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출자사업 엿보기]DL이앤씨, 미래 먹거리 '카본코·디벨로퍼' 추가 베팅친환경 CCUS 자회사 150억대 증자 참여, 울산·의정부 '홈플러스' 개발 차입 상환 지원
신상윤 기자공개 2024-10-07 07:35:08
[편집자주]
건설사들의 사업 전략이 다변화되고 있다. 단순 시공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나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등 새로운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 투자를 실시하고 있다. 공사 수익과 더불어 개발 이익도 향유한다는 전략이다. 더벨은 건설사들의 출자사업을 통해 성장 전략과 방향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4일 14: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L그룹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주력 계열사인 DL이앤씨 사업구조를 기존 EPC 중심에서 개발(Develope)로 확장했다. 설계와 조달, 시공 중심의 건설사를 넘어 프로젝트 개발 단계부터 참여하는 디벨로퍼로 도약하는 것이 골자다. 높은 수익성을 부각하는 방향으로 경영전략을 일부 수정했다.이는 고수익 포트폴리오 확대와 신사업 영역을 선점하겠다는 전략과는 궤를 같이하지만 단기 성과 도출이 쉽지 않은 사업구조를 보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DL이앤씨는 올해 상반기 도시 및 부동산 디벨로퍼 역할과 친환경 먹거리 탄소포집 및 활용(CCUS) 기술 강화 등에 수백억원을 출자해 미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기반을 닦고 있다.
◇친환경 먹거리 첨병 '카본코', 151억 추가 지원
DL이앤씨가 설립한 CCUS 전문기업 '카본코(CARBONCO)'는 설립 3년 차를 맞았다. 2022년 8월 설립된 카본코는 DL이앤씨가 사내에서 육성한 CCUS 사업 및 탄소중립 기술의 경험을 발전시키기 위해 독립시킨 법인이다. 친환경 탈탄소 사업과 더불어 수소 및 암모니아 사업 등 친환경 디벨로퍼로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점을 둔 카본코는 DL이앤씨가 200억원을 출자해 설립했다. CCUS 기술의 모듈화 및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는 카본코는 인도네시아와 호주 등 글로벌 탄소중립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아직 온전한 상업화에 이른 단계는 아니지만 앞으로 수요가 높아질 CCUS 시장 선점을 위한 입지를 다지는 단계다.
이는 자본력을 갖춘 DL이앤씨 같은 모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DL이앤씨는 올해 상반기 카본코 설립 후 처음으로 151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카본코가 참여하는 프로젝트 추진 및 기술력 강화 등을 위해선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카본코의 성장은 DL이앤씨 미래 기업가치 제고와도 연결된다. DL이앤씨는 탄소포집과 수소에너지 등 친환경 부문에서 먹거리를 찾는 중이다. 이는 부동산 경기 등에 연동돼 변동성이 큰 주택 사업과 달리 시장 개척과 함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DL이앤씨는 카본코의 기술 투자 계획과 재원 마련 방안 등을 놓고도 협업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옅어진 디벨로퍼 사업, '백현마이스' 효자될까
친환경 시장 공략과 더불어 기존 건설사업엔 디벨로퍼 색깔을 더하고 있다. 다만 올해 들어 DL그룹 지주사 전환 당시 전면에 걸었던 DL이앤씨의 디벨로퍼 전환과는 다소 결이 달라졌다. 연초 조직개편을 통해 디벨로퍼실을 수주관리실로 전환한 점 등이 대표적이다.
불확실성이 높고 단기간에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디벨로퍼 사업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순 도급 사업보단 수익성이 높지만 최근 금리 인상 등으로 원가 상승분을 상쇄할 정도의 건설 및 부동산 개발 사업 계획이 수립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를 엿볼 수 있는 사업이 울산과 의정부 등에서 진행하는 홈플러스 개발이다. DL이앤씨는 그룹사 대림과 함께 설립한 '울산의정부프로젝트PFV'를 통해 울산과 의정부에서 각각 홈플러스 부지를 취득했다. 해당 부지를 개발하기 위한 목적이었으나 금융시장 변화 등으로 취득하는 과정에 빌린 차입금 상환 여력이 녹록지 않았다.
이에 DL이앤씨와 대림은 올해 1월 총 790억원을 추가 출자해 울산의정부프로젝트PFV의 차입금 상환을 지원했다. DL이앤씨는 423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책임졌다. 이후 울산의정부프로젝트PFV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일으켜 자금을 조달했지만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으로 개발 사업도 진척이 더딘 상황이다.
기대를 모으는 사업이 없진 않다. DL이앤씨가 지난해 9월 수주를 따 낸 '백현마이스(MICE)' 개발 사업이다. 수주 금액만 2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 DL이앤씨는 백현마이스 개발 사업을 위해 설립된 '성남마이스PFV'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1월에는 자산을 관리할 '성남마이스AMC'에 출자해 지분율 19.9%를 확보했다.
백현마이스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번지 일원을 전시, 회의, 관광 등 마이스 산업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가 6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DL이앤씨는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카본코는 아직 매출이 본격적으로 일어난 상황은 아니지만 사업 개발을 지속하는 단계로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출자한 것"이라며 "울산과 의정부 등 홈플러스 개발 사업은 아직 임차 기간이 남은 데다 백현마이스도 인허가 이슈가 있어 개발 상황은 조금 더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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