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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대해부]엔씨소프트가 '퍼스트무버' 강조하는 이유④[약점]매출 대부분 내수 의존, 뒤늦은 중국 진출 탓…서구권 공략은 오랜 숙제

황선중 기자공개 2024-09-25 07:38:20

[편집자주]

국내를 대표하는 게임 <리니지>가 출시 26주년을 맞이했다. 1998년 9월 출시 이래 장기 흥행을 이어오고 있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이용자의 경쟁을 부추기는 특유의 게임 구조 탓에 기존 이용자는 피로감을, 신규 이용자는 거부감을 느끼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리니지>가 엔씨소프트 성장을 가로막는다는 주장마저 나온다. 과연 <리니지>는 엔씨소프트의 과거와 현재를 넘어 미래까지 책임질 수 있을까.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3일 0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니지>는 26년째 굳건한 생명력을 자랑한다는 강점도 있지만 매출 대부분을 내수 시장에 의존한다는 약점도 안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엔씨소프트 전체 매출(7667억원)에서 일명 '리니지 시리즈(리니지·리니지2·리니지M·리니지2M·리니지W)'가 차지하는 비중은 71.9%(5520억원)로 집계됐다. 로열티 및 기타 매출을 제외한 순수 게임 매출(6453억원)과 비교하면 85.5%(5520억원) 수준이다.

나아가 엔씨소프트 지역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국내 90.8%(6967억원) △북미 6.7%(514억원) △일본 1.5%(119억원) △대만 0.7%(55억원) △캐나다 0.1%(11억원) 순이었다. 엔씨소프트 매출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리니지 시리즈' 매출이 주로 국내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 진출 통해 '퍼스트무버' 중요성 깨달아

엔씨소프트는 1998년 출시한 <리니지>가 국내에서 성공을 거두자 곧바로 해외 진출을 모색했다. 처음 공략했던 시장은 대만이었다. 2000년 현지 게임사 '감마니아'와 손잡고 '천당'이라는 이름으로 게임을 출시했다. 감마니아가 현지에 <리니지>를 퍼블리싱하며 먼저 매출을 거둔 뒤 게임을 만든 엔씨소프트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구조였다.

대만 진출은 성공적이었다. 2000년 7월 출시 열흘여 만에 동시접속자 1만명을 돌파했다. <리니지>의 뜨거운 인기로 인해 트래픽이 과도하게 증가해 대만 국가 인터넷망이 두 차례 다운됐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 사건은 대만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또한 <리니지>는 대만의 피시방 문화가 자리 잡게 하는 역할도 했다.

대만에서 '리니지'는 '천당'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된다.

2003년에는 중국에도 진출했다. 당시 중국 시장을 지배하던 MMORPG 장르 게임 대다수는 <리니지> 이후 등장한 유사 게임들이었다. 국내와 대만에서는 모두 <리니지> 아성을 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그만큼 원조 <리니지>가 중국에 진출하면 아류작을 평정하고 성공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리니지>는 중국에서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중국 이용자는 예상과 달리 원조의 등장에도 아류작을 좀처럼 떠나지 않았다. 이때 엔씨소프트는 '퍼스트무버(시장을 개척한 선도자)' 중요성을 깨달았다. 아무리 게임이 우수해도 먼저 자리잡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배웠다. 엔씨소프트로서는 뒤늦은 진출로 세계 최대 게임 시장 중 하나를 놓친 셈이었다.

◇서구권 'P2W' 거부감 상당

서구권 시장은 <리니지>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2001년 7월 북미에 진출했지만 이용자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장르적 한계가 지목된다. 서구권 이용자는 아시아권과 달리 <리니지> 같이 여러 이용자와 합심하고 경쟁하는 MMORPG 장르를 비교적 선호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구권 이용자는 다른 이용자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마치 숙제처럼 반복적인 전투를 해야만 하는 MMORPG 장르를 지루하게 여기는 것 같다"면서 "상대적으로 몰입감 있는 줄거리의 콘솔게임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했다. 실제로 <리니지> 외에도 다른 국산 MMORPG 장르 게임 대부분 서구권에서 실패를 맛봤다.

또한 <리니지>가 적용하고 있는 이른바 '페이투윈(P2W·돈을 써야 이기는)' 방식에도 거부감이 크다는 지적이다. P2W는 이용자의 공격적인 과금을 유도하는 만큼 게임사의 빠른 성장을 돕지만 게임성은 해친다는 지적을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서구권을 겨냥하는 게임을 만들 때는 불공정 경쟁을 유발하는 P2W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는 것이 문법처럼 통용되고 있다"라고 했다.

그만큼 엔씨소프트는 서구권 시장의 경우 '비리니지' MMORPG 장르 게임으로 공략하는 모습이다. 2005년작 <길드워>, 2008년작 <아이온> 등이 대표적이다. 내달 1일에는 <쓰론앤리버티>를 북미 시장에 출시하며 서구권 정벌에 나선다. 이 게임은 서구권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P2W 요소를 최소화한 작품이다.

엔씨소프트는 내달 1일 '쓰론앤리버티'로 북미 시장을 공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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