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새 판 짜는 남화토건]최재훈 대표, 숙부가 직계에 증여한 주식 되찾았다한국C&T 동원해 매수, '경영권·지배력' 모두 확보…순환출자 구조 형성
신상윤 기자공개 2024-09-19 07:27:44
[편집자주]
창립 78년의 '남화토건'이 지배구조 새 판을 짠다. 오너 2세인 최재훈 대표가 경영권에 이어 최대주주 지위까지 확보하면서 부친과 숙부가 일궈온 남화토건의 미래를 다시 그리고 있다. 다만 최 대표가 뒤늦게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경영 수업을 받는 3세 승계 구도를 구축하는 데도 시간이 빠듯한 상황이다. 더벨은 다시 꾸려진 남화토건 지배구조를 통해 변화와 미래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2일 14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남권에 거점을 둔 중견 건설사 '남화토건'이 지배구조를 바꿨다. 고(故) 최상옥 창업 회장의 동생인 최상준 명예 회장 중심으로 꾸려졌던 지배구조를 창업주 2세 중심으로 재구축하는 작업이다. 고(故) 최 창업 회장의 장남인 최재훈 대표를 최대주주로 남화토건과 계열사들이 일대 변화를 맞았다.관련 업계에 따르면 남화토건의 손자회사 한국씨엔티(한국C&T)는 이달 초 최정식 씨 등 9명으로부터 남화토건 주식 53만9976주(4.61%)를 장외에서 사들였다. 장외 매매에 참여한 이들은 최재훈 남화토건 대표의 친인척들이다. 23억원 상당의 주식 거래로 한국C&T는 남화토건 지분율을 1.79%에서 6.4%까지 끌어올렸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한국C&T가 거래한 상대방과 주식의 출처다. 최정식 씨 등은 최 대표의 친인척들이다. 이들은 최 대표의 숙부인 최상준 명예 회장의 직계 가족들로, 남화토건 주식 121만7860주를 증여받았으나 절반에 가까운 주식을 다시 한국C&T로 넘긴 것이다.
한국C&T와 장외 거래에 참여한 최 명예 회장의 직계 가족은 증여받은 12명 중 9명이다. 그리고 9명 중 5명은 최 명예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주식을 전량 한국C&T로 넘겼다. 이들은 남화토건 주식을 한국C&T에 넘기면서 넉 달 만에 적게는 8600만원에서 많게는 5억9000만원을 현금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최 명예 회장의 직계 가족들이 증여받은 주식에 대한 증여세를 납부할 재원이 부족한 탓에 발생한 거래다. 증여세 납부 기한을 앞두고 한국C&T가 주식을 매수해 이들은 현금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남화토건 최대주주는 최 명예 회장에서 최 대표로 변경됐다. 최 대표로선 부친이 세운 남화토건 지배력을 다시 회복한 셈이다. 이달 초 기준 최 대표가 16.81% 지분율을 가진 단일 최대주주인 가운데 형제 및 친인척을 포함한 특수 관계인이 남화토건의 58.86%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1938년 12월생인 최 명예 회장은 친형인 고(故) 최상옥 창업 회장의 뒤를 이어 남화토건을 경영했다. 창업주인 형과 11년 터울이었던 그는 고(故) 최 창업 회장이 고령으로 경영에서 물러나자 남화토건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그러다 2022년 최 명예 회장은 경영권을 오롯이 조카이자 형의 아들인 최 대표에게 경영권을 이양했다.

다만 당시에도 남화토건의 지배구조를 두곤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최 대표가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곤 있었지만 최 명예 회장이 최대주주 자리까진 넘겨주진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5월 최 명예 회장이 지분을 가족들에게 증여하면서 최 대표는 자연스럽게 최대주주에 오르며 지배력까지 구축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최 명예 회장의 직계 자녀들은 남화토건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남화토건의 지배구조는 이번 한국C&T의 최 대표 친인척 주식 취득으로 순환출자 형태의 구조를 구축하게 됐다. 최 대표가 최대주주인 남화토건을 시작으로 '남화토건→남화산업→한국C&T→남화토건'으로 지배구조가 이어진다.
여기에 최 대표 자녀가 지배력을 가진 '시유'와 '엔큐산업'이 남화토건 지배력을 보완한다. 아울러 남화토건이 68.57% 지분을 가진 남화개발과 엔큐산업이 남화산업의 지배력을 보완하고 있다. 남화토건과 남화산업은 모두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이다. 남화토건이 건설업을 영위한다면, 남화산업은 골프장 무안컨트리클럽(무안CC)을 운영한다.
1946년 4월 설립된 남화토건은 광주에 본사를 두고 사세를 확장한 중견 건설사다. 주한 미군의 발주 사업들을 중심으로 사세를 키운 남화토건은 창업 회장에 이어 동생인 최 명예 회장으로 이어졌던 우애를 바탕으로 창립 75주년을 훌쩍 넘기며 시공능력평가 순위 186위(2024년도 기준)를 기록했다.
남화토건 관계자는 "최상준 명예 회장이 자녀 등에게 주식을 증여했으나 증여세 문제가 있어 우선 한국C&T가 지분을 일부 사온 것"이라며 "창업 회장의 아들인 최재훈 대표가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C&T가 보유한 남화토건 주식 처분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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