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M&A]조현범 회장의 '10년 기다림'…한국앤컴퍼니 2막 시작지주사 출범 후 첫 대형 M&A 성공사례…미래성장 담보할 다각화 초석
고설봉 기자공개 2024-10-07 08:14:07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2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앤컴퍼니가 10년의 기다림 끝에 ‘2막’을 시작한다. 한온시스템 인수를 통해 타이어사업에 집중된 그룹 포트폴리오를 한층 다각화했다. 타이어와 배터리, 열관리시스템까지 완성차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종합자동차부품사로 거듭났다.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사진)이 뿌린 씻앗이 10년만에 결실을 맺었단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지주회사 출범 이후 신사업 발굴에 나섰던 조 회장은 종합자동차부품사로 도약하기 위해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와 손을 잡고 한온시스템을 인수했다. 이후 10년만에 한온시스템 지분을 크게 늘려 자회사로 편입하게 됐다.
향후 한국앤컴퍼니는 호황기를 맞고 있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를 발판으로 한온시스템 경영 정상화를 빠르게 진행할 계획이다. 또 타이어와 배터리, 열관리시스템 등 사업부문간 유기적 협업과 기술력, 공급망, 인적자원 협력체계를 구축해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10년만에 사업 다각화 결실
한국앤컴퍼니는 한온시스템 잔여 지분 인수를 확정했다. 한앤코로부터 구주를 일부 매입하고 한온시스템의 유상증자에 단독 참여해 신주를 배정받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번 딜이 종료되면 한국앤컴퍼니는 한온시스템 지분 54.77%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극한다. 기존 보유 지분 19.49%를 합한 수치다.
이번 딜은 지주사 설립 이후 거둔 첫 대형 인수합병(M&A) 성공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2012년 지주회사 체제를 출범한 한국앤컴퍼니는 종합자동차부품사로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 다각화 시도를 펼쳤다. 2014년 한앤코와 협력해 한온시스템 지분을 인수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다만 사업 다각화 성과는 좀처럼 내지 못했다. 글로벌 경기 변동과 완성차 시장 침체 등 여파로 핵심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의 경영성과가 부진했던 데다 한온시스템도 성장통을 겪었다. 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던 배터리사업부문(옛 아트라스BX)도 부실에 빠지면서 2021년 4월 지주회사로 흡수합병하는 등 안팎으로 부진이 길었다.
그러나 조 회장은 끝까지 한온시스템 인수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 사이 한국앤컴퍼니는 주력인 타이어사업에서 호황기를 구가하며 탄탄한 펀더멘털을 구축했다. 또 배터리부문도 부진에서 벗어나 외형을 키우며 글로벌 무대로 뻗어나가고 있다.
이번 딜이 최종 완료되면 한국앤컴퍼니는 타이어와 배터리에 이어 열관리시스템까지 사업 영역을 크게 넓히게된다. 한국타이어는 세계 6위 타이어 기업으로 도약했다. 한온시스템은 세계 2위 자동차 열관리시스템(공조) 기업이다.
한국앤컴퍼니는 자회사인 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간 기술력, 공급망, 인적자원 등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또 신차용 부품(OE) 사업의 완성차 브랜드 파트너십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선도하는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재계 26위 도약…글로벌 확장 한층 힘 받는다
한온시스템 인수를 계기로 한국앤컴퍼니 위상은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2023년 말 기준 한국앤컴퍼니는 재계 서열 49위다. 이번 한온시스템 인수로 재계 서열은 26위로 상승할 전망이다.
공정위는 자산총액을 기준으로 재계 서열을 매긴다. 한온시스템 자산총액이 한국앤컴퍼니에 연결돼 단숨에 자산총액 26조원 가량으로 증대되는 만큼 재계 순위가 20위 이상 뛰어오르는 것이다.
올해 말 연결 자산총액 기준 2025년 재계 순위가 매겨지면 한국앤컴퍼니는 부영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 금호아시아나그룹, 하림그룹, SM그룹 등이 한국앤컴퍼니 바로 아래 위치할 전망이다.
한국앤컴퍼니 모태는 1941년 브리지스톤 주도로 설립된 조선다이야공업이다. 1945년 8월 15일 광복 뒤 귀속재산으로 귀속됐다. 1955년 강경옥 의원이 인수해 한국다이야로 사명을 변경했다. 1967년 효성그룹이 인수해 한국타이어로 변경했다.
1982년 조양래 명예회장이 경영권을 확보해 효성그룹에서 독립했다. 이후 한국타이어는 빠르게 기술력을 쌓고 사세를 확장했다. 적극적인 글로벌시장 공략을 통해 2000년대 초반 한국시장 1위였던 금호타이어를 넘어서며 국내 타이어산업 맹주로 거듭났다. 이에 한국앤컴퍼니 내부에선 조 명예회장을 사실상 창업주로 인식하고 있다.
현재 한국앤컴퍼니는 한국타이어를 중심으로 전세계 24개국에 걸쳐 다양한 형태의 법인을 구축해 영업활동을 펼친다. 산하에 종속기업과 관계회사 등 11개를 두고 있다. 또 한국타이어 산하 종속기업 57개와 관계기업 9개 등 66개의 손자회사를 운영 중이다.
2022년 정기 인사에서 조 명예회장에 이어 2대 총수에 오른 조현범 회장이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조 회장이 사장으로 경영보폭을 확대하던 2014년 뿌린 씨앗이 10년이 지난 올해 결실을 맺었다. 이를 계기로 한국앤컴퍼니 2막이 본격 시작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조현범 회장 주도로 한온시스템의 가능성을 10년간 철저하게 검증했고 이번 실사 과정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며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성장 DNA를 한온시스템에 빠르게 이식해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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