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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대한항공, 성실하고 독립적인 이사회…평가체계 '아쉬움'[총평]대표이사·이사회 의장직 분리…과반수 사외이사, 지원조직 체계성 눈길

이영아 기자공개 2024-10-14 08:15:53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0일 08:3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업계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기업이다. 게다가 세계 각국의 모든 경쟁당국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을 획득한다면 자산총액이 50조원을 넘기며 대기업집단 순위가 상승할 뿐 아니라 글로벌 '톱10' 항공사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은 글로벌 항공 기업 위상에 걸맞은 이사회 구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사회 정보접근성, 참여도, 구성 항목에서 5점 만점에 4점 이상 평점을 기록하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평가개선 프로세스' 등 향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여전히 존재한다. '경영성과' 또한 5점 만점에 2점대를 기록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이사회 출석률 100% 육박…5개 소위원회 구성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대한항공은 255점 만점에 163점을 받았다.

먼저 대한항공 이사회는 '구성' 항목에서 45점 만점에 37점을 받았다. 평점은 5점 만점에 4.1점이다.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6명으로 구성돼있다. 사외이사(정갑영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회장)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하고,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사외이사로 이사회 과반수를 구성함으로써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을 강화했다.

이사회 산하에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 ESG위원회, 안전위원회를 두고 있다. 5개 소위원회 중 안전위원회를 제외한 4개 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돼있다. 안전위원회의 경우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항공안전 분야에 풍부한 경험이 있는 사내이사(유종석 대한항공 최고안전책임자·CSO)를 포함시켰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참여도' 항목은 40점 만점에 33점, 평점은 5점 만점에 4.1점이다. 지난해 7회 정기 이사회, 1회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47건 안건을 상정 및 처리했다. 이사들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안건에 대해 숙지할 수 있도록 매 개최일 약 일주일 전에 이사회 구성원에게 안건을 통지하고 있다. 이에 따른 출석률은 높은 편이다. 정기 이사회 평균 출석률은 96.4%, 임시 이사회 평균 출석률은 100%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사외이사의 직무수행을 지원하기 위해 전담 지원 조직인 이사회 사무국을 설치 및 운영하고 있다. 이사회 사무국은 총 11명으로 구성돼있다. 경영관리, 인사, 감사, 재무 부서가 이사회 및 이사회내위원회의 운영과 사외이사 업무 수행을 지원한다.

업무수행에 필요한 교육 또한 충실하게 실시하는 편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항공산업이라는 특수성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노선 실적, 시장 특성 등을 각 사업본부장들이 직접 이사에게 브리핑 및 교육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주요 사업장 견학을 포함한 경영 현황 전반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다. 필요한 경우 해외 현지 사업장을 방문해 사업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평가 프로세스 부재…미진한 경영성과 아쉬움

'견제기능' 항목은 45점 만점에 27점, 평점은 5점 만점에 3점이다. 대한항공은 계열기업 등과의 내부거래, 경영진 또는 지배주주 등과의 자기거래가 있을 경우 이사회 내 ESG위원회에 미리 밝히고 승인을 받야아한다. ESG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돼있다.

다만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정책은 마련되지 않았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승계정책 운영주체, 후보군 선정기준과 절차, 후보자 관리 및 교육, 후보자 리스트 갱신 및 관리주기 등 구체적인 사항이 문서화된 정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 다만, 항공운송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정교한 평가절차와 육성전략에 따라 최고경영자 후보자를 발굴하고 보직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보접근성' 항목은 35점 만점에 27점, 평점은 5점 만점에 4.5점이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 및 홈페이지에 게시해 접근성을 높였다. 지난해 공정공시를 통하여 향후 3개년 중장기 배당정책을 발표해 주주환원정책을 투명히 밝혔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은 35점 만점에 21점, 평점은 5점 만점에 2.1점이다. 이사회 활동 평가 체계가 부재한 것이 낮은 점수에 영향을 미쳤다. 대한항공은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는 시행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 평가가 재선임에 반영되지 않는다.

개별 사외이사 활동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 평가를 실시하고 있지 않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사외이사의 이사회 및 소속위원회 출석률과 활동내역, 선임배경 등을 정기보고서에 공시해 적극적인 직무수행을 유도하고 있다.

다만 외부 거버넌스 기관으로부터 받은 평가가 부족한 점수를 만회했다.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 질문 중 5점을 획득했다. 대한항공은 한국ESG기준원(KCGS)가 발표한 상장기업ESG 평가 등급에서도 최근 4년간 연속으로 종합 A등급을 받았다. 이사회 중심 ESG경영체제, 중장기 배당정책, 준법경영 강화, 지역사회 상생 도모, 소비자 권익 및 정보보호, 다양성을 고려한 채용과 기업문화 정립 등 지표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결과이다.

'경영성과' 항목도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았다. 평점 5점 만점에 2.2점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영업이익성장률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영향이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PBR은 0.93배 수준으로 KRX300 구성 기업 평균치(2.38배)보다 크게 미달했다. 영업이익성장률 또한 마찬가지다. 지난해 대한항공 영업이익은 1조7901억원으로 전년대비 36.76% 감소했다.

다만 배당수익률, 매출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항목에서 5점 만점을 받으며 부진한 지표를 만회했다. 대한항공의 배당수익률은 3.14%로 KRX300 평균 배당수익률(1.42%)을 크게 웃돈다. 매출 성장률 또한 14.3%를 기록하며 KRX300 평균 매출 성장률(4.70%)대비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11.82% 수준으로 KRX 300 평균치(6.82%)를 크게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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