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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약품 3세 한상철, 체질개선·대외행보…힘받는 '승계' 장수 전문경영인 성석제 대표 잇는 활동 확대, 온코닉테라퓨틱으로 성과 입증

김성아 기자공개 2024-10-14 08:46:54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1일 08: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78세의 최대주주 아버지, 제약업계 최장수 전문경영인(CEO). 그간 제일약품 3세 한상철 사장의 승계 속도를 늦춘 큰 산이다.

하지만 이제 판도가 바뀌었다. 한 사장이 주도한 체질개선이 빛을 발하면서다. 그는 제일약품 최초 신약을 개발한 온코닉테라퓨틱스 설립을 주도한 인물이다.

첫 기술수출이 이뤄진 지난해 제일약품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대외 활동도 늘었다. 하나 둘 이전세대의 자리를 이어받은 한 대표는 그룹 경영 최전선에 나설 준비를 마친 모양새다. 온코닉테라퓨틱이 상장 문턱을 넘어서면서 그의 영향력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그룹 내 3사 사장 이름 올린 한상철, 제약협 이사회 입성

제일약품 고(故) 한원석 창업주의 손자이자 한승수 제일파마홀딩스 회장의 장남인 한 사장은 2006년 항암사업부장 입사 후 마케팅 전무, 경영기획실 전무를 거쳤다.

2016년 일반의약품(OTC) 전문 회사로 분사한 제일헬스사이언스 대표로 이름을 올린 한 사장은 이듬해 지주사 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으로도 선임됐다. 핵심 회사인 제일약품에서는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5년 부사장에 오른 지 약 8년만의 승진이다.

2024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회 부이사장단

대외활동 변화도 감지된다. 지난 20년간 제일약품의 대외활동은 성석제 대표가 도맡았다. 국내 제약업계를 대변하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활동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올해 초 한 사장이 성 대표 대신 협회 부이사장단에 이름을 올렸다. 임기는 2년이다. 7연임에 성공한 성 대표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업계는 지난해 한 사장의 승진과 협회 이사회 입성이 본격 3세 승계를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보고있다.

◇체질개선 중심 ‘온코닉테라퓨틱스’ 승계 발판 기대

이유 없는 승계는 내부는 물론 주주, 업계의 눈충을 받기 마련이다. 바람직한 승계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자격 증명이 필수다. 한 사장의 자격은 온코닉테라퓨틱스 성과로 판가름 났다.

신약 연구개발(R&D) 전문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상품매출 중심이던 제일약품그룹의 체질개선을 위한 한 사장의 묘수다. 온코닉테라퓨틱스를 설립한 2020년 제일약품의 상품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77.67%다.

높은 상품매출 비중은 매출원가율의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영업이익률을 떨어뜨린다. 반면 자체 개발 제품 비중을 늘리는 것은 그만큼의 R&D 비용이 투입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성 제고를 야기한다.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치료 신약 ‘자큐보정(성분명 자스타프라잔)’은 허가 전부터 기술이전 성과를 올리며 제일약품의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제일약품은 이달 1일 출시한 자큐보의 2027년 목표 누적 매출액을 1897억원으로 설정했다. 추가 기술이전 매출 역시 기대되는 상황이다.

자큐보정과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성장에 따라 한 사장의 승계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더욱이 온코닉테라퓨틱이 상장 문턱도 넘어섰다. 10일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상장 위한 예비심사를 최종 승인했다.

한 사장은 펀드를 통해 온코닉테라퓨틱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한 사장 개인으로나 제일약품 전체적으로나 온코닉테라퓨틱의 상장 그리고 신약 허가는 상당한 호재인 셈이다.

그가 성과를 인정받아 제일약품 대표 자리를 이어받는다면 사실상 경영권 승계는 마무리된다. 관건은 시점이다. 성 대표의 이번 임기 종료는 2026년 3월이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자큐보정은 출시 전부터 시장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며 “의료진과 환자들의 니즈를 충족하는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빠른 시간 내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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