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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4]'맏형' KDB유럽, '신디케이트론'으로 새 성장동력 확보①신디케이트론 성공적 주선…최근 3년 순이익 성장세 지속

부다페스트(형가리)=조은아 기자공개 2024-10-17 12:34:11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5일 14: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 유럽법인(KDB유럽)은 2002년 12월 산업은행이 옛 헝가리 대우은행 지분 100%를 인수하여 출범했다. 옛 대우은행 시절까지 포함하면 역사가 무려 30년 이상으로 깊다. 역사뿐만 아니라 규모 역시 유럽에 진출한 국내 은행의 해외법인 중 독보적이다.

최근 10년 사이 실적 부침이 컸지만 현재는 정상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2021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매년 순이익 규모를 늘리는 중이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신디케이트론 주선 경쟁력이다. 이미 성공적인 트랙레코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올해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지만 금융 주선 경쟁력을 바탕으로 새 성장동력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굵직굵직한 신디케이트론 성공적 주선

KDB유럽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중심가에 위치해 있다. 한국계 기업 및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대출, 보증, 외국환 등 기업금융 전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조직은 행장 이하 5개 그룹(Business, Finance&Settlement, Treasury&Operation, Planning&Risk Management, IT)으로 구성돼 있다.

본국 파견직원 8명과 현지직원 143명을 더해 모두 151명이 근무 중이다. 영국을 포함해 유럽에 진출한 한국 금융회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각 그룹마다 파견직원 1~2명이 배치돼 그룹을 이끈다. 가장 규모가 큰 그룹은 비즈니스 그룹으로 모두 35명으로 구성됐다.

규모만 큰 게 아니다. 역사와 함께 상징적 의미 역시 남다르다. 헝가리는 과거 대우그룹이 동유럽 진출의 시발점으로 삼았던 곳이다. 헝가리 대우은행이 영업을 처음 개시한 건 1990년 7월이다. 한국 금융회사 가운데 최초로 해외에서 현지 기업 및 현지인을 대상으로 기업금융 업무를 시작했다.

2002년 산업은행이 인수한 뒤 한동안 KDB헝가리라는 이름을 사용했으나 헝가리를 중심으로 유럽 거점을 확보한다는 방침 아래 영업기반을 넓히면서 KDB유럽으로 이름을 바꿨다.

유럽에 진출한 다른 은행들은 한국계 기업에 대한 직접대출이나 유럽의 주요은행들이 주선하는 신디케이트론(Syndicated Loan)에 단순 참여하는 영업이 중심인 반면 KDB유럽은 한국계는 물론 비한국계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직접대출은 물론 신디케이트론을 성공적으로 주선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만 △SK온 2억2200만 달러 △셀트리온헬스케어 1억100만 유로 △헝가리수출입은행 1억2000만 유로 △인지컨트롤스 3500만 유로의 금융 주선 경험이 있다. 각각 5개 안팎의 국내외 은행이 참여했다.

KDB유럽 관계자는 "무엇보다 직접 고객과 접촉할 수 있는 고객 네트워크을 구축한 덕분"이라며 "이러한 일을 수행하는 전문인력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딜 오리지네이션(Deal Origination)→신디케이션(Syndication)→다큐멘테이션(Documentation)→에이전트(Agent)로 이어지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과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치로 보는 성장세 역시 눈에 띈다. KDB유럽으로 출범한 뒤 20여년 동안 총자산을 291%나 늘렸다. 2003년 총자산 규모는 2억7300만 달러, 수익은 500만 달러였는데 2023년 총자산은 10억6700만 달러, 수익은 2100만 달러로 확대됐다.

KDB유럽 전경

◇중동부 유럽 담당…최근 3년 실적 성장세

산업은행의 글로벌 전략은 크게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있다. 우선 한국계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역할이다. 동시에 이를 통해 거둔 이익으로 산업은행이 정책금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역할 역시 해야한다.

산업은행은 해외법인으로 KDB홍콩·KDB아일랜드·KDB유럽·KDB브라질·KDB우즈베키스탄·KDB인도네시아·KDB실리콘밸리 등을 두고 있다. KDB유럽은 지난해 기준 자산 규모로는 KDB홍콩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산업은행 내부에서도 유럽 시장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산업은행은 유럽에만 법인과 지점을 여럿 두고 있다. 영국 런던에 런던지점을 두고 있으며 아일랜드에도 해외법인이 있다. 독일 프랑크푸트르에서도 지점 설립을 준비 중이다.

각각의 역할을 살펴보면 런던지점은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기업금융을 총괄하며 유럽 지역의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아일랜드법인은 항공기금융에 특화돼 있다. 프랑크푸르트지점은 서유럽에 있는 한국계 및 비한국계 기업의 기업금융을 담당할 예정이다. KDB유럽은 중동부 유럽에 위치한 한국계 및 비한국계 기업에 대한 기업금융 업무를 맡고 있다.

KDB유럽은 최근 10년 사이 실적 부침이 컸다. 2014~2015년 2년 연속 순손실을 낸 뒤 2016년 흑자로 전환했고 4년 만인 2020년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2021년부터는 실적이 회복되며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동안 순이익이 꾸준히 증가해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헝가리 시장 금리가 많이 상승했고 이에 따라 보유 자산의 수익성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기업금융 주선과 외환거래 활성화 등으로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어난 점도 한몫했다.

올해부터 이같은 증가세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KDB유럽 관계자는 "지속적인 신규 거래처 발굴과 금융 주선 확대, 자산 확충을 통해 이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금융 주선 확대를 통한 주선 수수료 확대와 기업고객 외환거래 수수료 등 수수료 확대에도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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