 한국C&T의 IPO는 계속 추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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